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1384

행복의 역치가 높아져 버린 시대

행복의 역치가 너무 높아져 버린 시대다.문득, 내가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것은 그 때가 잘나서가 아니라, 200원 300원 용돈으로 학교 앞 문방구점에서 간식만 사먹어도 행복감을 느꼈던, 친구들과 재잘거리며 하교만 해도 즐거웠던, 그 때 그 감정이 그립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어느 순간부터 우리의 행복 역치는 너무나도 높아져 버린 것 같다.

독선의 시대

도덕적으로 완벽한 사람은 없다. 도덕 자체가 상대적이기에. 그렇기에 공인에 대한 평가는, 공적인 부분과 사생활은 분리되어 이루어져야 하는데, 도덕적 정당성이 상대를 공격하기 위한 무기가 되는 상황에선 절대로 불가능하다. 무기는 구분하지 않으니까.대한민국은 손가락 살인으로 사이버 불링이 어느 때보다 심각한데도 불구하고, 실체가 보이지 않는다고, 그냥 가벼운 글이라 하여, 책임감은 분산되고, 처벌은 힘들다. 그리고 손가락 살인마들은 도덕적 정당성을 무기삼아 독재를 하려 든다.독선의 시대 : 도덕적 무결성 추구는 모든 것을 검열하는 이슬람국가로 돌아올 것이다.

돈에 집착하는 이유

현대사회에서 우리가 그토록 돈에 집착하는 것은 돈이 우리의 욕망을 이룰 수 있게 해주는 강력한 수단이기 때문이다.욕망이라는 것은 결핍과 필요의 합작으로, 우린 끊임없이 무언가 욕망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무엇인가 욕망한다는 것은 결핍을 해소하려는 목적 의식을 넘어, 어떤 방식으로든 생각과 행동이 그것에 얽매이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기에 돈을 갈구한다는 것은 단순히 욕망을 이루기 위한 강력한 수단을 소유한다는 것(결핍 해소)을 넘어 나의 사고 방식들이 돈에 얽매여 이루어지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우리가 돈에 집착하는 이유는 역설적으로 경제적 자유를 통해 돈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생각과 행동을 하고 싶다는, 자본주의 하에서 진정한 자유를 맛보기 위한 노예들의 처절한 몸부림이 아닐까 싶다.

이해하지 않는 사회

우린 조금도 이해하려 들지 않는다.이해하려는 연극을 하고 있을 뿐.우리 사회는 다른 의견을 수용치 못한다.의견이 나뉘었을 때 우린, 내가 진실을 잘못 전달했기에 혹은 상대가 잘못 이해했기에 결론이 달라졌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꾸만 추가 설명하려 하고, 설득하려 하고, 답답해하다 멍청하다며 공격 한다. 아니다.상대는 나와 같은 사람이다. 나와 똑같이 생각하고 판단할 줄 아는 사람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이다. 그렇기에 때때로 내 의견에 동조하지 않더라도, 설령 내 의도와 달리 받아들여 그렇게 됐더라도 우린 그것을 수용하면서 내 의견을 펼쳐야 한다. 설득이 아니라 주장이다. 주장을 해야 한다.

그리움

퇴근하고 집에 가는 길, 함박 눈을 맞으며 걸으면 문득 외롭거나 그리워진다.아니, 외로운지 잘 모르겠다. 분명 그리운 것과 고독은 별개의 감정인데.그립다는 것이 외로운 것을 나타내는 것일까.외로움을 다른 매체로 떠넘기는데 익숙해져 버려서, 외롭다는 감정도 잊혀지는 것 같다.그러나 그립다는 감정만큼은 분명하다. 오자마자 글을 쓰는 것이 그 감정에서 비롯된 것이니까.날씨가 추워서 그리운 것일까. 아니면 내리는 함박 눈이 그립게 만드는 것일까.그리운 감정을 느껴보는 것도 오랜만이다.난...무엇을 그리워하는 것일까.명확한 대상은 없는데 그냥 막연히 그립다는 느낌이 든다.내가 그리워하는 것은 그 시절일까. 그 사람일까. 그 상황일까. 무엇일까........글을 써야겠다 체크해놓은 것도 몇 번. 결국 지금까지 글을..

