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에 따른 차등은 당연한 것이다.
이루어놓은 결과물이 다른데 그에 따른 보상도 달라야 하지 않겠는가. 이것에 대해서만큼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단지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은 사람들에게 기회를 더 주거나, 보상을 더 얹는 방식으로 나름의 공동체를 유지해나가고 있다.
그러나 근래에 들면서 이 '능력에 따른 차등은 당연하다'는 사고방식은 신화가 되었고, 많은 사람들이 이를 절대적 믿음의 대상으로 삼기 시작했다. 이러한 가치관을 지니고 있는 것은 문제가 되질 않는다. 그러나 절대적 믿음 수준으로 격상 되어버리는 것은 위험하다. 더구나 그것이 정당한 주장이기 때문에 반박할 수 없는 경우라면 더욱 더.
이제 사람들은 '능력에 따른 차등은 당연한 것이다'라는 믿음 아래 모든 사람들은 서로를 효율적인 도구로만 판단한다. 너는 얼만큼 능력을 지녔으니 연봉 3천만원, 넌 이만큼 능력을 지녔으니 연봉 7천만원. 철저히 도구적 능력에 맞춰 연봉을 결정하고, 줄 세우는데 거리낌이 없으며, 이렇게 정해진 연봉들은 다시 서로의 가치를 결정짓는다.
능력이 저 모양인데 어째서 나보다 연봉을 더 받지? 내가 쟤보다 스펙이 더 나은데, 어째서 쟤랑 나랑 연봉이 똑같지? 저 정도 업무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건데, 저 연봉을 받는 것이 말이 돼? 하는 온갖 말들이 나온다. 내게 매겨지는, 상대가 매겨지는 가치가 그에 걸맞는 것인지 그 절대적 기준 자체에 대해 의문을 품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오직 내 능력이 상대적으로 인정을 받았느냐다.
사람들은 자신을 포함하여 모든 이들을 도구적 가치로 환산해서 평가하고, 평가받는다. 그렇기에 타인의 가치에 대한 인정에 있어서 무자비할정도로 잔혹하다. 자신의 노동 가치에 대해서는 관대하게 평가하며, 연봉을 이만큼만 주는 회사를 욕하지만, 타인의 노동 가치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평가하여, 연봉을 저만큼 받는 저 새끼가 존재하는 이 사회가 잘못된 것이라 말한다.
능력에 따른 차등.
생산성에 따른 인간의 도구화와 효율성에 따른 도구적 가치의 평가.
이것은 분명 어쩔 수 없는 무자비한 현실이다. 너나 내가 잘못한 것도 아니고, 특정한 누군가가 악인으로서 문제를 일으킨 것도 아닌, 그냥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비록 현실이 진실일지라도, 우린 늘 새로운 균형과 합의점을 찾도록 다른 길을 모색해야만 한다.
현실을 받아들인 우린 어느새 서로를 도구화하고 있다.
과연 우린 이 수라도와 아귀도를 탈바꿈 시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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