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글이든, 말이든 내가 안 보면 그만인데, 이 웃긴 것이 인터넷을 돌아다니다 보면 자연스레 정보가 나에게 들어온다. 누가 어떻다더라 하고. 그럼 필자는 또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는 것이다. 각설하고, 얼마 전부터 생각했던 글을 하나 쓰고자 한다.
제목은 '히어로메이커라는 웹툰을 통해 본 정의당의 앞날과 입장' 정도로 쓰면 되려나?
필자가 보는 웹툰 중에 히어로메이커 라는 웹툰이 있다.
그림체가 단순(?)해 보여서 인기가 없는지도 모르겠지만, 읽어보면 작가의 역량이 폭팔적인 것을 알 수 있는 웹툰이다. 마치 톨킨처럼 하나의 세계를 구축하여 대서사시를 써가는 듯하다. 읽다보면, 좋은 군주란 어떤 군주인가? 정치란 무엇인가? 외교란 무엇인가? 세상은 선과 악의 구도로 돌아가지 않는다. 등등 매우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웹툰이다. 현실처럼 다면적으로 이루어진 캐릭터들이 각자의 입장에 맞춰 움직이는 것을 보다보면 감탄이 나오기도 한다. 너무 찬양일색인 것 같긴 하네....
여튼, 그 웹툰에서 보면 아난제국에 인품도 훌륭하고, 무력과 지력도 뛰어난 후안 왕자가 등장하는데, 그는 현실에 타협하게 된다. 제국의 전쟁상황에서 궁지에 몰린 그는 결국 썩은 고기를 먹는 길을 택한다. (스승이었던 힐리스를 축출하는데 일조했던 부패한 중앙귀족들과 손을 잡는다.) 현실적으로 힘은 없고, 자신의 이상을 이루기 위해서는 귀족들의 힘이 필요하다. 하지만 귀족과 손을 잡는다는 것은 자신의 신념에 반하는 행동이다. 고뇌하던 그는 결국 썩은 무리와 손을 잡게 된다. 무릇 정치라는 것이 혼자 아무리 뛰어나다고 할지라도 다수를 당해낼 수는 없다. 이 사건을 두고 네티즌 사이에서 말이 많았다. 양자택일의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할 지 참으로 어려운 문제다. 허나, 이 썩은 고기로 인해 후안 왕에게는 또 다른 문제가 생겨나게 된다.
지금 정의당이 딱 그 꼴이라는 것을 필자는 생각했다.
썩은 고기를 구태여 먹으려는 정의당이다.
단적으로 말하자면, 메갈리아는 썩은 고기의 끝부분에 불과하고 그 몸통은 따로 있다.
일단 꼬리에 대해서부터 써볼까 한다.
정의당 요새 당원들에게, 네티즌들에게 '메갈당'이라고 조리돌림을 당하고 있고, 전당대회에서 최근 심상정 대표의 발언으로 크게 술렁이다 못해서 비웃음을 사고 있다.
"사회적 약자, 못 가진 사람은 위악이 사회적 투쟁의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라는 발언,
말이야 바른 말이지, 심상점 대표의 말이 맞긴 하다. '폭력'은 나쁜 것이지만, 그 폭력이 사회적 투쟁의 수단이 되기도 한다. 허나, 과연 그 폭력이 '정당'하다고 말할 수는 있는가? 현실에 있을 수 있는 것이라고, 그럴 사정이 있다고 해서 그 행위가 모두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그 폭력이 어디로 향하는가가 중요하다. 자신들을 억압하는 대상들, 위로 향하느냐, 아니면 단지 만만한 옆으로 향하느냐. 대상과 목표설정은 분명해야 한다. 아마도 메갈리아를 지지하는 분들은 남성, 여성 이렇게 나누고, 남성이 권력적으로 여성보다 위에 있기 때문에, 메갈리아의 행동들이 '위로 향한 투쟁'이고, 올바르다고 말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아마 진보분들이 필자보다 더 공부 많이 하셨고, 더 잘 알리라 생각하지만서도, 필자는 메갈리아를 지지하는 진보분들의 생각에 동의를 할 수가 없다. 단순하게 남성, 여성으로 나누면 권력관계가 남성 > 여성이 맞긴 하다. 그런데 현실이 그렇게 딱 두개로 나뉘어지던가? 권력은 다층적이다. 여성 밑에 있는 남성도 있고, 남성 밑에 있는 여성도 있다. 권력은 상황에 따라, 가지고 있는 권력에 따라서 엎치락 뒤치락 하는 속성을 지닌다. 그런 현실을 '단순하게' 나눈다는 생각부터가 문제가 아닌가 싶다.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하고 계실지도......여튼 메갈리아는 여성혐오에 반대한다는 '정당한 가치'를 내걸고 움직였고, 여러 여성단체, 운동권에서 옹호하는 것으로 안다. 진보언론까지도. 이들을 옹호한다는 것은 나름대로 그들에게서 힘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고, 진보의 가치인 '약자를 위한다'라는 취지에도 맞아 떨어져 정당성도 가지고 올 수 있다. 즉 진보가 결집할 수 있는 하나의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여기서 메갈리아에 반대해서 당원들이 나가거나, 일부 사람들이 보이콧하더라도, 그것은 순간에 일어나는 잡음에 지나지 않을 것이고, 이참에 그들을 매도해서 쳐 내버리는 것이 훗날 정치하기에는 아주 좋을 것이다.
정의당은 그렇게 썩은 고기를 받아들였다.
