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주가 지나고 나니, 드는 생각은 매일 일기는 아닌 것 같아요.
그냥 떠오르는대로 혹은 일기로 혹은 잡념들로 자유롭게 쓰는 것으로 바꿔야겠어요.
애초에 일기가 아닌 하루 한 문장이었는걸요. 생각이 많은 날이 있으면 생각이 없는 날도 있겠지요. 과거에도 썼다시피 써내려가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비우는 것이 중요해요. 시시콜콜한 것은 던져버리고, 단상들은 깔끔하게 적어내는 연습이 필요해요. 시시콜콜한 것들을 적어내는 것은 나도 괜한 수고이고, 보는 사람에게도 시간 낭비일 뿐이지요. 다만 그 시시콜콜한 것들 속에서 피어나는 단상들이야말로 쓸만한 글이지요.
오늘은 나름 괜찮은 날이었어요.
병원과 머리 때문에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날이었는데, 꽤 많은 친절함을 받았죠. 지갑을 떨구고 갈 뻔한 지하철에서 지갑을 주워주신 분이 계셨고, 머리를 자르러 간 미용실에서는 제 고민을 귀찮아 하지 않고 신경 많이 써 주셨죠. 옆머리 말리는 방법을 설명하시면서 걱정해 주시던 그 눈빛이 아련해요. 친절이 서비스직의 기본이라지만, 그래도 친절한 응대를 받으면 기분이 좋아지지요. 여러모로 좋은 친절을 받은 날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