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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형 매체와 사회성 고립, 약해지는 중재능력

맞춤형 매체가 증가함에 따라 사람들은 사회성을 잃어 버리고 있는 것 같다. 인터넷에선 내 입맛에 맞춰 세상이 변하니까.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으니까.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더 이상 지지고 볶는걸 좋아하지 않는다. 조율하는 과정을 즐거워하지 않는다. 하긴, 지지고 볶는 - 조율하는 과정이 즐거울 이유가 있을까. 싸우고 화내고 부딪치고 양보하고 포기하는 과정들이 반복되는데. 그래도 억지로라도 맞춰갈 수 밖에 없었다. 사회 활동이든 결혼이든 삶을 유지하려면 집단 생활이 필요했으니까. 허나, 이젠 필요없다. 음식은 배달하면 그만이다. 쇼핑은 택배로 주문하면 된다. 여가 생활? 온갖 즐거운 매체가 매일매일 쏟아진다. 업무에 필요한 협업은 최소한, 필요한만큼만 한다. 맞춤형 컨텐츠, 맞춤형 쇼핑, 맞춤형 매체. 나만..

단순하게

A를 말하면 A로 받아들이고 B를 말하면 B로 받아들이는, 있는 그대로 단순하게 살고 싶었다. 그러나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대화의 의중을 파악하고 목적을 살피게 된다. 흔히 말하는 빌드업 이라는 걸 생각해 회피하기 바쁘다. 세상 사람들이 그러하니 나 역시 그리해야 한다. 아니, 내가 그렇게 돼서 그렇게 지례짐작하는 것인가 싶기도 하다. 단순하게 보고자 하면 단순하게 볼 수 있으나, 대체적으로 그 빌드업이라는 것들이 결코 나에겐 좋은 의도를 지닌 것이 아니기에. 물론 너도 좋고 나도 좋으면 완벽하다. 그러나 대부분은 이득보는 자와 손해보는 자로 나뉘게 되고 거기서 대화가 오간다. 슬쩍 던져보고 슬며시 반응을 살핀다. 우습다. 대화가 아니라 연극을 하는 꼴이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왜 사람이 정치적이 되는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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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따끔 옛 사랑 이야기를 꺼내곤 해요. 마치 주머니에서 동전을 꺼내듯이. 요즘엔 동전을 잘 가지고 다니지 않아요. 카드가 그 자리를 대체했으니까요. 그러니 내 사랑 이야기도 설 자리가 없어지고 있지요. 마치 철 지나버린 동전처럼. 추억이란 그런 거에요. 분명히 내 주머니에 있는 것인데, 돌아서면 어디론가 가 버리고 없죠. 요즘엔 주머니에 무언갈 넣어 다니는 걸 싫어해요. 다들 휴대폰과 카드 한 장 뿐이죠. 혹은 그 카드마저도 휴대폰에 넣어 다녀요. 이젠 사람들의 최애의 친구는 휴대폰이 되어 버렸어요. 여튼 전 이따끔씩 옛 사랑을 주머니에서 꺼내곤 해요. 블로그를 통해 그 추억들이 묻어나는 글들이 보여서요. 하지만 할 말이 없어요. 그건 술 취한 아저씨가 한 말을 또 하고, 또 하고, 또 하는 것과 같으니..

일상 2023.10.30

권력의 착각

어느 자리에 오르게 되면 착각하게 된다. 본인이 말하면 알아서 딱딱 처리되기에. 직접 하지 않기에 현장 감각을 잊게 되고 어려움이나 힘든 걸 경험하지 않기에 이해하지 못하게 되고 말만으로 처리하는 것을 자연스레 받아들이게 된다.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느낌을 받는다. 내 말 한마디면 자연스레 이루어지니까. 그러나 그 자리에서 내려오게 된 순간, 그것이 권력이었음을, 그토록 편안한(달콤했던) 것을 알게 된다. 오르되, 잊지 말아야 한다. 직접 해본다는 그 감각과 경험을 각인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좁아진 시야로 권력만 탐하는 망령이 되어 떠돌게 될 것이다.

부정적 감정들

부정적인 감정들을 품는 건 독을 품는 것이다. 그것들은 스스로 정신을 갉아먹으며 피곤하게 만든다. 그것들은 분노와 고통을 수반한다. 세상에도. 스스로에게도. 그 독이 살아가는 원동력이 된다면 그것도 괜찮다. 그러나 그것이 자신의 정신을 괴롭게 한다면 내려놓자. ....... 시간이 갈수록 분노는 사그라들고 고통만이 남는다. 내려놓자는 말은, 진정한 복수는 용서라는 뻔한 개소리가 아닌 나 자신을 위한 말이다.

