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보존실/잡념들-생각정리

정의(正義)는 없다.

어둠속검은고양이 2016. 6. 12. 10:19

안양 마트 폭행 사건을 두고서


- 정의(正義)는 없다.


종종 뉴스에는 네티즌들에 대한 기사가 올라온다.

네티즌들이 모금해서 누군가를 도왔다는 훈훈한 미담에서부터 인터넷 신상정보를 통해서 범죄자를 밝혀낸 이야기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그 이야기 속에는 허위정보, 날조, 왜곡으로 인해 잘못된 마녀사냥과 신상털이로 이어진 경우도 많다. 잊을만하면 꼭 발생한다.


이번의 안양 마트 폭행 사건도 그랬다.

과거의 채선당 사건 외에도 여러가지 폭력 및 시비 사건이 많았다. 

대부분의 글은 당사자 중 하나가 글을 올리면서 촉발된다. 억울하다고 들어달라고.

그러나 그 글은 철저하게 당사자 한 쪽의 말만 반영된 것으로 경계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쉽게 분노하고 응징을 가한다. 그리고서 자신들은 마치 정의인양 행동한다. 실제로 정의감에 불타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정의가 아니다.


재판이 3심인 것도, 검찰에게만 수사권이 있는 것도, 경찰만이 수사를 할 수 있는 것도, 전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공정하게 판결하기 위함이다.


네티즌 수사대는 단지 누군가를 낙인찍고 응징한다는 것을 통해 자신의 힘을 과시하고 싶을 뿐이다. 그들에게 있어서 진실은 중요치 않다. 힘을 휘두를 수 있는 빌미만 있으면 된다. 그저 당신은 악, 그리고 나는 악을 징벌하는 징벌자라는 도덕적 정당성과 힘의 우위를 지니고 싶을 뿐이다. 그들은 그것을 '정의감'으로 포장하고 불타오를 뿐이다. 답답한 현실에서 느끼는 분노를 해소할 수 있는 해방구를 원할 뿐이다.


진정으로 정의감을 가지고 있다면, 그들은 먼저 진실을 파악했어야 한다.

인터넷상에서의 정보는 진실을 교묘히 가린다는 사실을 명심했어야 한다.

100% 거짓보다 1%의 진실과 99%거짓의 배합이 더욱 그럴듯하다는 것을 염두했어야 한다.


그러나 그들은 그러하지 않았다.

이유는 귀찮기 때문이다. 진실을 찾는 것은 경찰의 몫이지, 네티즌 수사대의 몫이 아니기 때문이다. 진실을 찾아 파헤쳐본들 누가 알아주겠는가. 그들은 즉결심판을 원할 뿐이고, 그런 그들에게 열광하는 또 다른 네티즌들의 관심을 원할 뿐이다.




무지(無知)한 정의감은 정의가 아니다.

문제는 그 정의감도 포장된 정의감이라는 것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