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영화

Cast Away(캐스트 어웨이)

어둠속검은고양이 2013. 11. 6. 18:12



캐스트 어웨이 (2001)

Cast Away 
9.2
감독
로버트 저메키스
출연
톰 행크스, 헬렌 헌트, 닉 세어시, 크리스 노스, 폴 산체즈
정보
드라마 | 미국 | 143 분 | 2001-02-03

캐스트 어웨이...

cast away의 뜻을 찾아보니, 낭비하다, 버리다, 제거하다, 물리치다, 난파하다 등...
미국식 영어로 castaway 이렇게 한 단어로 '조난자.'

케스트 어웨이를 한 단어로 뭐라 표현할 수 있을까?
'윌슨'과의 섬에서 함께한 시간? 자연속에의 진정한 문명인? 아니....뭐라 표현해도 '조난자'라는 단어만큼 이 영화를 딱 설명해주는 것은 없을 것이다. 조난자. 이 영화는 조난자다. 사고가 나서 조난당한 조난자, 인간관계에서 사라진 조난자, 문명의 조난자.
이 글을 쓰면서 느끼는 것인데, 우리 모두는 조난자일지도 모른다....
초등학생 때 이 영화를 봤을 때, 마냥 웃기고 그럭저럭 재밌게 볼만한 영화였는데...
대학생이 돼서 보고나니 눈시울이 조금 붉어지는 장면들이 더러 있었다. 이것도 꽤나 마음에 드는 영화다.

연출과 톰 행크스의 명연기가 너무도 빛나는 영화였다.
영화가 담고 있던 메세지는 거창하지도, 심오하지도 않았지만, 있는 그대로 당연한 것을 일깨우는 것이었고, 그 당연한 것이 연출과 스토리와 톰행크스의 연기를 통해 멋지게 살아난 영화였다.

짤막하게 스토리를 설명하자면, 미국 최대 택배회사 FedEx의 사원이던 척(배우 톰행크스)은 비행기로 택배를 싣고 가던 중 알 수 없는 사고로 비행기가 바다에 추락하게 된다. 척은 폭풍우치던 그 날 밤, 알 수 없는 무인도에 도착하게 되어 정신을 잃는다. 다른 이들은 어떻게 됐는지 알 수 없으나, '척'은 섬을 조사해보지만, 이 섬에는 오로지 '척' 한명 밖에 없으며, 외부와 연락할 길이 없다.
그렇게 섬에서 혼자 적응하며 지낸지 4년이 지난 후....척은 간신히 섬에서 탈출하는데 성공하고, 사랑했던 여자친구를 찾아가지만 여자친구는 다른 남자와 결혼해버린 후였고, 살아돌아온 척은 앞으로 무엇일지도 모를 무엇을 위해 길을 떠난다.
2시간 20분정도의 이 영화는 주로 척이 섬에서 어떻게 보냈는지, 그리고 사회로 돌아온 후 어떤 지에 대해 비추고 있다.

멋있는 연출과 톰 행크스의 명연기들

왜 하필 척은 택배회사 직원인가?

척(배우 톰 행크스)은 택배회사의 직원이다. 영화에서 나오는 장면으로 봐서 일선을 담당하는 실장? 팀장? 지점장? 정도는 되는 듯하다. 담당하는 택배물량만 29만개에 이를 정도니 말이다. 이 영화의 도입, 초반부에서 척이 시간을 강조하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물론, 택배회사기 때문에 시간을 칼같이 지키려고 하는 척의 태도는 이해될 수 있다. 하지만 왜 하필 주인공의 직업이 택배일까?
바로 '시간'이다. '시간'을 말하기 위해서 주인공의 직업이 택배원으로 선택된 것이다. '시간'은 모든 business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것이자, 가장 중요한 것이다. business는 굉장히 문명화된 사회를 표현해주는 단어이며, 이는 주인공이 문명화된 인간임을 드러내기도 한다. 
그리고 택배, 물류업은 인간의 business가 이루어지게끔 만드는 가장 근간이 되는 사업이기도 하다. 또한 시간은 인간의 가장 훌륭한 발명품 중 하나이며, 문명을 자체를 상징하기도 한다. 택배(물류업)과 business, 그리고 시간은 이렇게 '문명'이라는 한 단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문명화되었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사실, 이 영화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문명이 아니다. 문명화되어 있는 인간에게 뜻하지 않는 역경과 고난이 닥쳐오고, 그것을 어떻게 극복하고,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그리고 이를 통해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를 우리에게 물어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필자가 앞에서 저렇게 '문명'을 강조했으니, 그에 대한 해답을 내놔야겠다.
이 영화에서 분명한 것은 빽빽한, 문명화된 척이 등장하고, 그런 척이 조난을 당했으며, 구조된 후에는 바뀌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문명화되었다는 것은 인간이 어떤 존재인가를 말하기 위해 조난당한 척을 그리듯 그와 대비되는 역할로서의 척을 상징정도로 볼 수 있겠다. 이런 관점에서보면, 문명적인 것은 인간이 인간일 수 있는 이유를 말하는 듯 싶다.

