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장마 편지

어둠속검은고양이 2024. 7. 15. 03:02

오랜만이에요.

요즘 글 쓰는게 너무 뜸하지요? 편지도 그렇고. 매번 하는 말이지만, 편지를 못 쓸 만큼 바빴다고 하면 거짓말이구요. 약간 어영부영 보냈어요. 회사일을 마치고 나면 귀찮아지더라구요. 운동은 가고 있어요. 하지만 계획 해놨던 밀린 업무라든가, 자기 개발이라든가, 계획 세우기 뭐 그런 것들을 옆으로 미뤄놓게 되더라구요. 그냥 아무 생각없이 지내요. 편지도 써야 하는데...생각만 하길 여러 번, 이제서야 글을 쓰네요. 그것도 새벽 2시 넘어서. 좀 있으면 출근해야 하는데 말이지요.

이번 주 일요일은 그냥 쉬었어요. 일이 조금 있긴 했지만, 모처럼 여유가 있는 주말이었는데. 오전부터 목이 칼칼하고 열이 오르는 것 같아요. 코로나인가. 편지를 쓰고 있는 지금도 계속 그래요. 목이 칼칼하고 열감이 좀 있어요. 그래서 월요일 연차나 반차를 쓰려고 생각중이긴 한데, 모르겠네요. 아무래도 연차를 쓰고 병원을 다녀와야겠다 생각 중이긴 한데, 회사가 인력이 부족해서 워낙 빡빡해서 쓰기가 좀 그래요. 휴가는 내 권리인데 눈치 봐야 하는 권리라니....뭐, 수많은 회사원들이 그렇죠. 파이팅입니다. 그래도 아직 혼자라서 다행이네요. 가정을 꾸린다거나 양육을 하게 되면 내 몸이 내 몸이 아니잖아요? 가족을 위해서라도 안 아파야 하니까. 연차는 당연히 아이들을 위해 남겨놔야하구요. 그래서 다들 싱글로 사나? 수 많은 20, 30대들이 결혼하고 싶어도 포기를 하는 듯해요. 하기 싫어서 안 하는게 아니라, 하고 싶은데 못 하더라구요. 시간을 이유로, 책임감을 이유로, 자산을 이유로. 저도 그래요. 어쩌다보니 그렇게 됐어요. 분명 혼자보단 둘이 좋다고 생각하는데. 간혹 다투고, 짜증이 날지라도 그래도 지지고 볶는 그런 맛이 있어야 사람다운 삶이라 생각하는데 말이지요. 단 맛, 쓴 맛, 신 맛, 짠 맛, 그 외 여러 맛들이 골고루 섞이기 때문에 맛이 있는거잖아요? (저는 미각을 단짠쓴신으로 배웠는데, 요즘엔 그렇게 배우지 않는다고 들었어요. 단짠쓴신으로 알고 있으면 틀딱이라고.ㅎㅎ)

편지 제목을 보면 아시겠지만 지금은 장마 시즌이에요. 제 날씨 어플도 보면 매일 매일 비 소식이 올라와 있어요. 하지만 비 다운 비는 별로 내리지 않은 것 같네요. 몇몇 지방은 수해로 난리인데 말이지요. 온난화가 진행되면서 우리나라도 스콜(아열대성 기후의 소나기) 경향이 강해진 듯해요. 아, 스콜이라기 보단 지엽적인 폭우라고 해야 하나. 소나기는 아니니까. 여튼 그래요. 분명 대학생때까지만 해도 장마가 시작된다고 하면 전국적으로 비 소식이었는데 말이지요. 몇몇 지방에 큰 비가 내리고 전반적으론 그냥저냥 넘어가고 있어서 그런가. 아니면 제가 뉴스를 자주 안봐서 그런가. 수해에 관해 다루는 뉴스나 신문은 별로 못 본 것 같아요. 수도권이었으면 이미 난리가 났을텐데. 예전에 대한민국이 수도권과 지방으로 이원화되어 가고 있다는 글을 넌지시 썼던 것 같은데. 이젠 정말 그렇게 되어 버린 것 같아요. 언론들도 크게 안 다루고요. 정치인들은 중앙정부에서 싸우고만 있고요. 핌피나 님비현상은 강해져서 수도권과 지방 싸움이 되어버렸어요. 정말 어쩌면 수도권에 살고 있는지 여부에 따라 계급이 달라질지도 모르겠네요. 아, 문화적 계급은 이미 차이나 날려나.

저희 지역은 그냥 저냥 넘어간 것 같아요. 최근에는 싸이 흠뻑쇼도 열렸던 것 같은데. 그런 공연을 한번도 가본 적이 없어서 궁금하기도 하고, TV로 보니 가보고 싶기도 했는데, 시간도 안 맞고 그래서 포기했어요. 원래 시끄러운 것을 싫어하고, 왁자지껄 놀아본 적도 없어서 가더라도 앉아서 조용히 감상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20대에 그런 경험을 좀 해볼 걸 하는 생각도 종종 들긴 하는데, 또 막상 지금이라도 하고 싶지 않는 생각이 드는 걸 보면 경험해 볼 필요가 있나 싶기도 하네요.

이번 여름 휴가 계획을 세우셨나요. 저희도 일정표를 작성하라는 말이 나오긴 했는데, 눈치가 보이네요. 사람이 없어서 말이지요. 제가 맡은 직잭도 있고. 그래서 쓸 지 말 지 고민 중이에요. 쓴다면 얼마나 써야 할 지 말이지요. 작년 때까지만 해도 올해 휴가 써서 일본 꼭 가보겠다고 엔화도 환전해놨는데 말이지요. 막상 계획 세우는 것도 쉽지 않네요. 앞날이 어떻게 될 지 모르니까요. 비행기랑 숙소 예약에 일정 조율까지 생각하고 그 일정이 틀어지지 않아야 될텐데. 혼자 여행 간다는 게 부담도 되구요. 시작이 반이라는데, 일단은 휴가 사용을 할 지, 언제 쓸 지 결단을 내려야겠어요. 무더위가 곧이에요. 오늘은 일단 몸부터 추스리구요.

다음엔 편지 좀 자주 쓸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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