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나라가 시끄럽다.
외교부분에서, 사회경제부분에서, 그리고 예술부분에서...
이번에는 GM 사건에 대해 기술을 하고자 한다.
군산 지역의 수 많은 하청업체와 연계되어 있는 GM이 공장을 폐쇄하고 철수하려는 것을 고려 중이라고 한다. GM은 철수하지 않는 대가로 정부로부터 지원금 5천억을 요구했으며, 정부는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구노력계획 및 부실에 관한 자료제출을 요구했으나, GM은 자료제출을 거부했으며, 지원약속의 선행을 요구했다.
이 문제는 사실 매우 단순하다.
어떤 회사든지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으려면, 그만한 무언가를 걸어야 한다. '신뢰'를 보여주어야 돈이 오가는 것이 아니겠는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돈을 먼저 달라는 경우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GM이 진정으로 지원금을 받아 기사회생의 기회로 삼을려는 것인지, 먹튀하려는 것인지 의혹이 들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여러 기사에도 분석을 했지만, 정치권은 아무래도 '표'의 힘, 유권자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규모 실업사태가 발생하는데, 누가 좋아하겠는가. 조만간 지방선거도 잡혀 있는 상황이라, 더욱 국민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경영정상화를 위한 의지를 보이지 않고, 감사자료도 거부하며 지원금을 요구하는 배짱을 부리는 것을 보면, '일자리'를 볼모로 지원금을 요구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이들의 진정성에 대한 의혹이 불거지는 이유는 또 있다.
과거 GM은 호주 정부로부터 지원금을 선지급 받고, 공장폐쇄를 중단한 적이 있다. 그러나, 후에 추가 보조금 지급이 중단되자 폐쇄해버렸다. 먹튀논란이 일어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애초에 생산성이 낮고, 점유율이 낮은, 다 죽어가는 회사를 세금으로 부어 살려봤자, 잠깐 산소 호흡기를 다는 상태일 뿐, 보조금 지급이 끝나는 순간 폐쇄 수순에 들어갈 것이 자명하다.
그리고, 비정상적인 거래에 대한 의혹이 남아 있다.
르노 삼성 같은 경우, 연구개발비로 7200억을 썼고, 본사로부터 8000억을 지원받았다. 그러나 한국 GM은 5년간 3조원의 개발비를 썼음에도 불구하고, 본사로부터 5000억을 지원받았을 뿐이다. 당연히 한국 GM이 나머지를 부담할 수 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GM이 정부에 지원을 요청해놓은 상태에서 외화차입금 4000억원을 한국GM으로부터 회수해 갔다. 한국GM의 이자 부담을 줄이고자 상환한 것이라고 해명은 하고 있으나, 지금 당장 정부에 지원금을 요구할 정도로 어려운 회사에서 자금을 회수해가는 것은 충분히 의심스러울만 하다.
솔직히 필자는 매우 불쾌할 따름이다. 솔직히 말해서 그냥 폐쇄하고 미국으로 돌아가라고 하고 싶다. 욕 한바가지 퍼주고 싶다. 하지만 마냥 그럴수만도 없다. 수 많은 가정의 생계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 후....
어떤 이들은 '기업의 이익 추구는 당연하다'고 옹호하기도 하는데, 어째서 기업을 옹호하는지 이해가 안 갈 따름이다. '기업의 이익추구'는 당연하다. 그건 경제학 이론에서도 단적으로 쓰여져 있는 문구다. 그런데, 지금 문제가 되는 것은 기업이 '정당하게' 기업활동을 통해서 이익을 추구하는 것도 아니고, 정치권의 '표'와 '일자리'를 볼모로 대한민국의 세금을 뜯어내려는 속셈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다국적 기업들의 영향력은 갈수록 커져간다. 그들의 엄청난 자본으로 '일자리'와 '경제 활성화'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인데, 이것은 국민들의 삶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고, 이는 다시 '표'로서 '정치권을 휘두를 있는 힘'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거대기업들은 '이익은 사유화하고, 손실은 사회화'하는 전략을 써먹기 쉽다. 잘 나갈 땐 기업의 이익으로, 기업이 어려울 땐 세금 지원으로 살아남으려고 한다. 그리고 이번 사건이 그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부와 산은, GM이 서로 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최근엔 GM이 적극적으로 실사에 협력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번 정부의 대처가 좋았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어찌됐든 이 문제는 일자리와 생계가 얽혀 있을 수 밖에 없으며, 원만하게 해결하는 것이 낫다. 무조건적인 지원이 있어서도 안 되고, 불쾌하다며 폐쇄하고 꺼지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정부가 표의 눈치를 보지 않고, 정부의 요구가 적절히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에 폐쇄까지도 각오하겠다는 강수를 뒀기에 GM이 한발 물러섰다고 생각한다.