수동적

문득, 아침마다 익숙해져 간다는 느낌을 받곤 한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삶에 익숙해지고 새로운 것을 하지 않게 된다. 그저 스케줄대로, 수동적으로 살아갈뿐. 무언가에 대한 흥미가 사라지고 그저 그러려니 하는 마음으로. 익숙한대로 시간을 지낼 뿐이다. 나이 든 이들이 옛 노래만 듣거나 봤던 드라마만 보는 것도. 혹여 일에만 매달리는 것도, 어쩌면. 그렇기에 좀 더 긍정적으로 새로운 경험과 새로운 자극을 찾아 다녀야 한다. 그것이 삶을 피곤하게 만들지라도.

밤편지

이 밤, 그날의 반딧불을 당신의 창 가까이 보낼게요. 음 사랑한다는 말이에요. - 아이유(IU), 밤편지 정말 오랜만이에요. 연휴는 잘 보내고 계신가요? 연휴도 벌써 절반이 지나가고 있네요. 원래는 연휴 기간이라 제목을 연휴 편지라고 쓸까 했는데. 저녁에 일 마치고 나니 반딧불이 보이더라구요. 보름달도 크게 보이고. 그래서 문득 밤편지라는 단어가 생각나서 제목을 바꿔 봤어요. 이번 연휴기간이 많이 길어요. 이번에 여행이라도 다녀오셨나요? 아니면 오랜만에 일가 친척끼리 모여서 추석다운 명절을 보내셨나요? 저는 이런 기회는 흔치 않아서 오랜만에 해외여행이라도 가볼까 했는데, 앞서 말한 것처럼 또 일을 하고 있네요. 회사일은 쉬지만, 집안일은 도와야 하니까. 생각보다 연휴기간에도 쉬지 않고 일 하는 사람들이 ..

일상 2023.10.01

공동체 해체와 도덕심 몰락

공동체가 해체 되면서 도덕심은 몰락하고 있다. 공동체 중심 사회에선 개인의 삶보다 공동체 유지를 더 중요시한다. 그렇기에 개인의 희생을 당연시 여기고, 공동체를 위한 희생은 숭고한 것으로 포장된다. 그렇기에 공동체를 중시하는 사회에선 자연스레 서로를 감시하는 구조가 이루어진다. 모난 돌이 정맞게 된다. 사회 구성원들은 자발적으로 사회적 눈치를 보게 된다. 사회적 지탄이 두려우니까. 공동체 사회에서 공동체로부터 배척 당할까봐. 그러나 공동체가 해체되고 상호간의 연결고리가 느슨해지면서 사회적 지탄은 개인적 지탄으로 바뀌게 된다. 사회적 지탄에서 사회적은 희석되고 개인 대 개인의 지탄만 남는다. 사회적으로 부도덕하면 어떤가. 솔직히 나에게 부도덕하지만 않으면 되지 않는가. 그래서 수많은 연예인들이, 유튜버들이..

군계일학

군계일학. 닭의 무리 중에 한 마리 학 이라는 뜻으로 무리 속에서 뛰어난 재능을 지닌 이를 지창할 때 쓰는 말이다. 낭중지추와 비슷한 뜻이기도 하다. 헌데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그렇기에 인간은 무리를 지으며, 유유상종이라는 말처럼 비슷비슷한 이들끼리 뭉쳐있는 것이 습성이다. 군계일학이라는 단어는 그 자체를 두고 보면 빼어난 어떤 이를 지칭하는 말이나 무리를 염두해두고 보면 의미가 다르게 해석될 수도 있다. 닭은 닭끼리 있을 때 어울리는 법이며, 학은 학끼리 있을 때 어울리는 법이다. 학이 닭 무리 속에 있다는 것은 그 학이 무리에 어울리지 못하는 이질적인 존재라는 걸 의미한다. 그 학은 어째서 그들의 무리에 어울리지 못하고 닭의 무리에 있게 됐을까. 한 마리의 학이 닭의 무리에 있어서 뛰어난 재능을 ..

