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영화

내부자들

어둠속검은고양이 2015. 11. 29. 09:03



 

내부자들(2015)

요약정보 : 범죄,드라마 / 한국 / 130분

개봉 : 2015 - 11 - 19

감독 : 우민호

배우 : 이병헌(안상구 역), 조승우(우장훈 역), 백윤식(이강희역)

이경영(장필우 역)

줄거리 요약

자신을 폐인으로 만든 일당에게 복수를 계획하는 정치깡패 안상구

비자금 파일과 안상구를 이용해 성공하고 싶은 무족보 검사 우장훈

비자금 스캔들을 덮어야 하는 대통령 후보와 재벌, 그리고 그 연결고리, 평론가 이강희

개봉한지 얼마 안된 영화라 이정도만 소개합니다.


스포일러 있음

이번에 쓸, 이 영화에 대한 리뷰는 주로 결말과 스토리에 대해 다룰거라 스포가 강합니다.



주의 요망!




역시나 탄탄한 시나리오, 좋은 연기. 돈이 아깝지 않은 영화.

* 참고로 난 이 내부자들 웹툰을 안 본 사람으로서, 영화로 내부자들을 처음 접했다.


이 영화의 결말에 대해서는 참으로 평가가 엇갈릴 듯한 결말이었다.

난 우장훈 검사를 기점으로 이 영화에 대해 리뷰를 써보고 싶었다.

일반적인 대중들이 원하는 결말일 수도 있었겠지만, 검사 우장훈의 성격을 보면 이 결말이 맞는 것 같기도 하다. 과연 이 영화를 보고 난 후, 관람객이 만약 우장훈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까? 

스포하기가 조심스러워 그 결말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 좀 더 미루고, 잡소리를 좀 더 해보고자 한다.


 영화는 현실을 비추는 거울이다. 영화뿐만 아니라, 드라마, 연극 등 예술은 우리의 현실을 비춰주고 사유하게 해줌으로써 즐거움을 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기에 이 영화의 흐름상, 혹은 전개상, 현실을 생각하면, 결말이 이렇게 나야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하지만 영화에게 또한 중요한 것은 얼마큼 수익을 벌어들이냐이다. 그렇기에 가끔 결말을 대중들이 원하는 결말로 바꾸기도 하고, 이것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DVD를 낼 때, 감독판 결말을 다르게 내기도 한다. <나는 전설이다> 감독판 DVD가 결말이 전혀 다르다고 들었다. 영화관에서 한 것은 대중들의 입맛을 위한 흥행용 결말이었다고....


이 영화의 결말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누군가는 이거 뻔한, 대중성 결말이네. 하고 평가할 것 같다. 하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적어도 우장훈 검사에 공감을 한 사람이라면 말이다.

우장훈 검사는 연줄도, 빽도 없는, '무족보' 검사다. 경찰출신의 검사인 우장훈은 마치 성전에 들어온 죄인과도 같다. 그만큼 그는 그 서러움을 잘 알고 있고, 또 그만큼 성공에 대해 갈망하는 바가 크다. 그렇기에 두 가지 선택이 있지 않았을까?

하나는 성공이었다.

무족보 검사인 그가 개같은 현실을 이기는 길은 현실에서 보란듯이 성공하는 것이었다.

또 다른 하나는 당한만큼 돌려주는, 현실에 빅엿을 날리는 길이었다.

누구보다도 족보없는 그 서러움 잘 아는 우장훈 검사였기에, 진짜 그 현실이 너무나도 엿같았기 때문에 그들을 향해 빅엿을 날리고 싶었던 것 아닐까? 나는 그들과 같은 사람이 되지 않을꺼야. 라는 것도 그 서러움이 쌓인 결과 아니었을까 싶다. 현실에 몇번이고 좌절하면서, 개처럼 일해가면서, 현실에 보란듯이 성공해보이고 싶었던 그였지만, 이번에 또 좌천당하면서 그는 이제 현실에 정반대의 대척점으로서 현실에게 카운터 펀치를 한방 크게 날린다.