물론, 2016년부터 '2017년 10월, 산은의 비토권(거부권) 만료에 대한 지적'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미리 대처하지 않았던 것 역시도 정부다. 이것은 정부의 잘못이기도 하다. 가래로 막을 것을 지금 호미로 막고 있는 셈이다. 늘 소 잃고 외양간 고치고 있는 정부를 보자면 속이 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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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는 현재 GM의 상황과 문제점에 대한 분석이었다.
이제부터는 댓글들에 대한 한소리를 하고자 한다. 댓글이 가관이다. 귀족노조라며 쓰레기라며 엄청나게 욕을 해댄다. 회사가 어려울 때도 파업하면서 고임금을 받아갔다는 것이다. 회사가 어려울 때 고임금 인건비가 부담이 되는 것은 맞지만, 지금 원인을 되짚어 보면, 고임금 + 임원 성과급 + 본사 GM의 이익 몰아주기 - 방만한 경영 등 여러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있는 것이다. 그것을 두고 괜시리 '귀족'노조를 들먹이면서 임금 많이 받아갔기 때문에 망한다고 욕을 해대는 이들을 보자면 한숨만 나올 뿐이다.
기업가, 경영가들이 돈을 많이 받는 것은 당연하지만, '몸쓰는 노동자'가 돈 많이 받는 것은 안되는 것인가? 그 빌어먹을 '사농공상' 따위의 사고방식을 지닌 것이 분명해 보인다. 노동의 가치는 결과물로 평가되어야 하고, 결과물로 월급이 정해지는 것이다. 예를 들어 변호사, 의사의 수입보다 유명한 스위스의 시계장인들의 수입이 더 높을 것이다. 그들에게는 '기술'과 '노하우'가 있기 때문이다. 책상에 앉아 있는 전문직들의 수입이 많은 것도, 그들만의 기술과 노하우, 지식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공장에서 일하는 수 많은 노동자가 스위스의 시계 장인과 동급일리는 없다. 필자가 하고싶은 말은 '몸 쓰는 노동자'라고 돈을 적게 받아야할 이유가 있냐는 것이다. 임금은 노동의 결과물로 정해지는 것이다. 열심히 일했는데, 쓰레기같은 제품이 나왔다면, 임금도 적게 받을 것이고, 엄청난 제품이 나와서 대박쳤다면, 성과금을 받을 것이다.
물론 회사가 어려울 때, 노동자들이 나서서 임금도 동결하고, 임원들도 자구책을 마련해서 회사를 살려낸다면 그렇게 보기 좋을 수가 없다. 서로가 상생하는 모습이 아름답다. 반면에 회사가 어려운데도 파업하고, 임금을 계속 올려달라고 주장하는 것은 눈쌀이 찌뿌려질 수도 있는 일이다.(물론 회사가 어려운 1차적 원인은 '경영 실패'에 있다.)