25년 첫 편지

자정이 지나고 늦은 이 밤, 이제야 키보드를 두드립니다.25년 새 해 첫 편지네요. 첫 주이기도 하구요. 새해 일출은 챙겨 보셨는지요. 전 특별히 따로 챙겨보진 않았습니다. 회사를 다니기 시작한 후로 회사에서 새해맞이 기념 행사로 1월 2일 새벽 등산을 했기에 그걸로 대체했는데. 올해는 행사가 취소됐습니다. 그 이유는 아시다시피. 새해맞이 일출를 본다고 해서 회사가 특별히 늦게 연다거나 쉰다거나 그런 건 아니라 직원들은 오히려 좋아했습니다. 이런 소소한 기념일을 챙기는 것도 좋겠지만, 다들 기념을 챙기는 것보단 쉬는게 더 좋은 나이가 되어 버린 지라.연말도 안타까운 소식으로 마무리 되어 버리고, 새해 첫 날도 안타까운 소식으로 시작되네요. 이런 상황에선 말을 아끼는 것이 좋을 것 같기도 하고, 새해부터 ..

일상 2025.01.06

편지

강원도에 계시다던 당신께우리가 필담을 나눈지도 꽤 오래됐군요.지금도 잘 계신지 궁금합니다. 강원도에 계신다고 들었었는데, 지금도 여전히 그곳에 계신지요. 강원도엔 지금 눈이 내리고 있나요. 여긴 눈의 흔적이 사라진 지 오래라, 대신 강원도에 내릴 눈을 생각하며 편지를 씁니다. 저는 여전히 고향에 머물고 있습니다. 남쪽 끝자락이지요. 그래도 작년엔 눈을 제법 봤던 것 같은데. 올해는 눈이 쌓이질 않네요. 아름다움은 한순간이지만, 불편함은 지속되기에 상당수의 어른들은 눈을 좋아하지 않지요. 그래도 그 아름다운 한순간을 볼 수 있다면 때때로 그 지속되는 불편함을 감내할만하지도 않겠냐는 게 제 생각이기도 합니다. 전 여전히 눈을 좋아하고, 눈 내리는 장면을, 눈 내린 뒤 풍경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눈 내린 강원..

일상 2024.12.25

멋진 사람이 되려면

상상은 구체화다.구체화는 경험이 많을수록 선명해진다.멋진 사람이 되고 싶다면멋지다고 생각한 사람을 떠올려라.그리고 그 사람이라면 어떻게 행동했을지 생각해보는 것이 좋다.끊임없이 생각하라.행동도, 사고도 그 사람 자체가 되어라.p.s경험이 중요한 이유다.p.s2경험은 지식적 측면이든, 행동적 측면이든 내재화하지 않으면 의미없다.p.s3롤 모델의 중요성이다.

세상사 편지

정말 오랜만이에요. 정말로.오늘은 여유가 생겨서 편지를 써요. 그동안 잘 지내셨나 모르겠네요.사실 전에도 몇 번 쓰려고 했는데, 어영부영 시간을 보내다 잠들기도 했고, 쓰려고 하니 일이 생기기도 했고, 뭐 그래요.세상사가 다 그렇죠.해야할 일은 많고, 하고 싶은 일도 많은데, 시간은 늘 부족하죠. 그래서 이건 나중에, 저건 나중에, 이러다가 한 주, 한 달, 한 해가 다 가도록 못하는 일들이 많아요. 회사에 있으면 늘 시간이 정신없이 지나가요. 일 마치고 집에 오면 아무것도 하기 싫어서 대충 컴퓨터 앞에 앉아있다 잠들곤 하죠. 이런 취미도 하고, 저런 취미도 하고 싶었는데. 새롭게 시작하려고 책도 샀는데 결국 첫 장도 못 폈네요. 어찌보면 제가 게으른 탓이죠. 아무것도 하기 싫다는 핑계로 안 했으니 말이..

일상 2024.12.21

설득

설득은 이해의 강요가 아니라 선택의 기다림이다.요즘 말할 수 있는 창구가 많아져서 그런가.말할 자격이 없는 이들이 말을 많이 한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말하는데 무슨 자격이 필요해요? 라고 반문할 수도 있다. 나 역시 말하는데 무슨 자격이 필요하나. 하는 생각이다.그러나 요즘 손가락으로 말하는 이들의 언어 행위를 보고 있자면, 언어 행위에도 자격증 시험을 도입해야 할 정도로 그저 배설만 하는 인간들이 참으로 많다. 그들의 언어 행위는 언어가 아니라 배설이다. 손가락으로 배설하고, 상처 입히고, 상대를 향해 폭력을 휘두르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들은 오만하게도 자신이 옳다는 확신에 차 있다. 아니, 자신이 옳다고 확신하기에 폭력을 저지르는 것이다.세상 어느 누구도 자신이 옳다고 확신할 수 없다.오캄의..