- 필자, "우리는 모두 조난자이다."

 '우리는 모두 조난자이다.'라는 말은 필자가 이 글을 쓰면서 떠올린 것이다. 우리는 모두 (심리적)조난자이다. 무슨 말이냐고? 영화 중에서 척이 수첩을 꺼내며 그의 여자친구와 서로 일정을 맞추는 장면이 순간 나온다. 둘 다 매우 빡빡한 일정인데 서로 한 발씩 양보해서 일정을 맞추는 것이다. 또한, 척은 분단위로 시간을 쪼개면서 밑에 택배직원들을 쪼아댄다. '마치 기계처럼' ......
섬에서 홀로 4년을 살았던 척을 생각해보면 인간은 절대로 혼자 살 수 없는 존재다. 상황, 활동, 장소 등 정말 모든 것들이 다 연결되어 있으며, 그것은 사람과 사람끼리 이어진 관계에 의해 형성되고 있다. 당연히 문명도 그렇건만, 문명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은 심리적으로 전혀 그렇지가 못하다. 현대 사회에 살아가는 이들은 외롭다고 말하며, 스스로를 고립시킨다. 모두들 심리적으로 조난자인 것이다....현대 사회에서는 스스로 조난자가 됨으로써 문명을 즐기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물론, 이 영화에서 척이 심리적으로 고뇌하거나 그런 것은 없으며, 위 생각은 순전히 나의 개인적 생각을 해본 것에 불과하다.
영화가 하고자 했던 말을 반대로 해석한 격이라고 봐야 하나...

왜 하필 '아무것도' 없는 섬일까?

이 또한 분명하다. 문명화되지 않은 섬을 그리기 위해서다. 또한 척이 어떠한 관계맺음도 없는 상황을 만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동물이 있으면 애완용으로 키웠을지도 모른다. 그럼 이야기가 달라진다. 하고자 하는 말을 전달하는 정도가 약해질 수도 있다.

배구공으로 만든 '윌슨'과 윌슨에게 대해 애틋한 감정을 가진 척이 등장하는 것은 왜일까?

당연히 위의 질문과 연결된 것이다. 아무것도 없는 섬에서 홀로 4년 이상을 버텨야 했던 척은 도저히 누군가 없으면 못 견딜 것 같다. 의사소통도 할 대상도, 그렇다고 키울 수 있는 어떠한 생명을 지닌 동물도 없으니 그는 배구공으로라도 친구를 만들어야만 했던 것이다. 그가 윌슨에게 화를 내거나, 뗏목에서 떨어져 윌슨이 바다로 사라질 때 그렇게나 간곡하게 붙잡으려 했던 모습은, 그에게 있어서 배구공은 관계를 나눌 수 있는 유일한 존재였던 것이다. 이 장면으로 보고 조금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역시 연기를 잘 하는 톰 행크스다.

"자살하려고 시험삼아 통나무에다가 줄을 매달아서 (절벽위의)나무에 걸어봤는데, 나뭇가지가 못 견디고 끊어지더라고 그 후부터 생각했지. 그냥 살아야겠다고. 살아가야겠다고."
척이 구조되고 난 후에 친구에 하는 대사인데, 이것이 핵심 대사라 할 수 있다.
처음 섬에서는 모든 것이 막막했다. 고도화된 문명에서 살아온 그가 가진 거라곤 공기가 반쯤 빠진 구명보트, 주머니, 옷.....
나중에 떠내려온 몇몇 택배물품들(비디오테잎, 스케이트, 배구공..)휴대폰 호출기 따위 있어봐야 하나도 쓸모 없었다.
  여담 - 가만히 생각해보면, 현재 문명도구들은 문명위에서 만들어진 고도화된 문명도구들이다. 허나, 정작 본연의 자연 앞에서는   하나도 쓸모없다...휴대폰, 컴퓨터, 카메라, 라디오, TV 등....전기나 건전지 없이는 돌아가지도 않고, 물에 젖으면 쓸모없어진다.     책은 그나마 불 지필때라도 쓸모가 있겠다. 오히려 자연에 근접한 문명만이 진실된다. 바로 '불'. 톰 행크스가 만든 불이나 돌이나   나무를 이용해 만든 도구들이야 말로 진정 자연 앞에서 쓸모있는 문명이다.
이렇듯 예기치 못한 큰 고난(조난당함ㅋ)을 당했어도 그것을 극복할만한 해결방법은 어떻게는 존재하며, 또한 그러한 고난들을 해결해야 할 문제점으로만 보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받아들인 채로 살아가는 것.
이 영화에서 하고 싶은 또 다른 말이다....
1. 인간이라는 존재는 홀로 살 수 없는 사회적 존재다. 사회적으로 완성되어가는 존재가 바로 인간이다.
2, 고난은 얼마든지 있으며, 그것을 극복할만한 방법도 얼마든지 있다. 그리고 그 고난들을 받아들이면서 살아가는 것이다. 

