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과잉 시대에 우린 컨텐츠를 너무나도 쉽게 구하고 소비한다.
그래서일까.
우린 종종 컨텐츠 생산활동을 만만히 보는 경향이 있다.
컨텐츠를 쉽게 구할 수 있는 만큼 컨텐츠를 제작하는 것도 쉽게 생각하는 것이다.
컨텐츠 생산에 들어가는 노동력들은 모두 값싼 것들로 치부되고, 오로지 결과만 남는다.
혹자는 이게 무엇이 문제냐고 되묻는다.
공급과 수요 법칙에 의해 공급이 넘쳐나는 시대인데, 값이 싸지는 것은 당연하지 않냐고 말한다.
원래 모든 이들은 결과물을 소비할 뿐이니, 수고로움을 우리가 왜 고려해야 하냐고 질문한다.
사실 맞는 말이다.
그들의 노동력은 우리가 고려해줄 필요가 없다.
어차피 모든 사람들은 서로 일정부분의 도구나 부품으로써 존재할 뿐이고, 우린 그 중에서 가장 효율적인, 가성비 좋은 부품을 선택할 뿐이니 말이다. 효율적이지 못한 부품이 되면 탈락하는 것은 타인뿐만 아니라 나 역시 마찬가지다. 서로가 서로의 부품으로 존재하게 되는 것은 비참한 현실이다.
그러나 슬프게도 이러한 비참한 현실은 점차 확대되어 가는 것 같다.
이젠 유튜브를 통해 그 어떠한 것이라도 컨텐츠가 될 수 있는 시대가 되어 버렸다.
어떤 이들은 활동을, 어떤 이들은 외모를, 어떤 이들은 직업을, 각자 저마다의 무언가를 가지고서 컨테츠화 한다.이젠 넘쳐나는 컨텐츠만큼 만만히 보이는 컨텐츠 생산이, 컨텐츠가 될 수 있는 그 모든 것들이 만만하게 생각하는 현실로 확대되어 간다.
그것은 단지 화면 속에서 존재할 뿐이니까.
우리가 연극이나 영상을 보면서 혹독하게 제 3자로 평가하듯이 모니터 너머에 있는 컨텐츠 역시 우리와 동떨어진 존재로서 평가할 뿐이다. 그리고 우리의 모든 삶들은 컨텐츠화 되어 가고 있다.
우린 어느 순간부터 모두 모니터 너머에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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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이룩한 것들을 쉽게 생각하지 마라.
그것을 거저 먹으려고도 하지 마라.
운동이든, 공부든, 행동력이든, 그 어떠한 것이든 간에 노력이 들어가지 않은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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