정리하는 삶

오랜만이에요.'오늘은 써야지.' 생각만 하길 여러번.'오늘 오전에는 써야지.' 생각해놓고 이제서야 키보드를 두드리기 시작하네요.지금은 오두 5시를 지나고 있어요.제 티스토리를 꾸준히 찾아와주시는 분이 계셨는데, 그 분을 생각하면 미안해지네요. 제 글이나 편지를 기다리셨을텐데. 제 글이 어쩌다 한번씩 생각날 정도의 사소함이었다면 차라리 다행이구요. 오늘은 오랜만에 방청소를 좀 했어요. 청소의 시작은 버리는 것부터라고 하죠. 오늘은 좀 더 과감하게 버릴 것들은 버리고, 정리할 것도 정리하고, 크게 정리했어요. 아직 마무리 되진 않았네요. 이리 저리 일에 치여서 이것 저것 한꺼번에 하려다 보니 미뤄지게만 돼서, 글도 자연스레 미루게 되더라구요. 안 좋은 버릇이에요. 미루는 거.그래서 그냥 청소부터 시작했어요...

일상 2024.10.26

언어의 힘

사람들은 말하는 것이 당연해서 말의 중요성과 힘을 쉽게 생각하곤 한다. 공기가 흔해 공기의 소중함과 중요성을 잊고 지내는 것처럼. 자신만의 언어가 있다는 것. 그래서 그 언어로 표현하고, 상대에 어떤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이 있는지 깨닫는다면, 큰 힘에 큰 책임이 있다는 걸 알게 된다면 헛소리로 상대방을 매도하거나 상처 주는 일이 반으로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 말이라는 것, 글이라는 것을 인터넷을 통해 너무나도 손쉽게 내뱉고, 또 손쉽게 파급력을 미치기에 우린 언어의 힘과 중요성을 쉬이 잊어버린 것 같다.

유일한

그가 가진 건 돈 뿐이었다.이것은 그에 대한 상태를 표헌한 하나의 문장이지만 받아들여지는 의미는 저마다 다르다. 그가 가진 건 돈뿐이었다-라는 문장에서 돈의 소유가 강조되었으면 그는 부러운 대상이 되지만, 돈 이외의 것에 대한 무소유가 강조되었으면 안타까운, 동정의 대상이  된다. 어느 것에 강조의 방점이 찍히느냐는 그가 처한 상황에 따라 달라지기에 저 글을 쓴 이의 의도, 주변 맥락, 상황 또는 받아들이는 이가 어떻게 상황을 상상하는가 등 매우 다채롭다.이처럼 유일한 이라는 단어는 그 자체로는 가치 중립적이지만 담긴 의미에 따라 다르게 읽힌다.그렇기에 우린 말과 글만큼은 담긴 의미를 중시한다. 물론 말과 글은 표현하고자 하는 의미와 상관없이 그저 드러나는게 다다.그 드러남에서 우린 어떻게 의미를 부여할..

돈의 독주시대, 명예와 권력이 사라진 사회

오래전에도 썼던 것 같은데. 편지에 잠깐 언급했던 것 같다. 한국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뭐 끝도 없는 화수분이니까. 사회를 분석하고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기도 하고. 지금 대한민국을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돈의 독주라고 말하고 싶다. 모든 것은 돈으로 귀결되어 버리고 있다. 그래서 뭐? 그것이 도덕적으로 옳다거나 그르다거나, 돈보다 중요한 가치가 사라져버리고 있다거나 뭐 그러한 고리타분한 이야기를 하고 싶지는 않다. 어차피 가치란 주관적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런들 저런들 도덕, 윤리적으로 접근하면 소모적 논쟁만 될 가능성이 크다. 돈의 독주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비교적 명확하다. 정확히 말해, '독주' 상태가 문제다. 민주주의에서 삼권분립을 외치는 이유가 무엇인가. 제갈량이 유비에게 천하삼분지계를 중..

