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한번쯤 읽어볼만한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미국의 실체라니...미국에 대한 막연한 기대와 상상만 가지고 있던 나에게는 나름 괜찮았던 책인듯 싶다. 그러나 평점을 적게 준 이유는, 이 책이 하는 말을 전적으로 믿기에는 좀 의구심이 들었기 때문이다.
1부에서는 경제적 위기로 인하여 미국이 막대한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고, 주정부가 비용 삭감에 열을 올리고 있는 부분을 사례를 통해서 자세히 다루고 있다. 이 부분이 매우 충격적이었다. 미국이 이정도나 심각하다니..?
대표적인 사례로 미국의 도로가 아스팔트 대신에 자갈을 까는 도로라든지, 노숙자들을 다른 주에 떠넘기는 모습이라든지, 가장 충격적인 것은 경범죄자들 18,000명을 가석방한 일이었다! 충격과 공포...미국에 대한 환상이 부서지고 있었다. 그래서 더 꽤나 믿음직해보였다. 그러나 뒤로 갈수록 보면서 느낀 것은....과연 이러한 일들을 가지고 미국이 망조에 들었다고 판단할 수 있는 것일까였다. 2부에서는 미국의 사회에서의 신뢰가 무너지고, 부패가 만연하며 그로 인한 학연과 거품이 발생하고 있다는 소리였다. 과연 학연과 거품, 부정부패가 미국에서는 전혀 일어나지 않았던 것일까? 모든 국가에는 부패한 인물들이 하나, 둘은 있기 마련이다. 자본주의의 최전선에 서 있는 미국 또한 부정부패가 많았으면 많았지, 결코 적지는 않을 것이라는게 나의 생각이다. 단지, 황금기와 최대강대국이라는 제국의 힘에 가려 드러나지 않고 있었을뿐...
이 사회학자는 경제위기로 인하여 부정부패가 늘어나고, 기회의 땅이었던 미국이 이제는 학연과 비리의 온상으로 인해 과거와 같은 공정함과 신뢰를 기반으로 한 사회가 무너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글쎄...과거에 비해 더 증가했을 수도 있다. 학연이 생겼을 수도 있다. 그러나 과거에는 청렴했던 미국이 이제 완전히 바뀌었다고 말하는 것은 어패가 좀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은 인구가 굉장히 많은 편이고, 주만 해도 52개 주..였던가? 어마어마하게 넓은 땅과 인구, 주가 있기에 문제도 산적해 있으리라 생각한다. 눈을 크게 뜨고 보면 여기저기 문제가 많고, 부정부패가 심각한 주도 있을 것이고, 저렇듯 범죄자도 석방하거나 도로를 자갈로 까는 주가 있을 것이다. 주 하나의 크기가 대한민국보다 더 큰 주도 있으니 말이다. 그 문제만을 열거해서 미국 충격! 이라 말하기에는 좀.....마치 과장하는 뉴스를 보는 느낌이랄까.
그래도 놀랍기는 하다. 아니, 혹시나 하는 생각도 얼핏 들기도 하다. 미국에 대한 나름의 환상이 있던 나에게 미국에서 돈이 모자라 범죄자를 가석방할 정도까지 나오는 정도라는 것이....하긴, 인터넷에서 보니 미국 의료에 대한 지원도 못받는 인구가 어마어마한 것으로 알고 있고, 극빈곤층도 상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얼마전에는 미국의 시퀘스터(연방 정부의 예산 자동 삭감)가 발동했고, 부채가 상당한 문제로 떠올라 파산을 막기 위해 대통령과 공화당의원들이 서로 예산안 증대를 놓고 줄다리기까지 하고 있는 실정이니...어찌됐건 이 책을 통해 미국의 이면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는 한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나름 미국에 대한 시각을 전환시켜주는 정도라고 할까나..
