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2014)
Her
사실 이 포스터는 전에 썼던 것을 그대로 옮겨온 것이다. 본 지 꽤나 됐는데, 이 블로그에 이제서야 올린다.
본 영화 Her에 대해서...
이 영화에 대해서 호불호가 갈릴듯 하지만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다.
시험기간에 바쁘다고 꿍시렁대면서 영화를 보다니...
음...
그 점수의 이유는 호불호가 갈릴 듯 싶어서.
1-1. 결말이 무언가 딱 속시원하게 끝나는 것이 아니다.
1-2. 무언가 하나의 장르로서, 특징적인 것이 있는 것이 아니다.
1-3. 재미, 감동 이라는 감정 사이에서 미묘하게 미적지근하게 진행된다.
이상 3가지 이유로 호불호가 갈릴 듯 싶다.
영화 자체는 어렵지 않게 보았다.
무언가 확고한 메시지를 전달해주길 바라는 영화를 원하시는 분이라면, 이 영화 뭐지???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을 듯 싶다. 하지만 오히려 질문을 스스로 던지게 만들어주는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 라는 질문보다는 자연스레 보면서 떠오르는 질문들...
1. 사랑과 관계, 그리고 소통
우리는 OS와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OS와의 사랑은 사람과 사람과의 사랑과 다른 것일까? 그저 이상한 것일까? 애초에 정상적인 사랑이란 무엇일까?.....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테오도르의 사랑이 본질적으로 사람과 사람과의 사랑과 동일선상에 놓여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테오도르가 왜 사랑에 빠졌는가에 대해 우리는 고찰해보아야 한다. 테오도르가 사랑에 빠진 것은 자신을 이해해주기 때문에? 소통이 됐기 때문에? 그렇다. 소통이다. 그렇다면 OS와 '말이 통하니까' (일단 그렇게 프로그래밍이 되었냐의 여부를 차치하고서라도) 소통이 된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일까? 아니였다...테오도르와 OS은 소통이 되지 않았다. 바로 이점이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과 똑같았기에 동일선상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 것이다. 우리는 결코 서로와 소통할 수가 없다. 각자 소통되었다고 생각하고, 접점이라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는 지점으로서 이야기하는 것이다. 감정의 공유라는 것이 있지 않을까....하는 희망사항이지만...사실 우리는 이것을 확인할 수가 없다. 내가 너를 사랑해 라고 말하는 것과 네가 나를 사랑해라고 말하는 것이 과연 똑같은 사랑일까? 나는 슬퍼 라고 말하는 것과 네가 슬퍼라고 말하는 것은 과연 똑같은 슬프다는 감정일까?...우리는 이것을 알 수 없다...불행히도..우리는 끝없이 소통하려고 노력하고 그 접점을 만들기 위해 애쓸 뿐이다....테오도르와 OS와의 사랑도 마찬가지였다. 테오도르와 OS는 사실 자기애에 빠진, 자아도취에 빠진 이들이 아니었을까? (우리는 상대방에 눈에 비친 사랑에 빠진 자신에 빠지지 않도록, 나르시시즘에 주의해야 한다.)....과연 서로가 서로를 사랑하고 있다고 느끼는 것이 진정 사랑일까의 의문들......그리고 사람과 사람과의 사랑은 이와 다른가?
이 영화를 보면서...사랑의 본질과 소통, 관계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해주었다.
2. 개인화 되어가는, 고독스러운 현대인들..진정한 행복이란?
이에 대해 말이 많다. 대한민국에서 한창 힐링 열풍이 불기도 했다...고독하다고, 힘들다고 하는 이들이 참으로 많다. 테오도르는 OS와 지내게 되면서 혼자서도 얼마든지 즐겁게 지낼 수 있게 되었다....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자. 어이쿠 남자 혼자 나이처먹고 컴퓨터에 사랑이나 빠져서 혼자 히죽히죽 웃고, 떠들고 있어서 불쌍해..가 아니다. 진정으로 혼자서도 즐거울 수 있다면, 그리고 그것이 행복이라면?
요즘은 싱글족도 많다. 커플, 연인들만의 즐거움이 있듯이 싱글은 싱글만의 즐거움이 있다....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한다...대화를 해야하고 사회생활을 해야 한다..그러나 OS(이름 : 사만다)처럼 오로지 자신과의 관계에 충실하고 대화도 즐거이 늘 함께 할 수 있는 상대가 나타난다면?......
저렇게 늘 사만다를 데리고 다니는 테오도르는 현재 스마트폰을 늘 지니고 다니면서 '톡'을 하는 현대인과 놀랍도록 유사하다. 차이라고는 목소리로 통화하듯 한다는 것과 손가락으로 놀리는 것이라는 차이?
3. 여러명을 동시에 사랑하는 것은 가능한가?
다중적인 사랑이 가능할까? 나는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은 자로 잴 수 없다...그래서인지 변덕도 심하고, 순 자기멋대로다....한 사람을 사랑하게 되었다고 해서, 다른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주 논리적인 로봇만 가능할 뿐이다...하지만 이것은 이성적으로 이해될 뿐, 가슴으로는 이해되지 않는다. (어떤 이들은 다른 이에게 육체가 아닌, 마음을 주었다는 것이 진정으로 바람이라고 여기기도 한다.).....테오도르는 사만다가 여럿을 동시에 좋아한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는다....이는 어찌보면, 1번에서 언급한 자기애와 맥락이 닿아있다. 상대방에게 나는 특별한 사람이고 싶다. 단 하나뿐인 사람이 되고 싶다는 것이다. 물론 반대로 나에게 있어서 상대방은 단 하나뿐이라는 생각이다....그러나 마음은 측정할 수가 없다....내가 100만큼 사랑한다고 해서 상대방이 100만큼 사랑하리라는 보장도 없고, 상대방이 생각하는 100과 내가 생각하는 100이 다를 수 있다....(우리는 그렇게 서로를 향해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지만 싸우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상대적인 점수이기에...) 나는 여럿이서 동시에 사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뭐 이것은 이성적으로 생각했을 때, 이에 동의하는 이들도 많을 듯 싶다. 그 일이 막상 닥쳤을 때 받아들일지 말지는 가슴에 달린 일이고....(뭐, 인터넷만 봐도 양다리, 아니면 흔들리는 내 자신에 대해 고민하는 이들이 많으니....이게 불안해서 그런지 안전한 연인관계 놔두고 다른 관계가 괜찮은지 돌다리 두드리듯 재면서 괜찮으면 넘어가고, 아니면 연인관계로 돌아가고....)
대강적으로 이렇게 크게 3가지의 질문이 떠올랐다....
이 영화를 보면 자연스레 이런 질문이 떠오르게 된다. 그런 영화다. 이 영화는 그에 대해 답을 내려주지 않는다. 단순하게 보면 OS와 사랑에 빠진 남자 이야기. 컴퓨터와의 사랑이 진정 가능한가? 라는 메세지를 던지는 영화같지만, 그보다도 사랑과 관계, 소통에 대해 자연스레 질문해보고 스스로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영화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 추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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