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가진 건 돈 뿐이었다.
이것은 그에 대한 상태를 표헌한 하나의 문장이지만 받아들여지는 의미는 저마다 다르다. 그가 가진 건 돈뿐이었다-라는 문장에서 돈의 소유가 강조되었으면 그는 부러운 대상이 되지만, 돈 이외의 것에 대한 무소유가 강조되었으면 안타까운, 동정의 대상이 된다. 어느 것에 강조의 방점이 찍히느냐는 그가 처한 상황에 따라 달라지기에 저 글을 쓴 이의 의도, 주변 맥락, 상황 또는 받아들이는 이가 어떻게 상황을 상상하는가 등 매우 다채롭다.
이처럼 유일한 이라는 단어는 그 자체로는 가치 중립적이지만 담긴 의미에 따라 다르게 읽힌다.
그렇기에 우린 말과 글만큼은 담긴 의미를 중시한다. 물론 말과 글은 표현하고자 하는 의미와 상관없이 그저 드러나는게 다다.
그 드러남에서 우린 어떻게 의미를 부여할 것인가.
또 어떻게 의미를 읽어가고 있는가.
유일한 이라는 단어는 어떠한 희소성도 지니고 있지 못하다.
허나 우린 유일한 이라는 단어 자체에 자주 현혹되곤 한다.
가치 판단을 하지 말고, 말과 글 자체에 담긴 뜻을 명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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