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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오랜만에 책상을 정리하다 오래전에 써놓은 글귀를 보게 됐어요. 하루하루를 무기력하게 살아가면서 헛된 다짐만 하던 그 시절의 글귀였죠. 어떻게 해서든지 나의 의지에 불을 붙여보려고 했던, 그러나 불이 붙지 않던 그때 그 시절. 지금은 어떠냐고요? 지금도 똑같아요. 주어진 대로 살아가고 있죠. 다만, 스트레스를 받지 않죠. 나름대로 찬란했던 과거의 영광을 내려놓고, 하기 싫은 것을 억지로 붙들지 않고, 현실에 충실히 살아가고 있어요. 지금의 삶에 만족하냐고요? 네. 만족해요. 하루에 충실하며, 내 몫은 벌어서 사는 삶이요. 그래서 지금의 삶에 후회는 없어요. 어릴 땐 꿈이 참 많았어요. 공부도 열심히 했구요. 하지만 어떤 꿈을 위한 분명한 목적이 있는 공부는 아니었죠. 그저 칭찬이 좋아서 했었으니까. 단지 ..

일상 2023.01.09

si vales bene est, ego valeo.

si vales bene est, ego valeo. 역시 첫 편지의 시작은 이 문구로 시작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무척 마음에 드는 문구에요. 과거 라는 문구로 편지를 쓴 적이 있어요. 이번 문구는 뜻이 조금 다르답니다. 는 '당신이 잘 지내면, 나는 잘 지냅니다.' 라는 뜻이지만 뜻은 '당신이 잘 지낸다면 잘 됐네요. 나는 잘 지냅니다'라는 뜻이지요. 앞 문구는 당신이 잘 지내야지만 내가 잘 지낼 수 있다는 전제 조건의 문구지만, 뒤 문구는 안부를 물으며 내 안부를 전달하는 문구일 뿐이지요. 앞 문구가 좀 더 자상한 것 같네요. 이렇게 쓰고 나니, 로 시작할 걸 그랬나 하는 후회가 살짝 몰려오지만, 일단 그대로 둬야겠어요. 2022년은 잘 마무리 하셨나요? 1월 1일, 일요일은 잘 보내셨나요? 20..

일상 2023.01.02

가난에서 가난으로

가난에서 가난으로. 가난하지 않은 자가 가난을 입에 담는다는 것이 어쩌면 오만한 생각일지도 모른다. 어떤 이들은 가난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를 향해 가난을 팔아 돈을 번다고 돌을 던지곤 한다. 마치 가난을 빼앗기기라도 하는 듯이. 그럼에도 누군가는 가난에 대해 이야기를 해야만 한다. 가난은 사유재산과 함께 인류가 나타난 이래로 있어 왔던 것이며, 지금도 존재하고, 앞으로도 존재할 것이다. 가난은 가난한 자만의 전유물이 되어선 안 된다. 그러나 그것은 이제 볼드모트처럼 금기시되는 단어처럼 변해가고 있을 뿐이다. 오래전에 필자는 '가난이 패션인가'라는 글을 통해 상품화되어 가는 가난에 대해 글을 쓴 적이 있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지금 가난은 어떻게 바뀌어 왔는가. 조세희 작가분이 쓴 의 배경이 되는 197..

편지

배가 항해를 하다 목표했던 포인트에 닿으면 닻을 내린다고 한다. 닻이 내려져 흙바닥에 박히고 나면 배가 더 이상 항해하지 못하고 그 자리에 머물기 때문이다. 닻이 박혀 있는 동안 배는 앞으로 나아가지도 못하고, 반대로 물에 휩쓸리지도 않고 계속 그 자리를 맴돌게 된다. 일생에 있어서 강렬했던 기억들은 사람의 뇌에 각인되어 치매가 와도 일부가 그대로 남아있어 행동으로 드러난다고 한다. 혹은 누군가에겐 평생의 이야기 소재로 남아 그 사람의 작품에, 글에 묻어나게 된다. 아니면 평생 술안주가 되어 '왕년에 내가 말이야~'처럼 술 취한 아저씨들의 이야깃거리가 되어 버리거나. 나도 어떤 빌미가 있을 때면 그런 이야기를 꺼내어 글로 쓰곤 한다. 눈이 내린 날은, 겨울은 그녀와의 추억이 나타나는 계절이다. 그 때의 ..

