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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봄

서울의 봄 개봉일 : 2023. 11. 22 장르 : 드라마 감독 : 김성수 실패하면 반역, 성공하면 혁명 아닙니까. 영화를 관통하는 명대사다. 그렇기에 리뷰로 이 포스터를 정했다. 그는 실제로 성공했고 대통령이 되었다. 물론 후대의 평가는 그렇지 않았고, 성공했으나 그의 말대로 혁명이라 할 수도 없지만서도. 영화가 꽤 잘 만들어졌다. 대립적인 두 인물을 배치해 선과 악의 대립구도를 명확히 했으며 이태신(정우성) 배우를 통해 대한민국의 참군인에 대한 자긍심, 애국심을 고취시켜 가슴을 울리는 감동을 이끌어 냈다. 명작은 결말을 알고도 다시 보게 만든다는데, 그것을 제대로 실천한 영화다. 이 영화는 실화를 가지고 만들었음에도 2시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몰입하게 만든다. 그것은 감독의 연출 역량도 있겠지만, ..

취미/영화 2024.03.04

오랜만이에요.

오래만이에요. 어떤 말을 해야 할까요. 하고 싶은 말은 많아요. 일단 안부부터 물어야겠네요. 그리고 제 안부도 말해야겠어요. 잘 지내고 계신가요? 전 잘 지내고 있어요. 간단히 말하자면 변함없이 그대로 바쁘게 잘 지내고 있어요.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듣고 싶은 이야기를 해드릴 순 없어요. 이 편지는 방백에 불과하니까. 그러니까 그냥 제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천천히 풀어볼게요. 우선 사회성. 사회적인 인간이 되는 건 실패한 것 같아요. 사실 일반인이 뭐고, 사회인이 뭔지 알 수도 없어요.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그것이 될 수 있겠어요. 다만 확실히 알 수 있는 것은 내가 판단하기엔 제 자신이 사회성이 조금 부족한 것 같다는 느낌과 그런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제 감정뿐이죠. 떠나면서 글 쓰는 것을..

일상 2024.03.04

2024. 01. 01 veracita님께

오랜만이에요. 2024년 1월 1일, 첫 편지를 써봅니다. 이 편지는 veracita님, 당신께 보내는 편지에요. 한동안 글을 안 쓰기도 하고, 그만둘까 생각한 적도 있지만, 어찌저찌 이 블로그를 10년 이상 유지했네요. 첫 가입일이 2013. 02. 28이니 곧 11년차가 될 지도 모르겠군요. 언제부터 이 블로그를 지켜봐주셨는지 기억도 잘 안나지만, 오랜 기간 꾸준히 지켜봐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당신 덕분에 그래도 꾸준히 글을 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추천 받으려고 글을 쓰는 건 아니지만, 이젠 하트에 숫자 1이 없으면 뭔가 아쉽더라구요. 그래서 당신께 편지를 한번 쓰고 싶었어요. 새해라서 뭔가 거창한 다짐을 하는 건 아니에요. 전에도 말씀드렸다시피 날짜는 그저 인류가 만들어낸 관념에 불과하니까. 해..

일상 2024.01.01

일반인 코스프레

뭔가 특별한 건 아니다. 대단한 것도 아니고. 다만 별종일뿐. 특색이라고 하면 특색이겠지만. 보편적인, 일반적인, 그런 것과 거리가 먼 것은 배척받을뿐. 해를 끼치는 것은 아니지만 안 맞는 건 안 맞는 것이다. 그건 만남에서 정신적 자원을 더 소모해야 한다는 의미니까. 안 맞는 옷이라 할 지라도 무대에 참가하려면 맞춰야지. 남들과 비슷한 취미, 비슷한 사고, 비슷한 언행으로 사회성을 갖춰야지. 개성으로 인정받기엔 내가 그리 대단한 사람도 아니니까. 난 그저 사회성이 떨어진 사람일 뿐. 잘 해낼 수 있을까. 일반인 코스프레. 메리 크리스마스.

일상 2023.12.25

소금 뿌린 토양 같은 사회

경쟁이 치열해서일까. 우린 칭찬에 인색한 것 같다. 칭찬하면 내 능력이 상대방에 뒤쳐진다는 걸 인증하는 것처럼. 그래서 힐난하는걸 택한다. 그건 칭찬하려는 용기보다 훨씬 쉬운 선택이니까. 잘하면 본전치기요, 못하면 욕먹는 사회에서. 누가 시도를 하고, 누가 가능성을 열까. 사회를 토양에 비유한다던데, 우리 사회는 비유하자면 소금 뿌린 토양 같다. 상처에 소금 뿌리면 아프듯이, 힘든 실패에 힐난만 돌아온다. 어떤 가능성도, 시도도, 희망도 죽어가는 토양. 사회.

실수에 관대하지 않는 사회

실수에 관대하지 않으면 사람은 수동적이게 된다. 모든 사람은 경험주의자이다. 사회는 완벽주의자를 원한다. 허나, 사람으로 구성된 사회 역시 경험주의자일 수 밖에 없다. 실수에 관대하지 않는 사회는 시도와 가능성을 지워낸다. 용서와 관용이 없는 사회가 진심 어린 사과도 지워내듯이. 실수에 관대하지 않은 사회는 수동적인 사람을, 수동적인 사회를 만들어낸다. 수동적인 사회는 죽어버린 사회다. 병실에 누워 죽을 날만 기다리는 식물인간처럼. 우리 사회는 언제부터 모 아니면 도가 됐을까. 다수가 침묵한 대가는 양극단주의자에게 끌려가는 사회다. 그리고 그 침묵은 관대하지 않은 사회가 만들어낸 결과다.

완벽주의자들의 자존감

완벽주의자들은 자존감이 대체적으로 매우 약하다. 왜냐면 자존감이란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을 인정하고 스스로 존중할 때 생겨나는 것인데, 나 자신을 인정한다는 것은 나라는 불완전한 인간을 먼저 인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인간 자체가 불완전한데, 완벽주의자들은 불완전한 것을 인정치 않고 완벽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완벽주의자들은 대체적으로 한 가지 일을 하는데 탁월하다. 꼼꼼하고 빈틈없이 마무리 짓는다. 허나, 여러가지 일을 동시에 진행하면 뭐 하나 완벽히 끝맺음하지 않고 이것저것 다 손대고 있으므로 신경이 분산되고 쉽게 멘탈이 약해진다. 완벽하게 끝맺음한 결과가 나오질 않기 때문이다. 그 결과, 게으른 완벽주의자로 변신한다. 당장의 쉬운 일들은 완벽하게 해놓지만, 해야만 하는 일들, 당장 성과가 안 ..

잃는 것을 두려워하면 잡아먹힌다.

잃는 것을 두려워하면 잡아먹힐 뿐이다. 기세에서 밀려 조금씩 조금씩 내주다가 결국 전부를 내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끝내 뜯어먹혀 가고 있는 자신을 합리화하기 시작한다. 서로가 서로를 교묘히 뜯어먹는 숨겨진 야만의 시대에 살아남으려면 역설적으로 야만성을 드러내야만 한다. 너 죽고 아니면 내가 죽는 올-인 정신은 때때로 필요하다. p.s 물론 그건 큰 용기를 필요로 한다. 드러난 야만성은 공공연한 공격의 대상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숨겨진 야만성에 숨어 상대를 뜯어먹는 이들은 충분히 쎄고 쎘다. 비열한 시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