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모저모 답글

어둠속검은고양이 2019. 6. 14. 11:17

우선 좋은 일이 있으셨다니 축하드려요. : )
이야기가 조금 길어질 것 같아서 따로 글을 남깁니다.

비밀댓글로 답을 달면 댓글 쓴 사람도 읽을 수 없기에 공개로 다는 것에 양해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조언이랍시고 조금은 꼰대 같은 이야기가 있을 수 있다는 것에도요.

1.
계획은 생각보다 중요하지 않아요.
어차피 계획은 늘 어긋나기 마련이고, 우리는 두루뭉실한 목표를 하나 설정해놓고, 그 목표를 위해 바로 당장 해야만 하는 것들을 하나씩 해내가면서 겨우 짜맞출 수 있을 뿐이죠. 모든 건 결과 뒤에서야 판단되죠. 당장 내일 점심을 뭐 먹을지도 모르는 것이 미래인걸요? : )

우리가 구체적인 계획에 집착하는 이유는 실패의 두려움 때문이에요. 맞아요. 내 인생 내가 책임져야 하는데, 주변에서 '안 하고 후회하는 것보다 해보고 후회하는게 낫다' 라는 이야기 따위를 늘어놓으며 막 해보라고 하지요. 해보고 실패하면 내 시간을 책임져 줄것도 아니면서요--

그러니까 결국, 계획이 지금 행하고 있는 행동들이나 혹은 당장 행할 행동들의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면, 이미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니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고 너무 자책하지 말아요.

중요한 것은 계획을 세우게 된 목표에요.
선택한 이상, 실패의 가능성을 최대한 줄이고, 목표를 어떻게 하면 달성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만 해요. 달성하고 나면요? 달성한 패를 가지고 손익계산을 통해 또 새로운 선택을 하게 되겠지요. 물론 새로운 선택에서 이미 달성한 패가 필요없다면 버려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겠지요.

아마 잘 알고 계실거라 생각해요.

인생은 카세트 테이프와 같아서, 오직 1번만 재생할 수 있지요 그러니 자포자기는 금지랍니다. 우린 앞으로만 가야 해요. 이태까지 나의 테이프 음질이 별로 였든, 좋았든 앞으로의 연주를 더 낫게 만들어만 하지요. (참으로 힘겨운 삶이에요.)

2.
이와 비슷하게 지나가버린 사람은 과거에만 존재해요.
관계는 오직 되돌릴 수 없고, 이어붙여 시작할 수만 있지요. 이어붙일 가능성이 없다면, 그건 당신의 카세트 테이프에 더 이상 등장하지 않을 소리에요. 그리워하지 말라는 소리는 아니에요. 그리워하거나, 자신의 행동에 후회를 해도 괜찮아요. 단지 그건 오직 추억으로서 - 내 삶으로서 남아야해요. 물론 상대의 새로운 근황이 궁금하겠지만, 그건 그 사람의 삶일 뿐이에요. 잘 아실거라 생각해요.

세상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고, 그 사람들은 저마다 비슷하면서도, 또 달라요.
저야 사람의 심리나 감정을 자주 분석해보고, 종종 상담도 해주기도 하지만, 그것은 상대방의 성격이나 놓인 상황까지 보고 추론해보는 것이에요. 그렇기에 제가 쓰는 글들은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에 불과하고, 대표적인 생각이 될 순 없지요. 다만 추후에 관련 주제에 대해 제 생각들을 다뤄볼게요.

어떤 이들은 '헤어진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해' 사진을 바꾸기도 하죠. '너 없이도 나 잘 지낸다'와 같은 것이지요. 이런 경우는 보통 안 좋게 헤어졌다거나, 성격이 좀 치졸하다거나 그런 경우가 가능성이 높겠지요.

어떤 이들은 말 그대로 잘 지내는 거라서 바꾸는 것일 수도 있지요. 그런 사람에겐 헤어진 연인은 이미 고려대상이 아닌 셈이죠. 성격이 쿨한 사람이거나 원래부터 연애를 자주 하던 사람이거나 그런 경우겠지요. 하지만 이 경우엔 평소에도 사진을 종종 바꾸던 사람이라는 단서가 필요하지요. 그런 게 아니면 새로 생긴 연인이 강요해서 바꾼 것일 수도 있지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어느 쪽이든 간에 정리가 나름대로 끝났다는 것이겠지요.
어쩌겠어요. 사람마다 상처도, 그리움도 다 다른 법인 걸요.

다만, 명심할 것은 상처의 깊이나 아픔의 기간이 사랑의 정도를 나타내는 척도가 아니라는 거예요. 깊게 사랑할수록 상처나 후유증이 크다고 말할 수는 있지만, 사람마다 지니고 있는 정신적 회복력이나 애초의 강인함은 다르기 때문에, 역으로 상대의 상처나 후유증을 가지고 사랑의 깊이를 짐작할 순 없어요. 그러니 상대의 상처를 바라보며 나의 상처와 비교하지 말아요.

그저 한 때 사랑했었다고, 아쉽지만 각자 갈 길 가자고 떠나 보내주세요.
인연이 닿으면 어느 날이든 다시 닿게 될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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