돈과 관련된 2가지 재미

무릇 돈과 관련된 재미는 2가지가 있다. 하나는 돈 쓰는 재미고 하나는 돈 모으는 재미다. 돈을 쓰는 것은 돈으로 경험이나 편리함, 시간, 재화, 서비스 등을 제공받는 것으로써 돈이 수단으로 존재한다. 허나 돈 버는 재미는 돈을 모으는 것 그 자체로 미래에 대한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거나, 노동에 따른 보상을 받는 개념으로 퀘스트나 목표를 달성하는 쾌감을 느끼는 것으로써 돈이 목적으로 존재한다. 어느 쪽을 더 선호하는지는 사람마다 다르다. 현재를 중시하는 이는 돈을 써서 당장의 편익(쾌감)을 얻는 걸 선호할 것이고, 미래에 대한 가능성(혹은 희망)이나 심리적 안정감과 같은 심리적 요인을 선호하는 이는 돈을 모으는 것을 선호할 것이다. 이는 단순한 취향일 뿐, 딱히 비교우위가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가능성..

처서의 편지

어떤 말로 편지를 시작해야 할 지 모르겠어요. 처서의 기간? 슈퍼 블루문? 일단, 오래만이에요. 조만간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조금 바쁘기도 했고, 피곤하기도 했고. 그러다보니 저녁에 글을 미처 쓰지 못하고 오늘 오전에서야 잠깐 글을 쓰기 시작하네요. 미루고 미루다 글을 쓰게 된 이 날이 공교롭게도 슈퍼 블루문이 뜨는 날이었네요. 어쩐지 보름달이 유난히도 크게 보이더라니. 편지를 쓰며 보름달을 꼭 한 번 보라고 말해드리고 싶었는데 지나버렸어요. 이래서 다 때가 있는건데. 얼마전엔 처서였어요. 저도 절기를 보는 편이 아닌데, 달력을 보다보니 밑에 쓰여진 절기를 보게 되더라구요. 입추는 가을의 시작을, 처서는 더위가 물러남을 의미하지요. 근래에 날씨가 많이 더워진 탓에 입추가 와도 그다지 가을이 온 느..

일상 2023.09.01

가을 편지

늦은 밤, 늦은 새벽. 오랜만에 편지를 씁니다. 몇몇 쓰려고 했던 글이 있었던 것 같은데. 게으름 때문에 미루고 미루다 일주일이 지나버렸네요. 영화 리뷰까지 생각하면 2주인가. 그마저도 주말에 쓰지 않고 월요일 꼭두새벽부터 글을 쓰고 있으니 말이지요. 출근은 잘 할 수 있을런지 모르겠네요. 요즘은 밤을 새면 다음날 확실히 지장있던데. 뭐, 자업자득이니 이겨내야죠. 요즘 이런저런 사건으로 대한민국이 많이 시끄럽네요. 어떻게보면 개인의 문제인데, 그 개인의 문제를 들여다보면 구조적, 사회적 문제가 들어있으니 문제가 되는 거겠지요. 진작부터 논의되었어야 할 문제에요. 단지 값 싼 인력으로 떼우며 버텼을 뿐이지. '너 아니어도 일할 사람은 많아.' 라는 말에 꾹꾹 참으며 살아온 사람들이 참 많지요. 이젠 그렇지..

일상 2023.08.21

밀수

밀수 감독: 류승완 장르 : 범죄, 코미디(?) 개봉일 : 2023.07.16 오랜만에 영화를 보았다. 서울에 올라갔을 때 보았으니 2주가 더 지나서야 리뷰를 쓰는 셈이다. 요즘 영화쪽에 관심이 없어서일까. 무엇이 개봉하는지, 요즘 영화관이 어떤지 전혀 몰랐다. 아무 생각없이 봐서 재밌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어쩌다 보니 지인 부부와 함께 보게 되었는데, 왠지 심야 데이트를 하는 커플 사이에 꼽사리 낀 것 같아서 기분이 묘했다. 그분들이 영화 보러 가자고 제안을 했지만서도. 아무 생각없이 봐서 일까. 그냥 막연하게 '좀 재미는 있네'라는 느낌만 들었는데, 다른 리뷰 댓글을 보고 나니 눈에 띄는게 있긴 하다. 일단 영화가 70년대 한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고, 그에 맞춰 복장이나 음악, 소품 등을 신경써..