여담 - 일생에서 한 사람만 사랑할 수 있을까?

척을 사랑했던 여자친구 켈리. 그녀는 척이 살아있을 거라고 굳게 믿으며 돌아오길 기다렸지만...결국 포기하고 다른 남자와 결혼했다. 둘 사이에 아이도 있다. 그런 그녀에게 척이 찾아왔다. 섬에서도 그녀가 선물한 회중시계에 있던 사진만을 보고 또 보며 버티던 '척'. 척과 만난 켈리. 켈리는 그에게 보여줄 것이 있다며, 마지막 날 같이 타고 갔던 자동차를 보여준다.
그녀가 간직하고 있었던 것이다....그리고 그 차를 돌려받은 '척'과 차를 타고 떠나던 척을 부르던 켈리.
켈리와 척은 결국 서로를 껴안은 채 사랑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자동차에 탄 켈리보고 "이만 돌아가."라고 냉정히 말하던 척.
그리고 그렇게 헤어진 채로, 척은 지도를 펼치고 새로운 길을 떠난다.
떠나기 전에 마지막 최후의 택배(?)...섬에서 유일하게 포장을 뜯지도 않고 간직했던 택배를 전달해주고 갈림길에서 고민하던 척과 그 택배 주인(여자)은 짧은 만남을 가지고, 척은 그녀가 사라진 방향을 본다. 어느 곳으로 갔을지는 과연?
난 이 결말 그냥 마음에 든다. 어느 갈림길로 갔을까?..

켈리는 분명히 현재 남편을 사랑할 것이다. 그리고 과거에 묻었던 척도 사랑하고 있을 것이다. 켈리는, 아마 두 사람 모두를 사랑하고 있을 것이다....묻었던 사람을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아니, 사랑했던 사람을 잊을 수 있을까? 어느 쪽이든 가능하다.
어쩌면 켈리는 척을 사랑하는 마음이 계속 남아있는 채로 현재 남편에게 사랑에 빠지고 결혼했을지도 모른다.
마음...그리고 현재의 관계에 대한 충실성.

연출은 좋았다.
도입부나 초반부가 좀 지루할 수도 있었지만, 도입부로 인해 척이라는 사람이 어떤 유형인가를 잘 보여주고 있으며, 척이 치아를 아파하는 것이 복선으로 연결되어 오히려 4년후의 섬 모습을 나타낼 때 자연스럽게 넘어가서 좋았다. 또 4년후 수염과 머리카락이 덥수룩하게 자란 척이 아주 능숙하게 생선을 잡고, 그 자리에서 회로 먹는 모습으로 처리한 것도 압축적으로 상황을 잘 드러내주었다. 문명화된 모습이 남아있지 않은 그를 단적으로 보여주었다. 당연히 이런 연출에는 톰 행크스의 연기가 돋보였다.
되는 일 없이 갑자기 꼬라지 팍, 빡쳐 오를 때의 모습, 치아를 스케이트 날을 이용해 자신의 손으로 뽑을 때의 모습(보는 내가 진짜 소름이;;  치아신경치료도 마취도 안하고 받아본 적 있는 사람인데..;;), 윌슨을 찾을 때, 떠내려가는 윌슨을 향해 간곡하게 외치는 모습 등은 감정을 잘 몰입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섬에서 태어난 윌슨은, 문명사회로 떠나는 척에게는 헤어져야 할 대상이었을 것이다.

"미안해, 미안해! 윌슨!"이라고 외치는 톰 행크스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 하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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