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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윈도우10 사태를 열심히 까대는 이들에게 던지는 한 마디

어둠속검은고양이 2017. 1. 3. 12:27

베네수엘라 윈도우 10 사태로 시끄럽다.

MS에서 차단 및 환불하는 것으로 사태가 마무리되는 듯한데, 국내에서 한 사용자가 변호사를 통해 정식 소송을 거는 것으로 2차전이 시작됐다.



필자는

베네수엘라 윈도우 10 사태에 대한 본질과 이 대란에 대해 비웃음으면서 뽐거지니 뭐니 하는 사람들에게 한 마디하고 싶어서 이 글을 쓰게 되었다.


참고로 필자는 윈도우 정품을 사본 경험이 없다. 이번 대란 때도 사지 않았다.

왜냐면 컴퓨터에 대해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그냥 대기업의 컴퓨터를 사서 쓰다가 수명 다됐다 싶으면 바꾸기 때문이다. 마음 같아서는 조립컴퓨터로 알뜰하게 맞추고 싶은데 T.T 자신이 없다.....그냥 나와있는 제품을 산다. (어서 오십시오. 호갱님)


사건의 경위는 이렇다.


이번에 전례없는 유가 폭락 -> 베네수엘라 경제 치명타 -> 화페 통화량 증가(인플레이션) -> 환율 개판 -> 윈도우 가격이 한국돈으로는 매우 싸네 ^^(방긋)


이로 인해 베네수엘라 윈도우10 pro가 아주 싼 가격, 3 .47달러(거의 4천원)에 형성이 된 것이다.


이 때다 싶어서 많은 한국인들이 윈도우 10 pro를 구매한 것으로 안다.


MS에서의 환불조치는 정당하다.


일단 윈도우10이나 오피스 제품군을 구매 시 동의하게 된 약관에는 비정상적인 금액일 때 환불 또는 차익 청구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또한, 주소 허위 기재로 거주 구역이 달라도 구매는 무효가 되기 때문에 MS의 환불조치는 정당하다고 할 수 있다.


씁쓸하겠지만, 구매 시 약관에 동의를 하고 샀기 때문에 계약 약관에 따라 환불조치가 된 것은 뭐라 할 수가 없다.


하지만, 그것보다도 필자가 화가 나는 것은 뽐거지니 뭐니 주장하면서 말도 안되는 논리를 들고 나오는 사람들이다. 솔직히 말해서, 남들이 싸게 사니까 배 아파서 공격하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뽐거지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다.

정당한 가격에 사지 않고 싸게 사려 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미국 사이트에 들어가서 배대지를 이용하거나, 혹은 해외배송택배가 되는 상품들을 직접 번역해가면서 싸게 사온다고 했을 때, 우리는 이를 두고 뭐라하지 않는다. 경제학까지 갈 필요도 없다.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은 싸게 사기를 원하고, 기업들은 적절한 가격을 매겨서 판매할 뿐이다. 그 가격이 서로 매칭 됐을 때 거래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싸게 파는 정보를 찾아서, 싸게 산 것뿐인데, 그것이 문제인가? 그리고 '정당한' 가격이란 없다. 소비자 입장과 판매자 입장에서의 가격은 늘 다르다. '정당하다'라는 말을 누가 어떤 기준으로 맞출 수 있는가? 어떤 제품에 '정당한 가격'이 있다고 한다면, 동일 제품들은 모조리 그 하나의 가격으로 통일되어야 할 것이다. 그것이 과연 자유경쟁시장일까? 싸게 파는 곳을 검색해서 싸게 샀을 뿐인데, 뭐가 뽐거지인지 모르겠다. 좋은 제품을 싸게 판다 계약서를 명시해놓는데 이를 거부할 이유가 있는가.

잘못한 것은 계약서를 잘 명시한 쪽에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거래는 일종의 매매 '계약'이다. 상품을 이 가격에 인도하겠다고 명시한 것이고, 우리는 이 가격을 지불함으로써 인도를 청구할 수 있는 권리, 소유권 등을 보장받게 되는 것이다.




어떤 이는 피해자 논리를 가지고 와서, 남이 문제가 생겼을 때, 뒤통수 치는 행위다고 말하기도 한다. 가해자-피해자 논리로 접근하는 것은 잘못된 접근이다. 매매 행위는 서로가 약관을 통해 어떻게 거래하겠다고 명시를 하고, 이를 이행하겠다고 서로 약속하는 일종의 계약이다. 계약인데 피해자, 가해자 논리를 들고 올 필요가 없다.