언어의 중요성

어떤 언어도 감정을 정확히 나타낼 순 없지만, 그 비스무리한 지점에서 지칭할, 표현할 단어가 생겨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바로 이 언어의 문제기 때문이다. 세상에 태어날 때부터 나와 타인으로 나뉘어진 이상 우린 결코 서로를 이해할 수 없지만, 그 비스무리한 동류를 가리키는 언어가 있기에 우린 서로를 이해한다고 믿을 수 있다. 그리고 그 믿음이 있기에 나 자신을 넘어 우리, 사회라는 관계로 나아갈 수 있다. 그렇기에 언어의 문제는 단순히 표현할 수단이 생긴다는 것을 넘어 더 복잡하고 중요하다. 사용할 수 있는 언어가 많아지고, 정교해질수록 자신을 더 명확히 표현할 수 있고, 그 명확함 끝에서 우리는 서로에 대한 이해의 간극이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필자..

민주주의 정책 결정의 역설

백수는 시간이 남아돌아 행동을 통해 온갖 정책적 분탕을 치지만 정작 살기 바쁜 시민들은 시간이 없어 중요한 정책에서 밀려난다. 고대 그리스가 직접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노예가 온갖 업무를 맡았다는 것이다. 원래 토론이니 정책 결정이니 그 고상한 일들은 언변과 글이 쓰여진 서류가 있어야 가능하다. 노예제가 사라지고 만민이 평등하게 된, 모두가 유권자인, 현대 사회에 들어 민주주의는 과연 잘 흘러가고 있을까. 백수든 시민이든 똑같은 사람이라는 점에서 민주주의의 원칙이 지켜져야 하는 것은 맞으나, 이것들이 사회적 비용과 혼란만 가중시키고 민의가 왜곡된다는 점에서 참으로 역설적인 비극이구나 싶다. (물론 백수의 의견도 하나의 민의다. 허나 경제적 상황으로 인한 시민과 백수의 정책..

복잡하게 나쁜 사람

우리는 '타인은 단순하게 나쁜 사람이고 나는 복잡하게 좋은 사람' 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깨닫게 될 것이다. 타인은 단순하게 나쁜 사람이고 나는 복잡하게 좋은 사람인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대체로 복잡하게 나쁜 사람이라는 것을." p.s 신형철, 정확한 사랑의 실험 132p~133p 중 p.s2 저 문구 하나로도 이 책은 가치가 충분히 있다 생각한다. 저 문구로 보고 이번에 책을 샀다. 아쉽게도 아직 읽진 못했다. p.s3 이만큼 요즘 사회에 관계맺음에 대한 사람의 접근방식-사고를 제대로 말해주는 문구가 있을까. 난 '원래 안 그러는데. 어쩔 수 없어서. 피치 못할 사정 때문에. 주변 여건 때문에.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선택을 한 사람'이지만, 상대는 '그냥 개x끼인 것을. 피치 못할 사정이니 환경이..

강자의 기분이 약자의 질서다.

강자의 기분이 곧 약자의 질서다. 이만큼 사회 관계를 꿰뚫는 말이 있을까.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는 늘 수직적으로 나타난다. 그것의 정도가 어느 정도냐, 어떠한 것이 기준(돈,권력,직급,매력,폭력 등)이냐 차이만 있을 뿐. p.s 맹수의 기분이 곧 약자의 질서다. 캐슬2:만인지상 57화 중 p.s2 사회 생활을 하다보니 느끼는 것이 있다. 1.직급이 높을수록 무례한 인간이 많다. 평소엔 점잖은 척 가면을 쓰지만, 자신보다 직급이 낮거나 약한 인간에게 자신의 감정을 여과없이 드러낸다. 그래도 뭐라할 사람이 없으니까. (회사는 결코 이성적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결재 받을 때 상사의 기분을 살피는 건 기본이다. 상사의 취향이나 비위에 맞추는 건 사회생활능력이다.) 2.나이먹을수록 무례한 인간이 많다. 비슷하..

맞춤형 인간을 권하는 사회

요즘 필자의 티스토리에 들어오면 티키타카에 관해 검색하다 들어오는 이들이 참 많다는 걸 느꼈다. 또, 연인을 찾는다는 사람들을 보면 상당수가 대화가 잘 되는, 티키타카가 잘 되는 이를 조건으로 내세우는 경우가 많아졌다. 물론 대화가 되는 것은 중요하다. 사람들은 상호작용 하는 동물이니까, 평생을 같이 할 반려자라면 대화가 되어야지 않겠는가. 필자가 하고자 하는 말은 외모나 재력, 능력을 더 중시하던 과거와는 달리 소통을 중시하는 경향이 상대적으로 강해졌다는 말이다. .....소통을 중시하는 건 문제가 안된다. 문제는 나와 소통이 완성된 사람을 구한다는 것이다. 맞춤형 추천, 맞춤형 구독, 맞춤형 서비스가 일상화 돼서 그런가. 연인도 맞춤식으로 구한다. 물론 안 맞는 것을 억지로 맞추는 것보다 첨부터 잘 ..