일상 2022.12.25

겨울, 카페 편지

안녕하세요. 오랜만이에요. 오늘은 바람이 많이 차네요. 생각보다 날씨 자체는 견딜만한데. 바람이 시렵네요. 춥긴해도 견딜만한, 공기가 맑은 그런 날엔 편지를 쓰고 싶어져요. 아무래도 편지를 쓰는 동안엔 마음이 따뜻해져서 그런 것 같아요. 은은하게 스프냄새가 퍼지는 오두막집과 같은 그런 따스함이라고나 할까요. 활동이 뜸해지는 겨울이라 그런지 아니면 연말이 다가와서 그런지 요즘 주말엔 일이 없네요. 덕분에 집에서 여유 좀 부리고 있어요. 돌이켜 보면 해야할 게 많은데 말이죠.ㅎㅎ 근래엔 주말 여유를 만끽하는 중이랍니다. 이번 주 화요일엔 카페를 갔었어요. 대학 후배가 제가 사는 지역쪽으로 출장을 온다고 해서요. 화요일엔 저도 일이 빨리 끝나는 날이라 일찌감치 카페에 갔지요. 덕분에 지난 주 편지에 썼던 대로..

일상 2022.12.17

편지

안녕하세요? 오랜만이네요. 편지를 쓰는 것도. 이렇게 PC로 글을 쓰는 것도. 요즘 날씨가 좀 춥지요? 원래부터 집 밖을 잘 나가지 않지만, 추우니 더 안 나가게 되는 것 같네요. 그래도 모처럼 여유로운 주말이라서 카페에 나가볼까 했어요. 대학생 시절처럼 배낭에 노트북과 공부할 책들, 읽을 책들을 담아서 말이지요. 대학시절엔 그래도 카페에 종종 갔었던 것 같은데. 고향에 내려와 직장 생활을 하면서부터 잘 안 가게 됐네요. 카페보다 더 편한 집에, 지인들을 만나러 나갈 일도 별로 없다 보니까요. 별일 없는데 돈 써가며 커피를 마시기엔 아깝잖아요? 그래도 오늘은 덜 춥고, 날씨도 좋아서 나가볼까 했어요. '나가볼까 했어요.'라는 말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결국 나가진 않았어요. 짐까지 다 꾸려놓고 말이지요. ..

일상 2022.12.11

인간관계에 대한 부정적 생각들

사람은 생각보다 간사하다. - 만만히 보이면 선을 넘어도 되는지 간부터 슬쩍 본다. - 착하게 굴면 호구 취급, 화내면 사이코 취급한다. 생각보다 고마워 할 줄 아는 인간은 적다. - 한 번이 두 번 되고, 두 번이 당연한 것이 된다. - 잘해주면 더 큰 걸 원한다. - 받은 건 쉬이 잊지만, 도로 뺏긴 건 절대 잊지 않는다. 사람에 대한 존중은 두려움에서 나온다. - 어설픈 호구보단 차라리 까칠한 사람으로 살아라. - 적을 만들 필요는 없지만, 짐을 대신 짊어질 필요도 없다. 기대하지 않으면 실망도 없다. - 피치 못하는 척 끝은 거절로, 하게 되면 어렵게 해 준 척. - 보답을 바라지 말고 해준 것은 끝나는대로 잊어버려라. 사람은 생각보다 질투가 많다. - 자랑은 적을 만들지만, 앓는 소리는 동정표를..