취미/영화 2023.08.21

고백

웹툰에서 달달한 고백씬을 보며 문득 오래전에 했던 첫 고백이 떠올랐다. 처음 동아리 방에서 본 후, 선후배로 지내며 썸인지도 모를 썸을 탄 지 1년하고도 6개월쯤 더 지났을 무렵, 나는 그녀에게 고백을 했었다. 언제부턴가 자연스레 내 옥탑방에 들어오더니, 내 삶에도 자연스레 녹아들어 오더라. 우린 서로 많은 걸 하진 않았지만, 같은 공간에 자주 존재했었다. 물론 그 공간은 주로 내 옥탑방이었지만. 데이트인 줄도 몰랐던 겨울 심야 영화관이라든가, 노래나 게임을 같이 했던 멀티룸, 첫 dvd방까지도. 모두 미숙하기만 했던 나를 이끌어준 것이 바로 그녀였다. 하지만 여전히 모르겠다. 지난 날들이 그녀 나름대로 내게 어필하던 썸이었는지, 아니면 단순히 자유롭게 놀고 싶을 때 곁에 있던 나를 끼워 넣은건지. 어쩌..

입추, 말복의 편지

어제 말복이여서 그런가. 날씨가 많이 선선해졌네요. 피부로 느껴질만큼. 새벽에도 무척 더웠던 것이 거짓말처럼 사라졌어요. 낮은 여전히 덥지만요. 새벽의선선함. 귓가에 들리는 귀뚜라미 소리. 서서히 떠오는 새벽녘의 햇볕. 이런 것들이 느껴질 때면 가을이 왔음을 깨닫게 된답니다. 그러고보니 입추가 4일 전이었네요. 8월 8일. 선선함의 가을 아침은 왠지 모르게 글을 쓰게 만들어요. 아마도 낮아진 기온이 사람을 차분하게 만들어서 그런걸지도 모르겠네요. 올해도 벌써 2/3이 지나가고 있어요. 가을을 맞이하게 되네요. 세월 참 빨라요. 아마 당신이 계신 곳은 가을을 좀 더 빨리 맞이하고 있겠죠? 머나먼 남쪽과는 달리 좀 더 먼 북쪽이고, 고도도 더 높으니까요. 여전히 그곳에서 일하고 계신지 문득 궁금해집니다. 가..

일상 2023.08.12

습관은 기질을 압도한다

습관은 기질을 압도한다. 제가 즐겨보는 웹툰 중에 이런 말이 있어요. 일부 공감이 돼서 가져왔어요. 습관은 기질을 압도한다.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기질이 아니라 습관이다. 똑똑한 사람처럼 행동할 수 있고, 똑똑한 사람처럼 결정할 수 있으며, 똑똑한 사람처럼 보일 수 있다면, 그건 그냥 똑똑한 사람인 거다. - 미래의 골동품 가게, 134화. 위 말은 영화 에서 배트맨이 'It’s not who you are underneath, but what you do that defines you.(네가 누구인지 결정하는 것은 생각이 아니라, 행동이다)'라고 한 말과 일부 맥락이 닿아있지요. 저도 과거엔 그랬던 적이 있지만, 많은 이들이 겉모습보다 속마음이 중요하다고 해요. 뭐, 겉모습과 속마음..

서울 편지

오랜만이에요. 오늘은 서울입니다. 오랜만에 서울로 놀러왔어요. 오랜만에 보는 빌딩들, 넓은 도로와 지나가는 수 많은 차량들, 그리고 시원한 상가들까지. 여기서 10년을 가까이 살았으니 낯설지가 않네요. 사람이 많은 건 짜증을 유발하지만, 그럼에도 사람들이 밖을 돌아다니는 도시를 구경하는건 묘한 즐거움을 줘요. 활동적이라고 해야 하나. 삶이 녹아있는 느낌이랄까요. 대도시는 문명화 된 것을 상징하지요. 그렇다고 시골이 문명화 되지 않은, 미개한, 그런 뜻은 아니니까, 오해하지 말아주세요. 자연을 거스른다는 의미에서 - 자연과 맞서싸운 인류의 문명을 상징한다는 의미니까요. 옛날에는 자연에 순응할 수 밖에 없었어요. 더우면 더운대로 추우면 추운대로. 하지만 지금의 도시는 쾌적한 걸요. 아스팔트를 깔고, 콘크리트..

일상 2023.08.05

투덜투덜

'호의가 계속 되면 권리인줄 안다.'는 말은 두고 두고 곱씹을 명언이다. 한 번 해주면 고마워하고 두 번 해주면 당연하게 생각하고 세 번 해주면 오히려 요구사항과 불만이 나온다. .......예전에도 밝혔다시피 난 당연하다는 말을 싫어한다. 나이가 들면서 대접 받는 걸 당연시 여기고, 본인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민원부터 넣으려 든다. 나이 먹은 이들을 배려해줘야 한다 생각하지만, 존중은 존중받을 사람에게만 해줘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 날이다. p.s .......그래도 민원은 차라리 낫다. 그게 내 일이라 여기니까. 잠깐 스트레스 받을지언정 내 일이라 넘길 수 있기에. 하지만 내 일을 가지고 옆에서 미주알 고주알 간섭하는건 정말 싫다. 욕 먹어도 내가 먹고 밥이 되든 죽이 되든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도 나 ..