1부의 정부의 예산과 여러 문제를 다룬 것도 좋지만, 이 책의 백미는 제 5장 '문제는 가불이었다'와 제 8장 '부도덕의 화신이 된 월가'라고 생각한다. 월가에 대한 문제점 지적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inside job이라고 해서 월가의 비리를 다룬 다큐 영화도 나왔고, 미국 내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오바마의 행정부에 고위직이 상당부분 월가의 CEO들과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이었다. 미국에서는 로비가 합법화되어 있고, 자본주의를 가장 충실히 하는 나라이기에 분명히 문제가 있을거라 생각했다. 제도로서 '정당한 정경유착'이라는 느낌이랄까...'로비' 말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로비는 반대하는 입장이다.) 영화에서도 흔히들 탐욕스러운 정치인으로 묘사되지 않는가..(어딜가나 까이는 정치인들...스웨덴 빼고...?) 그러나 일단 법을 만들고 그 법을 지키고, 시행하는데 있어서는 공정할 줄 알았다. 법을 지키는데 미국은 엄중하지 않는가? 제도와 원칙, 법을 엄중히 집행하기에 극도의 자본주의가 잘 돌아가고 있는 나라이기도 하고.. 그러나 그것이 아니었다. 영화나 미국내에서 지적했던 것처럼, 여기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경제문제를 키우고 과실을 먹는 사람은 따로 있고, 그것을 메꾸는 것은 정부의 예산이요, 국민의 세금이었다. 그러나 미국의 대다수의 국민들을 알지 못한다. 빌어먹을 일을 저지른 놈들이 처벌받아야 하는데, 그것들은 보너스와 어마어마한 연봉으로 편히 살면서 그 비용은 세금으로 메꾼다. 그들은 국민의 세금을 개인의 금고처럼 쓰는 것과 다름없다. 그 이면에는 바로 정치인과 월가의 유착관계가 있었다..
제 5장 '문제는 가불이었다'는 미국의 조세제도의 문제점과 그로 인한 미국인들의 소비생활패턴을 분석하고, 그것이 경제위기가 닥쳤을 때 어떠한 문제점을 불러왔는지에 대해 쓰고 있는데, 상당히 흥미롭다. 이 분석은 나는 대체적으로 맞다고 생각한다. 미국이라는 나라의 문화와 의식, 경제관념을 제도와 시스템상에서 문제를 찾고 있는데, 거시경제학을 공부하고 있는 학생으로서 미국과 다른 나라 사이의 부채와 소비습관에 대해서 배웠던만큼 앞뒤가 딱 맞게 분석한 느낌이다.
미국이라는 사회를 여러 분야를 폭넓고 자세하게 분석한 책으로, 참고논문도 자세히 주석이 달려있는 좋은 책이라 생각한다. 사례를 통해 이해하기도 쉽게 한 점도 마음에 들고...또 사회학자로서, 경제위기로 인한 '미국 정신의 훼손'으로 인해 미국이 힘들어지고 있다는 분석은 짜임새 있는 분석이라는 느낌이다. 그러나, 주의할 것은 과거에는 이렇지 않았는데 저자의 생각처럼 이제는 완전히 바뀌어버렸다고 생각하기에는 좀 위험할 듯 싶고, 이 책에 나온 충격적인 사례들만 보고 미국이 전체적으로 이러저러한 문제가 많고, 망조가 들어간다고 여기는 것도 주의해야 태도라 말하고 싶다.
비록...요즘 신문에 말하다시피 미국의 어마어마한 부채와 시퀘스트 발동, 경제 출구전략, 더블 딥, 인플레이션 등 상당한 문제가 많이 일어나고 있어서 불안하기도 하고, 이 책에서 말하는 사례가 정말로 미국의 전반적인 상황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들긴 하지만, 미국은 아직까지 세계금융의 핵심이기 때문에 결단코 무너지게끔 놔두지 않을 것이다. 너무도 조밀하게 연결된 지구경제이기 때문에 온 나라가 파행의 끝으로 가는 것만은 막을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지금 돌아가는 꼴을 좀 더 심도있게 조사해보고 싶지만, 시간관계상....