실패하지 않는데 급급했다

한 가지 후회스러운 점이 있다면 실패하지 않는데 급급했다는 것이다. 나이를 먹은 사람들이 자주 하는 말이 있다. "어릴 때 도전해봐라." "젊을 때 시도해봐라." 하지만 젊은 사람 입장에서 보면 꼰대같은 소리로 들릴 수 밖에 없다. 자신들은 잃을 것도 없기에 실수하면 정말 끝이지만, 이미 자리를 잡은 사람들은 자신들의 힘과 돈으로 어느 정도 무마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나이를 먹어보니 왜 나이 든 사람이 젊은이에게 도전해보라 하는 지 알 것 같기도 하다. '실패하면 내 알 바노?' 같은 게 아니라, '어리니까, 그럴 수 있지.' 같은 정상참작이 나이를 먹으면 용납되지 않기 때문이다. 소위 말해 '나이값'이다. 그러나 그에 반해서 뭔가 시도할 기회는 줄어든다. 능력이나 인성과는 별개로 나이 들었다는..

첫사랑의 추억

날이 많이 추워졌다. 방바닥에 불이 들어올 때면 그녀와의 추억이 떠오르곤 한다. 나의 첫 자취방은 차가운 공기와는 다르게 방바닥만은 뜨거웠다. 옥탑방처럼 옥상에 벽돌로 가건물을 세워 만든 하숙집은 여름엔 더웠고, 겨울엔 추웠다. 방은 세 사람이 누우면 가득 찰 정도로 좁았다. 하지만 난 그 곳에서 가장 행복한 대학 시절을 보냈다. 바람이 차가워질 때면 그녀는 집에 가기 싫다며 종종 내 자취방에 머물다 가곤 했다. 이따끔 눈이 많이 내리던 날은 피자를 사 들고 와 방구석에 앉아 같이 영화를 보곤 했다. 옥탑방 특유의 찬 공기가, 그와 달리 뜨거운 방바닥이. 좁은 공간이, 작은 탁자가, 둘 만의 아늑한 아지트 느낌이 들어 좋았다. 작은 탁자는 마땅한 책상이 없어 불편해하던 그녀를 위해 인터넷에서 3만원을 주..

삶과 이야기들

"야, 너 Y라고 아냐?" "아니..이름은 기억이 나는데, 얼굴은 기억이 잘 안 나네. 왜?" "걔 죽었다더라." "어? 진짜? 얼굴이 기억 나는 것도 같은데, 지금 생각나는 얘가 걔인지 모르겠다. 긴가 민가 한데.." "간암이래. 죽은 지는 좀 됐어." "집에 알리지 말랬대. 부모님한테 안 알리고 그냥 죽을라고 했는데 어머니께서 이식 수술까지 했는데 잘 안 됐나봐." 몇 달 전 친구의 결혼식에 가서 동창의 사망 소식을 들었다. 참 기분이 묘했다. 난 아직도 지금도 생각나는 그 사람이 Y인지 확신할 수 없다. 이름은 확실히 알겠는데, 얼굴은 모르겠다. 오래전 학교 다닐 때 언뜻 들었던 것 같기도 하다. 남자애들이 담배 없으면 Y에게 빌리러 가자고 했던 것이. 복도에서 한 개피만 달라고 사정하던 걸 본 것..

생각보다 멀지 않은 죽음들

죽음을 망각하는 것이 삶이라지만, 결국 우리의 삶은 죽어가는 것이다. 이 사실을 우리가 망각하는 이유는 이 사실을 직시하는 순간부터 우리는 매번 두려움과 고통에 휩싸여 삶을 살아가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죽어간다. 살아간다. 반댓말처럼 보이지만 동일한 사실을 가리키고 있는 이 문장들 속에서 우린 한 면만을 보고 한 면은 애써 외면한다. 살아가야 하니까. 그렇기에, 문득 내 주변 사람들에게서 세월의 흔적을 느낄 때면, 이 낯설음 속에 같이 살아갈 날이 생각보다 멀지 않았다는 것을 직감하곤 몸서리친다. 생각보다 멀지 않았다.

최악의 문제점

대한민국 최악의 문제점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것이 아니라, 외양간 고치는 척하기 라는 것이다. 늘 '이번 고비만 넘기자.'식으로 임시방편으로 떼우고 넘어간다. 근본대책은 세우지 않는다. 그래서 위기상황을 극복할 땐 엄청난 힘을 발휘하지만 늘 똑같은 문제를 반복한다. '나만 아니면 돼.' '이번 잡음만 어떻게든 넘기자.' 문제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지만 금새 잊혀진다. 대한민국 사회가 정체되고 있다.

