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중산층을 자꾸 까는 것 같다.
이번 글로 3번째가 될 듯한데, 엄밀히 말해서 까는 건 아니다.
4년제의 번듯한 대학교를 나온 나였으니, 그 주변 학생들, 주변에 살던 사람들을 보고 생각하게 된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으리라....(결국 뇌피셜이라는 말임.)
대한민국 대부분 사람들의 머리속에 개괄적인 중산층의 개념은 있을 것이다.
풍족하진 않지만, 한달 월급에서 저축도 하고, 보험도 넣고, 생활비 쓸 수 있는 정도.
자녀들을 대학교에 보낼 수 있고, 가끔 쇼핑할 수 있고, 문화생활이나 취미생활을 한달에 1번 정도는 할 수 있고, 자동차나 집을 가지고 있는 정도(최소 전세~대출끼고 소유)면 되지 않을까?
조금 빡빡함의 차이가 있을지언정, 위의 추상적 개념에 자신의 입장을 대입하면 '뭐 그래..나 정도는 평범하긴 해. 다른 사람이랑 비슷해. 조금 퍽퍽하게 살아가는 소시민, 중산층이야. ' 라고 생각하는 대학생들이 많을 듯 싶다. 그런데 막상 여론조사나 통계상에서는 본인들이 중산층이라는데는 동의하지는 않는 이들이 많다.
중산층이라는 추상적 정의에는 자신이 포함이 된다고 생각하는데, 중산층에 속한다는데 동의하진 않는다? 모순 발생.
모순이 발생할 이유가 있다.
중산층이란 대부분의 나라에서 중간을 차치하는 사람들로 다수를 의미한다는 것이 은연중에 들어있는 머리속 개념이다. 여기서 본인은 '남들만큼' 살아가는 사람, 중산층이라는 느낌을 갖는다. '남들만큼' 살아간다고 여길 수 있는 것은 주변 사람들의 소비패턴, 생활패턴을 보고 자신의 기준을 정하기 때문에 그렇다. 일반적으로 대학생들은 돈 씀씀이가 대부분 비슷비슷하다. 월등하게 돈을 뿌리는 인간들 뺴고는.... (예체능계는 재료비 등에 의해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날 수도 있겠다.) 그래서 대학생들이 착각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소비, 생활패턴이 비슷하니까, 본인은 평범하게 '남들만큼' 살아가는 사람, 중산층이라고 여기게 되는 것이다. 근데 실은, 유감스럽게도 중산층이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다.
국가에서 중산층을 따질 때는 편의상 수치적, 통계적으로 자산규모, 연봉을 가지고 따지는데, 이럴 때면 우리는 놀랍도록 이성적(?)이 되어서 '내가 무슨 중산층이야. 나 중산층 안돼.' 자학을 하곤 한다.
그럼 대한민국 중산층은?
우리나라 '1인당' GDP가 2만7천달러로 28위에 속한다. 그럼 단순하게 계산해서, 적어도 한 가정당 연봉 5천500만이거나, 그에 상응하는 자산을 지니고 있어야지 중산층이라는 말이다. 물론 중산층도 일정 범위의 층을 말하기 때문에 + -가 있다.
연봉 5천...ㅋ...ㅋㅋㅋ
대한민국에 연봉 5천 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생각외로 많다!! 정말로. 하지만 월급 200이 안되는 이들이 절반 넘는다는 게 함정. 대부분은 월급이 계속 안 올랐거나, 사회 초년생이다.
부모님세대는 나이가 있으니 연봉이 어느 정도 되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애초에 4년제 대학교로 자녀들을 보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다른 이들에 비해) 자산이라던지 연봉이 먹고 사는 것 이외에 쓸 여력이 조금은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대학교를 여유롭게 보낼 가정이 생각보다 없다. 빡빡하다. 굉장히....그런데 원래 중산층정도면, 자녀 1명정도는 여유롭게 보낼 수 있는 정도는 되어야 한다. 자녀가 대부분 2명 이상이니까, 등록금, 방값은 지원이 충분해서, 용돈 정도는 방학때 본인들이 벌어서 충당할정도면 된다.
그런데, 학자금 대출 안받고 대학교 다니는 학생들 얼마나 되는가? 굉장히 많은 이들이 학자금 대출을 받고 학교를 다닌다. 취직하면 학자금부터 갚느라 정신없다. (대학교만 배부르네 씨발. 대한민국은 교육으로 발전해서, 교육으로 망한다. 등록금 좀 내려라. 이 개새끼들아. 니들은 땅투기, 부동산투기, 친일파, 정격유착과 더불어 대한민국 망조의 주범이다.) 결론은? 중산층이 아니란 소리다. 하지만 주변 대학생들은 학자금 받고 다니는 것이 '일반적'이니까, 본인들이 중산층으로 착각하는 것이다. 통계적, 수치상으로는 엄밀히 말해 중산층이 아니다.
결론은 대한민국은 계층이 피라미드로 이루어져 있다는 소리다.
이는 자산이 대부분 부동산으로 이루어진 대한민국의 특수한 경우로 인해 현금이 부족한 것도 한몫한다. (그것도 빚으로 이루어진 모래성)
이런 상황에서 내 주변 대학생들(그래서 필자는 앞선 글에서 '어정쩡한 중산층'이라는 단어를 썼다. 중산층인데, 중산층이 아닌 이들.)은 본인들의 삶이 퍽퍽하다고 말한다.분명히 중산층 개념이, 부모님께 어느 정도 지원을 받아서 대학교 다니면서, 일부 용돈은 아르바이트하면서, 쇼핑, 취미생활, 문화생활을 가끔하고, 돈 모아서 해외 여행도 한번씩 할 수 있는 것인데, 남들도 다 그렇게 사는데, 나도 딱 남들만큼만 살고 있는데, 이렇게 생활하는게 너무 뻑뻑하다고, '사람답게' 살 수 없다고 말한다.
사람답게 살 수 없는게 맞다. 애초에 중산층이 아니었으니까;;;;;
(하류층은 사람답지 못하게 살아야 한다는 소리가 절대 아님을 밝힌다.)
본인들이 중산층이 아니었는데, 소비패턴, 생활패턴이 대학교 때부터 중산층 규모로 맞춰졌으니, 당연히 뻑뻑할 수 밖에. 사회초년생이 월 200 받아서 중산층 규모의 소비생활을 하며 살 수는 있다. 그런데, 노후대비, 저축은 꿈도 못 꾼다. 진짜로. 결혼도 포기해야 한다. (안 그래도 비정상적으로 비용이 큰 결혼식인데...)
그렇다고 필자는 이런 비정상적인 현 상황을 옹호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다수가 하류층인, 피라미드 구조의 사회는 분명 정상적인 사회가 아니다. 그나마 있던 중산층도 최근 10년동안에 급속도로 무너지고 있다. (씨발씨발. 난 걔네들 안찍었는데) 빈부격차는 갈수록 심해져서, 이젠 모래시계형이 되어가는 느낌이다. 위쪽이 작고 아래쪽이 굉장히 큰 모래시계형. 등록금이 특별히 비싼 것도 사실이고, 복지도 별로고, 인건비와 물가 역전 때문에 사람살기 힘든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우선이라도 이런 헬조선에서 우리는 태어났고, 살아가고 있고,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일단은 우리의 현실을, 우리의 입장, 위치를 제대로 알고, 앞날을 대비해서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 필자의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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