추가1. 미국의 공교육이 무너지는 것을 분석하고 있는데, 이 또한 자못 흥미롭다. 사실 미국의 초, 중, 고는 썩 좋은 편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대한민국이야 늘 미국! 미국! 하면서 교육을 찬양하지만, 글쎄...? 미국은 체육과 음악 등 무언가 하나의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해주고 수업 일수를 줄이고 공부를 자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대한민국은 그렇게 미국의 교육을 찬양하면서 왜? 강제로 시키고만 있을까...그러나 미국은 초, 중, 고 교육이 별로인 대신에 사립학교들을 상당하다고 들었고, 또 대학교는 대한민국과는 달리 엄청나게 시키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정작 대한민국은 반대지만...요즘은 그것도 아닐려나?...이 공교육이 무너지는 것에 대해서 저자는 신뢰의 증발을 예로 들고 있다. 과거 미국이 기회의 땅이었던 것은 신뢰와 도덕, 원칙, 법의 엄중함이라 표현했다. 자본주의를 극도로 추구하는 대신에 그 자본주의 틀을 깨부수는 비리, 부패는 적극적으로 처단하고, 교육에 있어서도 교사들의 엄중하고도 객관적인 평가, 추천서 등이 신뢰를 쌓고 기회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처럼 변해가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공교육은 무너진지 오래고, 학점세탁도 빈번히 일어나고 있으며, 과거 학벌보단, 실질적인 실력을 평가하는 것에서 이제는 대한민국처럼 '학벌'을 바라보는 세상이 되었고, 좋은 대학교를 가기 위해 로비나 청탁이 생겨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로 인해 신뢰도는 바닥을 쳤으며, 더이상 기업들은 공교육과 대학교에 대한 성적, 추천서에 대한 불신이 생겨나 다른 것으로 평가해야 하는 비용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말에는 조금 어패가 있다. 애초에 학벌보단 실력으로 평가를 하여 뽑았다고 한다면, 성적과 추천서를 믿을지언정 그것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었기에 새롭게 이 사람을 평가할 것을 만들었을 것이고, 그 평가로 인한 비용은 추천서와 성적을 믿지 않아 새로운 평가를 만든 것과 동일했을 것이다. 단지 '학벌'이라는 것이 추가됨으로써 좋은 대학교를 가기 위한 사교육이 올라가 비용이 증가했다고 말하는 것이 더 적절할 것이다. 어찌됐든, 학벌을 보면서도 성적은 믿지 못하게 되었다는 말인데....이로써 대한민국을 지적하는 것은 매우 정확해 보인다.
대한민국은 학점세탁이 강하다. 그렇기에 기업에서는 고학력과는 또 다른 평가항목을 두고, 그 평가항목을 이루기 위한 소위 '스펙'을 갖추기 위해 학생들은 끝없이 달린다. 내가 왜 이 이 말을 추가하게 되었냐 하면...요즘 방학숙제 대행이라는 것이 유행한다고 한다. 새롭게 써주기 때문에 걸릴 일도 없고, 학생은 방학숙제 할 시간에 학원다니고 선행학습을 한다고 한다.....방학숙제를 하면서 공부가 자연스레 익혀지는 것이라 생각하는데...공교육에 대한 학부모와 학생들의 신뢰는 완전히 무너졌다. 과열경쟁으로 온통 사교육으로 점칠되고 있다. 그럴꺼면 학교 왜 다니나? 하긴...일부 학교는 학생들이 학교가서 잠만 잔다더라. 밤새도록 학원에서 선행학습하느라...그리고 시험점수는 잘 나온다. 학교는 그저 중간 평가 점검하는 시설.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게 되어 버렸다. 그 끝은 대학교이고, 이 대학교에서의 학점은 결국 취업으로 끝이 난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면서 공교육을 배우고 있을까? 사교육을 먼저 시작한 사람은 대체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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