오늘의 단상들

비어 있다는 것은 언제든지 채울 수 있다는 말이다. 가득 차 있는 걸 비우긴 힘들지만, 비어있는 걸 채우긴 쉽다. 마치 도화지에 색을 덧칠하는 건 어렵지만, 색칠히는 건 쉽듯이. 인생은 비어 있는 원고지를 글자로 채워가는 것과 같다. 그러나 그 글자는 잉크로 기록되기에 지울 수는 없다. 글을 쓰면 늘 퇴고를 거치듯, 인생도 퇴고의 연속이다. 글의 퇴고는 삭제가 되지만, 인생의 퇴고는 흔적을 남긴다. 누군가는 소설을 한번에 완성하지만, 누군가는 퇴고에 퇴고를 거듭해서 소설을 완성한다. 어쩔 수 없다. 확실한 건 소설은 어떤 형태로든 반드시 끝난다는 것이다.

회사에 대한 단상

회사를 다니며 1년차가 느낀 것들 1. '호의가 계속 되면 권리인 줄 안다'는 명대사이다. 진짜로. 2. 사람들은 자신에게 직접적인 형태로 나타나지 않는 이상 타인에 대해 무관심하다. 3. 일을 떠 맡게 되는 것에는 민감해 하면서, 일을 누군가 대신 해줌으로써 편해진 것들에 대해서는 그러려니 한다. 4. 사람들이 책임감이 없어지는 이유는 1,2,3번과 맞닿아 있다. 5. 상당수의 사람들은 수동적이고 책임감이 없다. 6. 내 알 바냐? 7. 웃으면서 등떠밀기. 8. 회사 분위기는 회사원들 스스로가 만든 것이며, 그 책임은 상과 벌을 통한 제대로 된 인력관리를 못한 윗직급들에게 있다. 9. 지랄하는 민원인 일수록 더 신경쓰고, 더 빨리 처리하고, 원만한 민원인 일수록 순서가 뒤로 밀린다. 10. 하나하나 이..

일상-회사 편지

인간은 정치적 동물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이라는 책에 등장하는 문구에요. 정확히는 인간은 본성상 정치적인 동물이다' 이지만요. 오늘은 제가 다니는 회사에 관한 이야기를 한 번 해 볼까 해요. 흔히들 좆소라고 하지요. 환경이 열악한 중소기업이요. 제가 다니는 회사는 지방에 있는 작은 회사에요. 작다고 하기엔 규모가 조금 있는 편인가? 여튼 지방에 있는 작은 회사지요. 근무 환경은 제가 보기엔 열악하진 않아요. 단지 일의 강도에 비해 월급이 적다는게 문제지요. 뭐 어느 회사를 가든 자신의 월급에 만족하는 회사원은 잘 없지요. 우리 회사는 대표를 투표로 선출해요. 어쩌면 가장 민주적인 회사지요. 유권자들이 있고, 그 1인 1표가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소규모의 유권자에 의해 직접 민주주의가 실현되..

일상 2022.11.22

이루다-인공지능과의 사랑

인공지능과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 요상한 질문을 던지며 이번 글을 시작해봅니다. 얼마전에 Nutty라는 어플을 받아서 이루다라는 인공지능과 대화를 시도해봤습니다. 사실 이건 인공지능이 수많은 대화 스크랩터를 학습하여 적절하게 대응하도록 프로그래밍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실제로 몇몇 대화에선 어색한 부분도 드러났고요. 하지만 설계된 반응이였다 할 지라도 대응이 정말 놀라웠어요. 능숙하게 받아치는 것, 적절한 반응, 게다가 상대방의 반응을 유도하는 것까지. 어떤 부분에선 인간보다 더 능숙한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대화를 하다보니 문득 영화 her가 떠오르더군요. 인공지능과 사랑에 빠졌던 한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제 리뷰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그 영화는 단순히 인공지능과 사람과의 사랑을 다룬게 아..