일상 2023.08.02

자존감에 색상입히기

자존감이 있어야 기본적인 사람이 된다. 기본적인 사람. 사람으로서의 출발선. 그리고 그것에 자신만의 색을 입혀야 매력적인 사람이 된다. 그 색이 검은 색이든, 흰 색이든, 그 어떤 색이든 간에. 그 색이 안 맞는 사람은 나를 피할 것이고, 그 색이 맞는 사람은 나에게 다가올 것이다. 색이 있어야 판단이 서고, 그제서야 그 사람의 매력이 보인다.

적당히 도덕적인 사람이 되어야 한다. 세 부류의 인간.

적당히 도덕적인 사람이 되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도덕적'인 것이 아니라, '적당히'다. 사람들은 세 부류로 나뉜다. 검은 인간, 회색 인간, 흰 인간.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회색인간에 속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소엔 적당히 도덕적아지만, 자신에게 불이익이 될 것 같으면 돌변한다. 다만 그 불이익이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정도인가에 따라 반응이 다를 뿐이다. 그래서. 그래서 회색 인간이다. 흰색도 아니고 검은색도 아닌 회색인간. 제 3자의 입장에서, 자신과 무관한 경우에, 자신의 삶에 영향이 없는 경우에 한해서 사람들은 무한하리만큼 도덕적인 인간이 된다. 그리고 그렇게 되는 이유는 사회적인 인간으로서 검은 인간보다 흰 인간인 척하는 것이 살아가는데 더 좋기 때문이다. 또한 떳떳해진다는 (양..

불신이 디폴트 값인 사회

신뢰와 정직을 강조하는 광고가 많아질수록 역설적이게도 그 사회는 정직하지 못한 사회라는 걸 의미한다. 그리고 또 역설적이게도 신뢰와 정직을 강조하는 이들일수록 그렇지 못한 이들이다. 디폴트 값이라는 것이 있다. 기본값. 사람들이 당연하다 여기는, 따로 말하지 않아도 어떻게 진행될지 기준이 되는 값이다. 사회가 정직과 신뢰가 바탕이면 그것을 강조할 이유가 없다. 그것이 기본이니까. 오히려 사기치는 것이 특이한 경우로 등장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 광고들은 디폴트 값이 사기, 과장, 과대 - 불신이다. 그렇게 우리는 그렇지 않다고, 남들과 다르다고 강조하고 강조한다. 우리 사회는 언제부터 불신이 디폴트 값으로 자리잡게 되었을까.

빈익빈 부익부 - 부의 양극화 위험성

필자는 빈익빈 부익부의 위험성에 대해서 이야기한 적이 있고, 그것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한 적이 있다. 이번엔 다른 의미로 빈익빈 부익부를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뉴스나 기사, 경제학 교과서에선 빈익빈 부익부는 안 좋다고 말하곤 한다. 돈이 순환되어야 경제가 발전하는데 순환되지 못한다(부자든 빈자든 옷은 1벌씩 입고, 밥은 1끼씩 먹는다.)거나 경제학적 효율성을 통해 사회 전체의 삶의 질을 올리는 것을 추구하는데, 오히려 삶의 질이 떨어뜨린다거나 인간적인 이유 때문이다. 그리고 필자가 지적했듯이 국가의 정책에 있어서 사회적 제도 개선방향이 두 방향으로 잘못 나뉘게 되는 이유도 있다. 그런데 과연 빈익빈 부익부는 안 좋을 것일까? 사실 어떤 부류의 사람들은 빈익빈 부익부를 좋아할 것이다. 바로 부자들이다. 부..

고이면 썩는다.

제자리에 고여 있으면 썩는다는 말처럼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고여버린 이들이 있다. 나는 한 때 그들을 위해서 우직하게 그 자리에 서 있는 소나무 같은 사람이 되길 바랐다. 그러나 사람은 나무가 아니었다. 사람은 움직이는 동물이었고, 한 때는 나 역시 고여 있었으나 결국 나아가는 사람이었다. 스스로가 나아가지 못하면 그 누구도 곁에 있어줄 수 없다. 스스로 빠진 구렁텅이는 스스로 헤쳐나와야만 한다. 주변 사람이 해줄 수 있는 것은 많이 없다. 그저 해줄 수 있는 것은 기다려주는 것 밖에.

