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흐르며 모든 것들이 삭아가도 가슴 깊게 박힌 감정과 기억들은 여전히 어딘가에 남아있다. 그러한 감정과 기억들은 어떤 까닭으로 한번씩 한번씩 상자가 열려 사람을 괴롭힌다. 난 과거를 존재 않았던 것으로 취급하기로 했었다. 실제로 많은 부분을 지워버렸다. 허나, 까닭 모를 증오와 분노, 슬픔만은 여전히 남아있다. 그래서 어떠한 계기로 감정들이 떠오를 때면 사건조차 지워지고 이름조차 희미해질 과거의 인물들을 떠올리며, 만나게 된다면 비꼬고, 저주를 퍼부어 주고 싶다고 생각하곤 한다. 그들은 뭐 그런 걸 가지고 아직까지 그러고 있느냐고 그럴 것이다. 분명 오랫동안 가슴에 담고 있는 것은 스스로 독을 품고 있는 것이다. 멋지게 사는 것이 복수고, 그대로 잊어버리는 것이 나를 위한 것이라는 말은 분명 정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