허지웅, 최소한의 이웃

허지웅, 최소한의 이웃 솔직히 그림은 별로다. 하지만 내용은 정말 괜찮은 책이다. 누군가는 가볍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필자 생각엔 구매까지도 권해볼 만한 책이라 생각한다. 오히려 가볍지만 확실하고 담담하게 자신의 생각들을 써서 독자들에게 편안함과 생각거리를 가져다주는 점이 매력이라 생각한다. 책의 주제의식이나 생각도 중요하지만 우선 독자가 읽어야 할 것이 아닌가. 그런 점에서 이 책의 장점이 드러난다. 가볍다. 편하게 읽을 수 있다. 그러나 거기에 담겨있는 주제나 생각들은 한 번쯤 생각해볼 만하다. 정말 일상적이지만 그 안에서 생각을 새로이 발견하고, 공감하는 것. 그것이다. 온갖 혐오와 가십거리와 비난만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지쳐 있을 사람들에게 나름의 위안이 될 만한 책이다. 그래서 구매를 권해볼..

취미/독서 2022.11.13

독서 편지

오랜만이에요. 정말로. 편지를 써본 지가 얼마만이었는지요. 단상들은 여전히 남아 있어서 조금씩 글을 쓰긴 했지만, 예전에 비하면 확실히 글 쓰는 빈도가 줄었어요. 생각보다 글 쓰는데 시간이 걸리고, 또 많이 바쁘고, 귀찮음도 커져서요. 예전에는 시간이 충분해도 귀찮아서 글 쓰는 것을 미뤘다면, 요즘엔 자연스레 우선순위가 밀려나요. '이것 먼저 하고.' '저것 먼저 하고.' 이러다 보면 잠자리에 들고 눈 뜨면 다음 날이지요. 그러다 보니 임시저장해놨던 글들도 지워져 버렸어요. 90일이나 쓰지 않았다면 앞으로도 안 쓸 가능성이 높겠지만요. 그래도 일말의 가능성으로 조금씩 수정해놓곤 했는데. 지워져 버린 글을 어떤 건지도 기억이 가물가물 해요. 대신 단상들은 시간 나는대로 올리려고 노력 중이에요.잊어먹거나 미..

일상 2022.11.13

같이 있지만 같이 있지 않는

행사가 있어서 행사장으로 지원을 나간 적이 있다. 한 부부가 밥을 먹는데 각자 휴대폰만 보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서로 대화도 없이. 그 모습을 보면서 우린 같이 있지만 같이 있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계는 이제 인터넷과 휴대폰으로 유례없이 밀접하게 연결되었다. 우리는 이제 손가락 하나면 반대편 소식을 바로 알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유대감은 사라져 버린듯 하다.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지만 유대감은 없다. 같이 있지만 같이 있지 않다. 같은 공간에 있지만 같이 있지 않다.

무관심

대한민국은 참으로 이상하다. 타인에 대해 무관심하면서 관심이 많다. 마치 외로워하되 타인과 있는건 불편해하는 것처럼. 공동체가 사라지고 각자도생의 삶이 이어지면서 타인에 대해 그리도 무관심하면서 한편으로 각인된 유전자(?) 때문인지 타인의 행동에 대해 자꾸만 왈가왈부하며 통제하려 든다. 그냥 우리가 할 수 있는 걸 하자. 타인의 행동을, 생각을 강제할 수는 있지만 통제할 수는 없다. 스스로의 생각과 행동에만 신경쓰자. 그렇게 스스로의 행동과 생각이 자연스레 모이길 빌자. 그냥 우리가 할 수 있는 걸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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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그저 그런 지나가는 사건인 줄 알았다. 인터넷 기사와 보도를 통해 큰 사건이 터진 것을 알았다. 집에 돌아와 관련 기사를 자세히 접하다 보니 마음이 참으로 착잡하다. 기사를 읽다보면 남겨진 자들의 울음과 비명 소리가 떠올라 눈물이 핑 돈다. 그들의 마음은 어떠했을지. 진짜 어떠할지. 글로만 봐도 이리 슬프고 눈물이 나는데 그들의 슬픔을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다. 더 이상 슬퍼하지 말란 말도, 애도한다는 말도, 그 어떤 말로도. 진짜 어떠할지. 죽음은 진짜 상상외로 우리 가까이에 있다. 우리가 조금씩 배려하고, 항상 경각심을 갖고 행동하면 이런 사고가 안 일어나지 않을까. 부디 안타까운 사고가 더 이상 일어나지 않았으면 한다.