하지만 경제학에서 '인간은 이기적 존재'라고 주장했듯, 기업가들이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듯, 노동자들이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 역시도 당연한 것이다. 고임금과 복지가 부담이 된다면, 노동자를 퇴사시키거나, 해고시키는 등의 노력도 경영가가 해야할 몫이다. 노동자들의 '동지애'가 끈끈하다면, 서로 임금을 조금씩 깎아서라도 고용을 유지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장사가 안돼서 공장을 폐쇄하게 되더라도 그것 역시도 시장경제의 원리에 의한 것들이다.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그리고 각자의 선택에 대한 결과들이다. 물론 '시장원리'에 의한 것들에 세금을 부어서 살릴 이유는 없지만, 사회적인 파장이 크기 때문에 정부는 대처해야할 필요가 있다. 대처방안은 정부의 조사가 끝난 후에 협상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지금 한국GM 폐쇄는 앞서 말했듯이 고임금 체계 + 본사 GM 이익 몰아주기 + 임원들 성과금 잔치 등의 '여러가지'가 섞여 있는 상황이다. 더 자세한 것은 정부의 실사 조사가 이루어진 뒤에야 명확히 밝혀질 것이다. 무턱대고 '고임금'만의 문제로 몰아가는 것이 잘못된 판단이라 생각한다.
여러가지 원인이 지목되고 있고, 다각적으로 원인을 분석하는 기사들도 몇몇 보았다. 하지만 그런 기사들이 무색하게도, 댓글들은 노조에 대한 욕으로만 도배되어 있었다. 물론, '임금을 많이 받는 것이 마치 죄인냥 써댄 거지같은 기사'도 있었다. 임금을 많이 받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임금과 수익생산성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 경영가에게 우선 책임이 있다. 임금을 늘 오를 수 밖에 없고, 이것을 조율하고, 타협하는 것은 경영가의 역량이다. 이를 두고 노동자들의 고임금 자체가 문제라고 써대는 꼴을 보면, 그리고 그에 부화뇌동 하는 것을 보면 답답할 뿐이다. 망하든 말든 그것은 결국 해당 경영가-노동자 사이의 문제일 뿐이다. 이에 대해 세금을 지원하느냐 마느냐는 또 다른 문제다. 건실한 토론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기업의 이익 추구는 당연하지만, 노동자 이익 추구는 문제고, 기업의 이윤은 많을수록 좋지만, 노동자들의 임금은 높아선 안된다. 능력에 따라 임금을 받는 것이 당연하고, 대기업-중소기업 임금 격차는 당연하며, 복지는 하향평준화지만, 공장의 노동자들이 많이 받는 것은 문제니까 똑같이 월급이 적게 받아야 한다. 전문직, 공기업, 대학 교직원 등은 '신의 직장' 취급받아도 되지만, 공장읜 신의 직장 취급 받아선 안된다. 그 좆같은 사농공상 사고방식으로, 노동의 가치를 결과물로 평가할 생각은 안하고, 몸 쓰는 것은 천하다는 인식 아래에 월급 적게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언론의 문제도 크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경영가와 노동자 사이에서 권력관계는 경영가가 갑인 경우가 훨씬 많다. 중소기업에선 임금체불, 부당해고, 대기업에서는 대기발령으로 강제 퇴직, 과도한 업무부담 등 여러가지 일들이 빈번하지만 제대로 언론에 노출되지 않는다. 반대로 노동자들의 파업은 큼직큼직하게 내면서 온갖 이기적인 프레임을 씌우기 바쁘다. 이기적인 모습에 아니꼬와 보이기도 하지만, 어차피 자본주의, 서로가 서로의 이익을 위해 협력하는 관계 아닌가. 경영가는 안 이기적인가? ....고임금에 대해 뭐라고 쓴 모 신문사가 생각난다. 그 신문사 평균연봉이 어마어마하던데, 부족하다고 파업해서 욕 많이 드신 걸로 기억하는데... 본인들 연봉은 부족하지만, 남의 연봉은 많지? 그치?
+ 추가적으로 지금 노조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노조 스스로가 만든 것도 있다고 생각한다.
부정부패를 엄단하고 자정작용이 잘 이우러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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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원인은 차지하고서라도, 여러 정황을 보았을 때, '먹튀'할 각이 다분해보이므로, 지원을 안하는 것이 낫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다. 정부가 꼼꼼하게 잘 조사하여 적절한 대책을 마련하길 바라며, 차라리 지원 대신에, 호주처럼 전기차라던가 새로운 산업을 육성하면서, 그쪽으로 실업자들을 유도하는 것이 낫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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