우장훈 검사의 성격을 보자면 난 '이 대중적 결말'이 적절한 결말이라고 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흥행과 카타르시스는 덤이다.


이 영화는 또한 현실을 잘 그리고 있다는 점이다.

철저하게 서로의 이해관계와 이익이 얽혀서 돌아간다. 천천히 인물을 다뤄보자면,


이강희.

영화의 대사에서 언뜻 나온 것으로 추측컨대, 한때 운동의 주역이었던 이강희는 언론인이 되었다. 그리고 그 '주역이었던 경력'과 '신뢰받는 언론인'이라는 점이 또 하나의 권력이 되었다. 그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여론을 뒤흔든다. 그는 그 사실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고, '아'다르고 '어'다른 말의 속성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펜의 힘'을 가진 그는 어찌보면 제일가는 권력자다. 그 권력 탓이었을까...그는 권력에 맛을 들이고 말았다. 재벌과 정치권을 이어주면서 무명의 의원을 일으켜 세워, 이름을 날린 그는 뒤에서 모든 것을 설계한다. 그로 인해, 언론과 재벌(자본)과 정치는 하나로 묶인다. 자본과 정치와 언론의 결합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 결합은 대한민국 그 자체다. 대한민국의 시스템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우장훈과 안상구는 대한민국과 싸운 것이 아닐까도 싶다.


우장훈.

자본과 정치와 언론의 결합 앞에서 대한민국 검사인 그는, 고작 '일개 검사' 나부랭이로서 아무런 힘을 쓰지 못한다. 매번 공적과 실적을 쌓지만 번번히 승진에서 고배를 마시고, 연줄하나 간절한 그에게 차기 대선 주자인 장필우를 치라는 임무가 주어진다. 허나, 정치깡패 안상구에게 공을 뺏기고 결국 버려진다.


우장훈의 스승(엑스트라)

후에 우장훈은 장필우와 이강희에게 빅엿을 날리기 위해 스승을 찾아갔고, 후에 역풍을 맞게 되자, 온화한 야당의원이던 스승은 우장훈을 매몰차게 내친다.


안상구.

정치깡패로서 재벌의 개처럼 일해오던 그는 팽을 당하고, 반병신이 되어 살아간다. 물론 팽당할 짓을 하긴 했다. (....) 오랜 기간 일을 해오다보니 자신에게 일을 맡기던 미래자동차 회장의 약점까지도 손에 넣게 되고, 그것을 '요긴하게' 써먹을 생각으로 잔머리를 굴리니까 팽을 할 수 밖에....


영화에서 보이던 현실들

앞서 인물들에 대해 이야기 할 때 나왔듯, 안상구와 우장훈은 한없이 약한 존재일 뿐이다. 주변 인물들도 하나둘 '자살'을 당하고, 믿었던 정보들을 하나둘 뺏기고, 남는 것이 없다. 안상구는 우장훈을 믿고 정보를 넘겨주며, 자폭할 각오로 법정에 서지만, 법도, 언론도, 자신이 가진 정보도, 아무도 그의 말을 믿어주지 않는다. 우장훈 역시도 아무런 힘도 못 쓰는 현실에 굴복하게 된다. 이 둘은 결국 최후의 배팅을 하게 된다.


결국 안상구가 의지한 것은 그가 살아왔던대로 폭력을 휘두르는 것뿐이었다. 그는 그 폭력으로 이강희에게 철퇴를 가하고, 우장훈은 법조계의 '현실 속으로' 들어가서 폭탄을 터뜨린다.


정치깡패와 검사의 안 어울리는 이 두 콤비는 결국 대한민국과의 승부에서 크게 이긴다.




* 되도록 스포 안 되게끔 쓰려고 돌려 말하고, 추상적으로 말하니 리뷰가 좀 그렇다....하..


2015/11/27 (금) 대학로 CG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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