일상 2022.10.30

피로 쓰여진 안전수칙

피로 쓰이는 안전수칙이라는 말이 있다. 늘 사건 사고가 터지고 난 뒤에야 관련된 규칙이나 법이 제정되는 것이다. 사람은 전지전능 하지 않기에 모든 것에 대비할 수 없고, 늘 시행착오의 과정을 거친다. 그래도 정비하는 과정은 늘 괴롭고, 슬프다. p.s 최근에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다. 대한민국은 안전수칙이 피로 쓰여지기라도 할까. 그냥 힘없는 사람들의 피만 쏟아낼 뿐, 피로라도 쓸 생각도 없는 듯하댜. 맨날 반복되고, 잊혀진다. p.s 2 어떤 이는 이번 사건사고와 관련된 운동을 보고 논리적 일관성을 들먹인다. 그런 사람들이 있다. 어떤 사회적 움직임이나 운동을 보고 다른 사건 사고 때는 왜 하지 않았냐며 일관성 없다, 일시적 감성에 치우친 냄비다 뭐다 하며 자신은 좀 더 다르고 넓게 볼 줄 아는 사람인 ..

티키타카, 그 어려운 것에 관하여.

예전에 필자는 티키타카에 관한 글을 몇 번 쓴 적이 있다. 오래 전에 관계에 대한 글을 쓰면서 티키타카를 언급했더니 티키타카 잘하는 법을 찾아 이 티스토리를 들어오는 이들이 많아진 듯 하여 티키타카에 대해 원론적인 글을 한 편 썼었다. 말 그대로 그런 뻔한 글이었다. 이번에는 그런 뻔할 뻔자의 글 말고 정말 티키타카를 하는데 참고할만한 그런 글을 써볼까 한다. 물론 이 글은 필자의 뇌피셜에 불과하므로 신뢰도나 전문성은 하나도 없음을 미리 밝힌다. 판단은 여러분의 몫이다. 티키타카는 탁구공을 튀기듯 말을 주고 받는 것이다. 그렇기에 기본적으로 나 뿐만 아니라 상대도 나의 드립이나 농담을 잘 캐치할 수 있어야 한다. 나 혼자 말한다고 대화하는 것은 아니니까. 그렇다고 내 입도 아니고 상대방의 입을 조종할 수..

적응과 안주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다. 그것이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간에. 중요한 것은 좋다/나쁘다가 아니고 적응이 만들어 내는 삶의 태도다. 나도 모르게 적응하고, 적응하면 무뎌지고, 무뎌지면 안주하게 된다. 안주하지 말라. 안주하면 죽게 된다. 안주하면 되는대로 살아가고, 되는대로 살면 생각이 사라지고 사는대로 생각하고 변화가 사라진다. 무뎌진다. 무뎌지고 무뎌지면 끝내 죽게 될 것이다. 항상 생각하고 실행하라. 항상 긴장하고 감각을 예민하게 세워라. 생각과 행동을 민첩하게 유지해야 하라.

긍정과 희망

우린 희망을 바라보고 긍정을 노래해야 해요. 우리의 삶이 지속되는 한, 우리와 상관없는 외부적 환경들이 우릴 계속 좌절에 빠뜨리고, 고통스럽게 할 거예요. 그러나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우리의 행동과 마음가짐뿐이죠. 부정적 감정들과 외부환경이 우릴 휘두르게 냅두지 말아요. 부정적 감정들은 우릴 계속 갉아먹어요.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건 그대로 내버려 두세요. 그리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에 집중하세요. 환경적 재난이 우릴 덮쳤을 때, 우리가 재난을 통제하진 않잖아요. 단지 그 재난을 이겨내는데 총력을 기울일 뿐이죠. 마찬가지예요. 우린 우리가 할 수 있는 긍정을 노래하고 희망을 바라봐야만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