MS에서는 3.47달러에 이행하겠다고 명시했고, 사람들은 3.47달러라면 내고 사겠다고 주장한 것일 뿐이다. 갑작스러엔 환율변동이나, 재난 등 기타 문제로 인해 계약을 이행하기 어려울 경우에는 '보험'처리를 하던지, 위약금 등을 물고 계약을 파기하는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장난감을 생산해서 미국에 보내기로 했는데, 한국에서 전쟁이 터지는 바람에 장난감 생산을 못하게 됐다. 그러자 미국에서 기한 내에 장난감 배송이 되지 않았으므로, 배상금을 내놓으라고 한다. 이럴 때도 미국이 냉혹하다고 말할 것인가?

전쟁이 났는데, 그런 불리한 상황에서 뒤통수 친다고 말할 것인가? 계약을 한 이상 계약 당사자끼리는 이를 이행할 의무를 진다.


MS의 윈도우10도 마찬가지다. 환율에 의해 이런 거지같은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를 대비 했어야 한다. MS에 책임이 있는 것이다. 이런 경우를 대비 보험을 들어놓는다던지, 혹은 이런 경우에 대한 약관을 명시했어야 했다.

-국가의 갑작스런 경제변화로 인한 보험이..아마 있을 것이다.

-MS에는 이런 경우를 대비해서 이미 약관에 넣어놨다. '비정상적인 금액일 때 환불 또는 차익 청구할 수 있다.' 로. 그렇기 때문에 MS에서 환불조치를 취한 것이다.


웃기지도 않는 논리들을 가지고 와서 꽥꽥 되는 꼴을 보면 답답하다.


소위 '되팔렘'들...

이들은 조금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


중고거래에 대한 법적인 허용이 어디까지인지가 조금 다르기 때문이다.

유형물들...대표적으로 도서 같은 경우는 '권리소진원칙'을 적용한다. 무슨 소리냐면, A가 책을 사는 순간, 그 책의 소유권이 원권리자에게서 구매자A 에게 이전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A가 이 책을 찢어 버리든, 다시 되팔든 아무런 법적 하자가 없다. 원권리자 입장에서는 조금 씁쓸할 수도 있겠다. 책을 하나라도 더 팔아야 하는데, 중고거래가 법적으로 허용되니, 파이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프트웨어는 어떨까?

이는 국가마다, 그리고 사건마다 입장차가 다르고, 판례도 다르다.

소프트웨어는 무형물로서 유형물과 다르다. 권리가 구매자에게 넘어가는지 눈으로 확인할 수가 없다. 이 소프트웨어의 거래는 두 가지로 구분되는데, '매매'와 '라이선스 계약'이다. 매매로 파악하는 경우에는 유형물과 동일하게 취급한다. 라이선스 계약은 다르다. 사용할 권리만을 넘긴 것이므로, 중고거래가 법적 보호를 받을 수가 없다. 원저적권자가 배포하지 말라고 법적으로 조치를 취할 수가 있는 것이다. 여담으로, 유럽재판소 같은 경우는 권리소진원칙을 넓게 해석하고 있다. 무형물에도 적용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되팔렘'이라 불리는 이들은 '중고거래'를 위해서 대량 구입을 했는데, 이 '중고거래'가 허용될지 말지는 법원의 입장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여튼, 필자는 되팔렘 행위 자체가 왜 문제인지 모르겠다.

되팔렘이 문제라는 논리에 따르면, 우리는 도매상들도 다 문제라고 주장해야 일관성이 생긴다. 어떤 물건을 해외에서 싸게 대량으로 사서, 국내에 들여와서 싸게 파는 것이 문제인가? '정보'가 돈이 되는 세상이다. 고급 정보를 파악해서, 빠르게 싸게 구입해서 국내에 되파는 것이 왜 문제가 되는가? 그럼 무역업자들은 다 문제 있는 것인가?



이상으로 열심히 쉴드(?)를 쳐봤다.

깔 때 까더라도, 말도 안되는 논리로, 까는 것은 참으로 보기 안 좋다. 딱할 뿐이다.


여튼 MS의 환불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필자는 생각한다.

또한, 정보를 미리 습득하여, 좋은 물건을 싸게 구입하는 것은 전혀 비난받을 행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