오컬트

어렸을 땐 오컬트를 참 좋아했어요. 그렇다고 지금은 안 좋아하는건 아닌데, 뭐랄까, 긴장감이 떨어진달까. 공포감이 떨어진달까. 어느 순간부터 안 보게 된 것 같아요. 얼마전 제 8일의 밤이라는 영화를 봤어요. 썸네일이 공포스러워서 재밌을 것 같았거든요. (그러고보니 리뷰도 안 썼네요. 나름 재밌었는데.) 어릴 땐 초자연적인, 오컬트를 좋아해서 관련된 책이나 소설, 영화를 많이 봤어요. 미신이라고 하죠. 초자연적인 신화들은 상상력을 많이 자극하죠. 귀신 이야기는 흥미진진해요. 예전에 귀신보다 사람이 더 무섭다고 썼던 글귀처럼 어느 순간부터 안 보게 되더니 현실에 치여 현실적 상상만 하게 된 것 같아요. 이젠 저녁에 일어날 혹시 모를 범죄가 무섭지, 밤에 나타날 귀신이 무섭진 않거든요. 어른이 된다는 건 그..

일상 2024.08.26

원하던 삶 생각하기

내가 원하던 삶은 무엇이었을까. 왜 사는가와 같은 질문은 중요치 않다. 중요한 건 어떤 삶을 원했는가지. 말과 행동은 이유로 행해지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서 행해지기 때문이다. 이유는 늘 질문을 만들어내지만 그 질문의 답은 항상 정해져 있다. 바로 내가 원했다는 것. 살아가는 것은 결국 내가 원하던 것들을 이루는 과정이니까. 때론 우린 타의에 의해, 환경에 의해 원치 않는 말과 행동으로 살아가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 삶에 일시적일 뿐이니 그저 보조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 삶은 결국 우리의 뜻대로 - 마음대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물론 그것을 실현시키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하지만 그 전에 내가 원하던 삶이 무엇인지 모르는 채 살아가는 이가 상당하다. 병 속 벼룩 이야기처럼, 현실적 제약으로 생..

입추, 밤하늘 편지

피곤했나봐요. 잠들었다 깨고 보니 새벽 1시네요. 문득 밤하늘 별을 바라보다 마음이 동해져서 편지를 써요. 새벽과 밤하늘과 별. 감성이 넘쳐날 조합이긴 하죠. 거기다 음악까지 곁들이면 글을 쓰지 않곤 못 베길 걸요. 어떤 걸 보거나 경험할 때 떠오르는 노래가 있나요? 전 밤하늘 별을 보면 항상 헤이즈의 밤하늘의 저 별처럼이 떠올라요. 사람들이 벚꽃을 보면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을 떠올리는 것처럼요. 그만큼 노래가 그 감정을 잘 표현했다는 거겠죠. 비 오는 날엔 헤이즈의 비도 오고 그래서가 떠오르구요. 예전엔 분명 윤하의 우산이었는데. 제 취향이 변한건지, 세월이 흐른건지. 명곡은 다시 들어도 명곡이지만 삶 속에 스며든 것은 결국 세월을 따라가나봐요. 며칠 전 입추였어요. 여름이 오나 싶더니. 한철 더위를..

일상 2024.08.11

갈피를 못 찾는 편지

갈피를 못 잡다.갈피란 겹치거나 포갠 물건 하나하나의 사이를 뜻하는 말로, 대표적으로 쓰이는 단어로 책갈피라는 것이 있다. 우리는 이 책갈피를 통해 책을 어디까지 읽었는가 표시를 하고, 또 그 표시를 찾는다. 책장과 책장 사이의 틈을 정확히 알고 그것을 찾아내는 것. 그렇기에 갈피란 어떤 일의 갈래나 방향을 뜻한다. 어디까지 읽었는지, 어디서부터 읽어갈 것인지, 그 지점 명확히 하는데서 앞으로의 방향이나 갈래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이 꼬여서 복잡할때 사람들은 갈피를 못 잡겠다고 말하기도 한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어떻게 풀어가야 할 지 도통 해결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갈피를 못 잡겠다는 말보다 갈피를 못 찾겠다는 말이 더 좋다. 틈이나 지점을 잡기보단 찾아내는 것이 더 어..

일상 2024.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