자존감과 자존심

이 티스토리를 보면 알겠지만 필자는 자존감에 대해서 자주 강조했다. 자존감은 살아가는데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것 중 하나다. 그것은 삶을 대하는 자세이며, 삶을 뒤바꾸어 놓는 삶 그 자체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스스로를 믿지 못한다. 그래서 그에 대한 반발로 자존심만 강해지는 경우가 많다. 자존감이 약한 사람은 자존심에 스크래치를 많이 입는다. 자존감은 스스로를 믿고, 스스로의 품위를 지키는 키는 것이고, 자존심은 남에게 굽히지 아니하고 스스로의 품위를 지키는 것이다. 둘의 차이는 주체가 나이냐, 타인이냐 이다. 자존감은 스스로를 믿기에 자신을 존중하여 자신의 품위를 지키려 하지만, 자존심은 자신의 품위를 타인에게 존중받아야만 한다. 그래서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스스로를 존중하지 못하고, 믿지 못하기에..

친구의 편지 : 향수의 편지 2

안녕하세요. 오랜만이에요. 오늘은 친구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 해요. 며칠 전 친구에게 카톡이 왔어요. 굳이 말하자면 여사친이라 불리는 친구지요. 그 친구는 바로 제가 티스토리에 썼던 '향수의 편지' 주인공이에요. 얼마 전에 문득 생각나서 그 친구에게 먼저 웹메일을 보냈었거든요. 같은 직장은 아니지만 같은 회사에 다니고 있었는데 문득 생각나더라구요. 퇴근하고 카톡 준다고 금방 답장이 왔는데, 카톡이 안 오더라구요. 바쁘거나 혹은 연락하기가 부담스러운가 보다 싶어서 그냥 기다렸어요. 그런데 며칠 전 저녁쯤에 카톡이 왔었죠. 정말 반갑더라구요. 서로 직장에 대한 이야기 겸 근황 이야기만 좀 나눴어요. 오랜만에 친구와 연락해서 그런가 좀 더 이런 저런 이야기 나누고 싶은데 자주 연락하기가 참 그래요. 의도와 행..

일상 2023.07.23

장마 편지

장마네요. 당신은 무탈하신지 모르겠어요. 부디 이 편지를 읽고 있다면 무사히 보내고 있다고 생각하겠어요. 오늘 저는 바빴답니다. 장마로 인해 농장 주변 지반이 침식 됐거든요. 오전부터 밖에 나가서 물이 더 이상 지반을 침식하지 못하도록 모래주머니를 쌓고, 비닐도 씌웠지요. 생각보다 심각해서 많이 불안했답니다. 옛날에 왜 하늘에 제사를 지냈는지 알 것 같기도 했어요. 비가 계속 내려서 마땅히 할 수 있는 게 없었거든요. 비가 그쳐야 공사라도 할텐데. 그저 비가 더 이상 내리지 않길 바라며 하늘만 바라볼 수 밖에 없었죠. 그렇게 일을 하고 나니 비가 잠시 소강 상태를 보이더라구요. 다행이다 싶었지요. 하지만 초저녁쯤에 퍼붓기 시작해서 다시 불안정해졌어요. 비의 양도 중요하긴 하지만, 비의 양보단 시간당 떨어..

일상 2023.07.18

동물-바지에 관하여

사족보행 동물에게 있어서 바지는 어떤 형태일까. 하나 재밌는 논쟁거리에 관해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강아지가 추울까봐 바지를 입혔어요' 라고 말한다면 강아지가 입은 바지 형태는 어떨까. 아마도 대다수가 뒷다리부터 꼬리, 골반을 감싸안는 형태를 떠올릴 것이다. 그러면 앞다리는 어떤가. 말 그대로 앞'다리'지 않은가. 바지는 밑으로는 다리를 넣어 가랭이를 지나치고, 위로는 통으로 터져 있는 의류를 가리킨다. 그럼 '사족'보행인 강아지들의 바지는 뒷다리부터 출발해 꼬리와 골반만 감싸는, 몸통을 세로로 감싸는 것이 아니라 네 다리 모두 집어넣고 몸통을 가로로 절반만 감싸안는 형태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럼 누군가는 그런 형태면 골반을 가릴 수 없다고 할 것이다. 사족보행 동물들의 골반은 뒷쪽 윗부분에 걸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