필자가 썩은 고기라고 말하는게 너무 자극적일 수 있겠으나, 이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메갈리아 취지는 이해하나, '10명의 범죄자를 잡는 것보다 1명의 피해자를 만들어선 안된다'는 그러한 가치관 하에 필자는 그들의 방식에는 결코 동의할 수 없다. 다소 과격한 면도 있고, 문제가 있긴 하나, 그들이 주는 여러 매력적인 것들은 군소정당인 정의당이 떨치기 어려웠을 것이다. 뜻은 원대하나 이루고자 하는 힘은 없고, 무턱대고 고고하게 뜻만 외치고 가자니,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고.... 사실 정치에 관여하지 않는(?) 제 3자의 입장이기 필자가 이렇게 정의당을 깔 수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여튼 간엔, 진보는 현실보다 '정당성과 이상'을 가치로 걸고 나아가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힘을 위해서, 약자를 핍박하고 혐오를 퍼뜨는 단체를 옹호하는데서부터 이미 '정당성과 이상'은 버려지고 있다. 과연 이들이 힘을 얻었을 때, 자유롭게 '그들이 꿈꾸던 이상'을 외칠 수 있을까? 약자를 위한다는, 소수를 대표해서 살겠다는 발언을 할 수 있을까? 진보 대부분이 소수와 약자를 위한다는 명분에 동의하기 때문에 펼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그 소수와 약자에 대한민국 남성들이 과연 들어가 있기는 할까?
최근 히어로메이커에서 후안 왕은 두 번째 썩은 고기를 먹었다.
썩은 고기를 먹은 정의당과 후안 왕자가 오버랩된다. 그들이 '왕'이 되었을 때, 두 번째 썩은 고기, 세 번째 썩은 고리를 안 먹을 수 있을까?............
정의당이 왜 이렇게 메갈리아를 감싸는지 여기저기 기웃거리고 찾아보고, 분석글도 보았더니, 썩은 고기의 몸통부분이 나왔다. 제대로 인용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 인용하는 글이다. 심상정 대표, 정의당의 업적은 현재 전무하다시피하다. 아무것도 없다. 무에서부터 출발했기에, 그렇게 10억원을 모금해가면서 당을 새로 만들었고, 그 당의 기치는 새로운 진보의 결집, 4자 통합이었다. 이 4자 통합에서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진보결집+ 라는 단체다. 현재 정의당에서는 이 단체가 가장 발언력 있고, 이 단체가 메갈리아를 적극 지지하고 있다. 심상정 대표 입장에서 유일한 치척이 4자 통합밖에 없는데, 이 단체를 함부로 거스를 수 없는 것이다. 이 부분이 썩은 고기의 몸통이다. 이미 권력화 되어 버린 이 단체는, 정의당에서 내칠 수가 없는 상황인 것이다. 군소하다 못해, 와해에 가까운 당이 되어 버리느냐, 아니면 썩은 고기를 받아들이느냐......
필자의 말이 너무 과격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서도, 현재 메갈리아에 대해 이견을 보이는 만큼 이부분에 대해서만큼은 진보집결+를 필자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표현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왜 그렇게 운동권들이 '여성들의 절규에 가까운 외침'에 귀기울이자고 하는 것일까? 이 시대를 살아가는 20, 30대와는 아무런 공감이 되지 않는 저 외침 말이다.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운동권의 '노후화'가 문제다. 과거 가부장적 시대에 살았던 이들과 현재를 살아가는 20,30대 입장은 여성혐오라는 데 있어서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20, 30대가 여성혐오에 개념에 대해 인정할 지언정, 실생활에서는 크케 와닿지 않기 때문이다. 엄밀히 말해, '남성으로서의 반사이익'을 얻지 못했다가 정답이다. 그렇기 때문에 남성 > 여성 이라는 말에 공감을 쉽사리 하지 못하는 것이다. 물론, 언어적 폭력, 여성에 대한 외모 지적 등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하고, 그것이 문제라고 인지를 하고는 있다. 허나 메갈리아를 지지하는 이 진보 세력들을 보자면 30대, 40대 , 50대 들이다. 그들이 살아온 세월이 얼마고, 운동해온 세월이 얼만가..... 예로부터 운동권에서조차 여성들은 비주류로 몰렸고, 가부장적 사회에서의 운동권에서 여성단체는, 혹은 운동권 여성 개개인들은 여러가지 피해를 많이 입었다. 뉴스를 검색해보면 낯부끄러운 사건이 많이 나온다. 그것도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 세월 속에서 젊은이들의 씨가 말라가는 운동권은 '노후화'되고 경직화되었다. 그들의 사고방식에 입각해서 메갈리아를 보면, '그래, 그녀들이 얼마나 힘들었던가. 우리들의 업보다.'하고 이해될 만도 할 것이다. 메갈리아를 지지했던 분들을 보면 마초기질을 충만히 가지고 있는 분들이 꽤나 많다......
이번 일로 진보의 노후화는 가속화 될 것이다. 20,30대들은 진보언론에, 진보정당에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메갈리아'를 지지하는 20,30대 분들이 운동권에 들어간다면 젊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과연 진보는 더욱 늙어버릴 것인가, 아니면 젊어질 것인가.
정의당은 썩은 고기를 삼켰다. 그들의 앞날이 어떻게 될지 필자는 심히 궁금하다.
그리고 이젠 그들의 억지부림과 합리화가 뻔히 보여서 진정 '보수나 진보나 똑같네. 시니컬하게 반응했던 놈들이 맞았네.'라는 생각이 들기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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