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 별을 본 적 있나요?
이렇게 묻는다면 조금 이상하겠네요. 살다보면 밤하늘을 한번쯤은 올려다 보게 되니까요. 오늘 밤하늘 별자리를 보고서 편지를 써요. 제가 알고 있는 별자리는 몇개 되지 않아요. 북두칠성이라든가, 오리온자리라든가. 몇 가지만 알고 있을 뿐이죠. 오늘 오리온자리가 유난히 잘 보이더라구요. 생각해보면 밤하늘 별을 본 지 얼마만인지. 오리온 자리는 가운데에 별 세 개가 일직선으로 밝게 빛나고 그 일직선을 중심으로 양쪽 끝으로 별이 있죠. 장구형태라고 할까. 그래서 찾기가 유독 쉬워요. 어릴 땐 분명 별자리니, 우주니, 하는 약간 지구 밖에 대한 호기심이나 기대감 같은 것들이 전세계적으로 있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별자리에 대한 걸 가르치긴 하는지도 모르겠어요. 일부러라도 별자리를 보러 가는 애들은 있을까요. 천문대라든가, 플라네타리움 같은 시설에 대한 관심도 시들어진 것 같구요. 외부 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낭만이 사라진 느낌이랄까. 뭐, 그렇다고 별자리 때문에 편지를 쓴 건 아니에요. 단지 편지의 첫 말을 별자리로 시작해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써봤어요.
오늘은 하늘이 유난히 맑아요. 오늘 마지막 꽃샘추위였다는데. 저녁 8시쯤에 밤하늘을 한번 보고, 12시쯤에 또 한번 보고 왔는데, 많이 흐려졌는지, 별빛이 잘 안보이더라구요. 지금은 숙직 중이에요. 부서가 바뀌면서 한번씩 숙직도 해야 하는 자리로 바뀌었어요. 형식적이긴 하지만 한번씩 순찰도 하고 제품에 이상이 없는지 한번씩 둘러보곤 하죠. 3월부터 숙직을 종종 서고 있어요.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서 밀린 업무나 개인적 용무를 처리하는게 또 은근한 맛이 있거든요. 그러고 보면 저에 대한 이야기를 거의 하지 않았네요. 사실 할 필요가 없는거죠. 인터넷상에서 개인적인 신상은 말하지 않을수록 좋으니까. 그저 저의 생각들을 펼쳐놓는 것으로 만족했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했으니까요. 그래도 주의를 기울이는 편이었는데, 이젠 신경쓰지 않으려구요. 안일하다면 안일하겠지만.
어때요. 잘 지내고 계신가요? 저는 잘 지내고 있어요. 사는 것이 비슷하죠. 매일매일이 다르지만, 매일매일이 비슷하죠. 희노애락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는 것은 지극히 평범한 삶인데, 평범한 삶이야 말로 잘 지내고 있는 거죠. 다만 3월은 좀 더 바쁘네요. 주중에는 회사에 출근하고, 주말에는 부업을 하고 있어요. 그리고 숙직도 종종 하고 있구요. 일이 많다는 것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잘 모르겠네요. 그래도 요즘 시대에 일이 끝없이 있다는 것이 좋은 것 같기도 하고, 피곤하지만 늘 무언갈 하면서 하루를 보낼 수 있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은 것 같기도 해요. 저는 워낙 천성이 게을러서 움직이는 걸 싫어하고 실내활동만 하는 집돌이에요. 그래도 한편으론 뭔가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고 싶어하는 성향도 있어서 빈둥빈둥 시간 보낼 바엔 일이라도 해서 돈이라도 벌자는 스타일이죠. 정반대되는 성향들을 가지고 있어요.
제 MBTI는 ISFJ에요. 내향적이고 감성적이지만, 이 블로그의 제목처럼 현실주의자이기도 하죠. 또 생각은 많아서 이런저런 생각들을 이 블로그에 써놓곤 해요. 현실적이라면 이렇게 보내는 시간을 좀 줄여야 할텐데 말이죠. 제 MBTI에 써져 있는 설명을 보니 딱 맞는 부분이 보이더라구요. 성격에 모순적인 부분이 많아서 본인도 본인 성격을 잘 모른다. 성격이라기 보단 뭔가 생각에 일관성이 없다고 해야 하나. 감성적이지만 현실을 고려하기 때문에 판단이 달라지는 거죠. 차라리 현실을 직시한만큼 칼같으면 좋을텐데. 또 그건 안되거든요. 그래서 약간 스위치를 on/off 하듯이 공과 사를 구분해놓는 걸 좋아해요. 안 그러면 혼란스럽거든요. 차라리 성격이나 생각을 상황에 따라 구분지어놓는 것이 혼란스러움을 줄여주니까요. 집중하기도 편하구요. 앞서 말한 것처럼 한 가지 예시를 들자면, 집에서 빈둥빈둥거리는 걸 좋아하는데, 빈둥빈둥 시간을 보내는게 아깝다는 생각을 해서 행동이 달라져요. 타인이 보기엔 제가 설명한 성격과 행동이 안 맞는 거죠. 대화할 때 가끔 그렇게 되곤 해요. 주장하는 바가 앞과 뒤가 안 맞는다고 할까.
이 블로그는 제 내면을 드러내는 공간이에요. 여긴 주변 상황이나 관계를 고려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생각이 가는대로, 느낌이 오는대로 쓸 뿐이죠. 3월말쯤 되면 주말엔 여유가 생길듯 한데, 이번엔 정말로 잠깐 잠깐 여행을 다녀볼까해요.
아마 다닐 수 있겠죠...?
곧 봄이 오고, 벚꽃도 볼 수 있을거예요.
또 편지 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