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영화

주토피아

어둠속검은고양이 2016. 3. 30. 14:50






3.27(일) 광주 풍암 CGV


오랜만에 영화를 보았다. 엄영히 말해 영화가 아니라 애니메이션이지만.

평점이 상당히 높던데, 정말 그만한 점수를 받을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영화관에서 보는 것이 전혀 아깝지 않을 시간을 보냈다.


내 개인적인 사견으로서는 음향시설 때문에 영화관에서 보길 권해드린다.


나는 영화를 볼 때 음향시설을 크게 생각지 않는 성격인데, 이 주토피아를 보면서 음향시설의 차이를 여실히 느끼며, 앞으로 사야할 품목이 늘었구나..싶다. 첫 번째로 주디가 주토피아로 향하는 기차안에서 음악을 듣는 장면과 두 번째로 주토피아의 엔딩크레딧에서의 콘서트 장면에서 영화관 음향시설이 빛을 발했다. 특히나 엔딩크레딧에서는 내가 콘서트장에서 직접 듣는 것처럼 생생하게 느껴져서 좋았다. 필자는 사람 많은 것이 싫어, 콘서트장이나 클럽을 일체 가본 적없이 없다. 그런 나에게 이번 기회는 매우 신선했다고 할 수 있다. 이건 어디까지나 지극히 주관적인 의견이다.



작품 리뷰


1. 주토피아는 미국을 고스란히 담아냈다고 생각한다.

 미국은 다민족국가다. 정말 다양한 인종들이 모여살고 있고, 그 덕분에 장점도 있지만, 그 때문에 단점도 많다. 인종과 관련하여 끊임없는 갈등이 형성되고 있다. 주토피아는 그런 면모를 보여주는 것 같다. 모두가 '평등하게' 모여사는 이상적인 유토피아, 그러나 그 주(zoo)토피아를 들여다보면 항상 시끄럽다.


 이 갈등은 참으로 어렵다. 선천적이라는 점에서 말이다. 선천적인 것이 차별의 근거가 되서는 안되지만, 인간은 '선천적'이라는 것을 전혀 무시할 수는 없다. 그리고 그 '선천적'이라는 것은 과학적으로 '차이'라고 한다. 그 차이에서 일어나는 '잡음들'을 우리는 어떻게 지칭해야 하는가. 주토피아는 그러한 의문점을 좀 더 분명히 대비시켰다. 동물의 세계이기 때문에, '육식동물'이라는 맹수와 초식동물간의 차이를 DNA로 풀어냈다. 여기서 또 각자 보는 눈은 달라진다. 주디입장에서는 사실을 말한 것 뿐이다. 허나 닉입장에서는 그것은 편견이고, 차별이다. 과학적이라는 '사실'이 누군가에겐 '차이'를 말하는 단순한 '사실'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차별'을 말하는 것일수 있는 것이다. 다행히도 인간은 피부색, 눈동자, 근육, 외모 등의 '단순한 차이'가 발생할 뿐이다. 하지만 그 사소함 때문에 오히려 상처주기 쉽다는 것도 고민해봐야할 문제다.



2. 주토피아는 현실의 어두운 부분을 말하지만, 희망을 보여준다.

 나는 이 점에서 주토피아를 높게 평가하고 싶다. 주토피아라는 가상공간을 만들고 그 안에 미국의 어두운 부분을 담아냈다. 하지만 결코 작품이 어둡지도 않고, 어둡게만 끝나지도 않는다. 어두운 부분 또한 사회의 한 부분이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자극적이지 않게 우스꽝스럽게 그려냈다. 아이들에게도 좋은 동화이지만, 어른들도 즐길 수 있는 동화가 되었다. 현실이 고단하여 냉소적이게 된 어른들은 주디를 통해서 조금이나마 위로를 받았으면 싶다


 어렸을 적 일요일마다 보았던 디즈니 만화동산에서부터 대학생이 되어서까지, 디즈니의 작품을 보면 많은 부분이 바뀌어 왔다는 것을 느낀다. 과거에는 단순히 동화를 재연하는데 그쳤다면, 지금은 현대에 맞게 각색하거나 재해석하여 결말을 이끌어 낸다. 이에 그치지 앟고, 새로운 동화를 창조해나가고 있다. 


3. 캐릭들의 특성과 성격, 그리고 연출.

스토리는 단순하다. 그렇기에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하지만 그 단조로움은 캐릭터의 성격과 연출로 충분히 커버하고 있다. 각각의 캐릭터가 살아있다. 동물의 특성을 살린 우스꽝스러운 연출 덕분에 영화를 보는 내내 빵빵 터지면서 봤다. 영화 ost도 정말 영화를 위한 ost 였다고 느꼈다. 영화와 노래가사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 주토피아를 사랑하게 된 데에는 노래도 한몫했다. 캐릭터들도 하나하나 사랑스럽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캐릭을 꼽자면, 역시나 주디다. 토끼경찰.


4. 아쉬운 점은 있다.

삐딱해진 마음으로 딴지를 걸어보자면, 역시나 개인의 노력에 달려있다는 메세지로 끝나버린다는 점? 개인이 노력한 끝에 사회적 문제마저도 해결하고 사회를 변혁시키는데 성공했다는 희망찬 메세지는 분명히 즐겁다. 하지만 그 카타르시스는, 현실에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느낀다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반쪽만 담아낸데 불과해져버렸다. 어두운 부분을 담아냈지만, 결국 개인의 자유를 보장해주고, 모두가 평등하니까, 네가 노력만하면 얼마든지 바꿀 수 있어. 라는 메세지는 현실의 어두운 부분을 실질적으로 담아냈다고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 전체를 다 다룰 수는 없는 일이고, 제작진들이 다양성에서 오는 갈등과 그 안에서 현실을 극복해내가는 주인공에 초점을 맞췄다면, 명확하게 담아낸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결론은 돈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즐겁게 볼 수 있는, 대학생들도 즐길 수 있는 애니메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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