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일주일만인가요.
지난 주 월요일 편지를 썼으니 6일만이네요.
이번 주는 계속 쉬었어요. 출근해서 간이 검사를 해보니 코로나더라구요. 덕택에 일찍 퇴근해서 병원에서 확진 판정받고 명령 휴가를 받아서 평일 내내 쉬었답니다.
코로나가 유행했던 때가 벌써 4년이 되어가네요. 그 땐 정말 사망자도 많았고, 바이러스가 위험하기도 해서 전 세계가 난리였는데 말이에요. 4년이 길다면 길지만, 짧다면 짧은 세월인데. 느낌은 또 꽤 오래된 것 같아요. 난리났던 것에 비해 순식간에 잊혀진 느낌이랄까. 지금은 일반 감기 수준으로 떨어져서 휴가도 회사 자율에 맡기는 걸로 알고 있어요. 제가 다니는 회사는 아직까진 휴가를 주고 있네요. 덕분에 장장 9일동안 쉬었어요. 쉬면서 월급을 받는다니! 대신 여름 휴가는 못 쓸 것 같아요. 연차가 까인 건 아니구요, 그냥 이번 주 내내 쉬느라 타 직원들이 대신 업무를 봤는데, 여름 휴가니 뭐니 쓰기엔 미안하기도 하고, 복귀한 지 얼마되지도 않았는데 눈치도 보이구요. 이렇게 또 일본 여행은 멀어지네요.
그냥 집에서 잠만 잤어요. 자고 누워있다가 또 자고, 자고, 자고. 집에서 밀린 영화도 보고 관광하러 좀 돌아다닐까 생각도 했는데. 마스크 썼다지만 돌아다니는건 민폐같아서 그냥 약먹고 잤어요. 원래 잠이 많은 편은 아닌데. 이렇게나 잘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자게 되더라구요. 식사는 간단히 떼웠구요. 지금도 잠깐 나갈 땐 마스크를 쓰고 나가요. 주말이 되니 많이 나아진 것 같기도 해요. 기침이라던가 그런 것들이.
쉬는 주 내내 비가 많이 내려서 장마답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전 집에서 편하게 장마를 지켜보았구요. 코로나에서 벗어날 무렵이 되니 해가 뜨기 시작하네요. 오늘은 아침부터 뜨네요. 그래도 여전히 많이 습해요.
오늘 아침엔 길고양이도 만났어요. 하양-검정 무늬의 얼룩 길고양이인데 워낙 애교가 많아요. 부르면 냉큼 와서 다리에 비비적거리구요. 어느새부턴가 친구네 카페에 얹혀 살더라구요. 친구가 카페 문을 닫을 때면 와서 대기해요. 간식주라고. 때로는 문을 긁어서 열어주면 들어가 자곤 하지요. 그래서 출퇴근 길에 지나칠 때마다 오늘은 있나 없나 두리번 거리곤 해요. 오늘은 마침 밖에 나와 있더라구요 몇 번을 쓰다듬어주다가 아쉬워하며 들어왔어요. 덕분에 오늘은 오전 일찍 편지도 쓰네요.
오늘은 오랜만에 좀 돌아다녀야겠어요.
...아마도 괜찮겠죠?
외로운 건 아닌데. 혼자 활동하기엔 제한적이라 같이 다닐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네요. 즐거운 일 있으면 또 편지할게요.
p.s
안예은 - 홍연
어쩌다 듣게 된 사극풍 노래인데 딱 제 취향이에요.
동양적 노래나 동양화 같은 예술은 우리에겐 익숙해서 고루해보이거나 식상해 보일 순 있지만, 또 가만히 보거나 들어보면 그 예스러움에서 오는 멋이 있어요. : )
붉은 실이라는 노래 제목도 그렇고 가사도 그렇고 무척 마음에 들어요. 저와 붉은 실로 이어진 인연은 어디에 있을지 궁금하네요. 오랜만에 노래 하나 추천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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