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은 이해의 강요가 아니라 선택의 기다림이다.
요즘 말할 수 있는 창구가 많아져서 그런가.
말할 자격이 없는 이들이 말을 많이 한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말하는데 무슨 자격이 필요해요? 라고 반문할 수도 있다. 나 역시 말하는데 무슨 자격이 필요하나. 하는 생각이다.
그러나 요즘 손가락으로 말하는 이들의 언어 행위를 보고 있자면, 언어 행위에도 자격증 시험을 도입해야 할 정도로 그저 배설만 하는 인간들이 참으로 많다. 그들의 언어 행위는 언어가 아니라 배설이다. 손가락으로 배설하고, 상처 입히고, 상대를 향해 폭력을 휘두르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들은 오만하게도 자신이 옳다는 확신에 차 있다. 아니, 자신이 옳다고 확신하기에 폭력을 저지르는 것이다.
세상 어느 누구도 자신이 옳다고 확신할 수 없다.
오캄의 면도날처럼 무제한적인 가정과 추측으로 혼란을 가져올 필요는 없지만, 반대로 무조건적인 옳음이 있고, 자신은 그것을 행한다고 여기는 것도 문제다. 그 행위는 타인을 향해 폭력을 휘두르는데 브레이크를 없애버린다는 점에서 더욱 위험하다.
설득은 이해의 강요가 아니다.
상대방이 선택하길 기다리는 것이다.
설득의 끝에서 상대방이 선택했다면 그것을 존중해줘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설득 당하길 강요하고, 이해를 강요하고, 선택을 강요하고, 따르지 않으면 악인으로 몰아간다.
악인은 따르지 않는 상대방이 아니라, 따르길 강요하는 자신임을 글을 배설하기 전에 되돌아 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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