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뉴스 기사를 보았다.
이래서 기사는 논조, 단어 한 마디에도 신경써야 함을 느꼈다.
'꾸준히 증가하는 여소방 공무원..... 현장서는 딜래마'
라는 기사제목이다.
글을 읽어보면, 여성 공무원 증가는 불가피하며, 신체적 특성을 고려한 임무 배치를 위해 내근이나 구급분야로 적극 배치중이라고 한다. '반면 불이 났을 때, 화재 현장에 직접 뛰어 들어가 부상자를 데리고 나와야 하는 구조 업무에 종사하는 여성 공무원은 단 한명도 없었다.'라고 쓰여 있었다.
댓글도 가관이다.
소방,경찰,군대에는 여자가 필요없다 라던지,
소방관은 남자가 해라,이건 성차별이 아니다 라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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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의 문제는
1. 애초에 소방관의 업무를 위, 아래로 나눈다는 것이고,
2. 업무 강도를 '육체적'인 부분으로 비교한다는 것이며,
3. 여성들이 '육체적'으로 쉬운 부분에 종사한다고 씀으로써 남녀갈등을 유도한다는 것이다.
이 기사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현장인력이 부족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장인력이 부족한 것을 여성들 채용 증가로 인한 내근직 증가 문제로 화살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말하는 것을 빙자하여, 싸움을 부추기는 것이다.
여성 채용 증가가 문제가 아니라, 채용 시스템의 문제다.
1. 남/녀 체력 측정이 다른 것이 문제고,
2. 일괄적으로 채용한 후에 배치가 이루어지는 것이 문제다.
애초에 현장직/내근직을 구분해서 뽑으면 될 일이다.
그것이 안된다면, 체력 측정 자체를 동등하게 해서 뽑으면 배치하기 수월해질 것이다.
어느 여성 소방 공무원의 말을 들어보자면, 현장구조 보다 구급이 출동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한다. 엠뷸런스를 타고 오는 그 구급활동 말이다. 또한 그 구급활동은 관력학과와 자격증이 필수다. 그렇다보니 여성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이다. 신문에서도 보다시피, 구급 1584명, 행정 954명으로 행정보다 구급에 종사하는 여성분들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직이 부족하면, 현작직만을 추가해용하는 방식으로 시스템을 개선해야 하는 것이 옳지, 이것을 여성 지원자 증가의 문제로 화살을 돌리는 것은 말도 안되는 것이다.
또한, 앞서 말했다시피, 현장직(구조) 못지 않게 구급활동도 중요하고, 더 잦은 출동을 하는 직군인 것이다. 결론은 소방직에 근무하는 것을 위,아래로 구분짓는 것 자체가 말도 안되는 것이다. 행정이 '육체적'인 부분에서 수월해 보일 수 있겠지만, 그들만의 정신적 고충도 있을 것이고, 누군가는 해야 할 일 중 하나인 것이다.
이런 것을 싸그리 무시한 채, '육체적 활동'을 빌미로 소방 일의 등급을 나누고 비교하는 것, 그리고 이것을 빌미로 여성 채용에 대해 반감을 유도하는 이 기사는 분명히 잘못 됐다.
제대로 된 조사를 하지 않고 작성한 기사나, 그것을 읽고 남녀 평등이라는 말을 빌미로 여성에 대한 반감을 마구 드러내는 사람들이나 한심하게 보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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