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보존실/일기

복권

어둠속검은고양이 2019. 12. 6. 17:40

오늘은 글을 일찍 쓰게 됐네요.

오늘처럼 찬 기운이 스며들 때 입김을 불면서 길을 걷다보면 기분이 오묘해질 때가 있어요.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는 있지만 마음이 안정되듯 착 가라앉는 느낌이랄까요.

사실 전 이렇게 추운 날에도 패딩이나 외투의 앞부분을 잘 잠그지 않아요.
그렇다고 추위를 안 탄다거나, 겨울에도 두꺼운 옷으로 꽁꽁 싸매지 않는 건 아니에요.

그냥 추위와는 별개로 찬기운을 느끼는 것이 좋아서요.
비유하자면, 에어컨을 틀어놓고 이불을 덮는다거나, 겨울에 창문을 열어놓고 두꺼운 이불 속에 들어가 있는다거나 하는 느낌이랄까요. 따뜻함과 차가운의 공존을 느끼는 것이지요.

이렇게 찬 기운이 스며드는 것을 느끼며 길을 걸을 때면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을 느껴요.
그건 분명 무더운 여름날 길을 걷는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에요.

기분이 가라앉되, 우울하거나 패배의식에 눌리지 않는, 무덤덤한 그런 느낌.

오늘은 로또 복권을 한 장 샀어요.

무슨 좋은 꿈을 꿨냐구요?
아니요. 특별히 좋은 꿈을 꾸진 않았어요.

원래는12월을 시작하는 기념으로 한 장 사려고 했었는데, 어쩌다보니 오늘 사게 된 것뿐이에요.
일확천금이나 요행을 바라냐고 타박하진 말아줘요.

저도 막 엄청나게 기대하며 사거 간절히 바라면서 복권을 자주 사는건 아니니까요.
그냥 당첨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투자하듯(?) 가끔씩 사곤 해요.

그리고 가끔씩은 당첨됐을 때 어떻게 돈을 쓸 지 상상해보기도 해요.
당장 뭔가 사치를 하기보단 어떻게 돈을 분배해서 투자를 할 지 상상해 보는 거지요.
이런 구체적 망상을 하는 것부터가 이미 엄청나게 기대하는 것 일려나요? : )

예전에 대통령 꿈을 꾼 적이 있어요.
그래서 조용히 로또를 산 적이 있지요.

수능 보던 전날에 보석을 가지고 나오는 꿈을 꾼 적이 있어요.
그 덕분에 마음이 편해져서인지 수능을 매우 잘 쳤어요. 내 성적 중에 가장 높은 점수였죠.

그래서였을까, 대통령 꿈을 꾸고 난 뒤에 조용히 로또를 사면서 내심 기대했어요.
그리고 실제로 당첨됐더라구요.

.......5등이 2개 됐어요.
대통령 2명이 나오는 꿈을 꿨는데, 대통령 1명당 5천원짜리 1개씩, 2개가 된 거지요.

그 후로는 꿈을 믿지 않아요.
꿈 때문에 복권을 사진 않지요.

그냥 가끔씩 아무 이유없이 한번 찔러보는(?) 거에요.
그래도 되면 좋겠다고 생각해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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