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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한국식 복지와 '사람답게'에 대한 기준에 대한 생각들

어둠속검은고양이 2016. 11. 18. 10:26

대한민국의 한국식 복지와 '사람답게'에 대한 기준에 대한 생각들

(헬조선식 아님.)


오늘 새벽에 '어정쩡한 중산층이 지닌 사람답게 산다는 기준'이라는 글에서 '사람답게'라는 기준이 높은 것이 아닌지 까는 글을 썼었다.


그리고 2015년도 쯤에 비공개로 썼던 글이 하나 있다. 제목이 '최저 임긍상승이 근본적 대책은 아니다.'인데, 필자는 이 글에서 최저임금보다 대기업의 골목상권침해가 문제라고 비판하는 내용을 썼었다. (그 당시에는 전부 비공개로만 글을 썼었는데, 지금 공개한다.)


내가 이 두 글을 이용해서 쓸 글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답게'라는 기준이 잘못된 것은 아닌가, 한국식에 맞춰서 생각해보는 건 어떤가 해서다. (한국식이라고 쓰고 헬조선식이라고 읽는다.) 사람답게 산다는데 기준이 어딨으며, 한국식은 또 무엇인가?


일반적인 사람들은 선진국이 행하는 복지를 기준으로 '복지-사람답게' 라는 생각을 시작한다. 여기서 많은 이들이 싸운다. 유럽 복지 국가와 우리나라를 비교하는 것이 말이 되냐. 경제적으로 안된다. 아니다. 부정부패가 많아서 그렇지, 우리나라 경제규모를 보면 충분하다. 오히려 복지가 적은 편에 속한다. 등등.....


단순히 경제 수치, 통계 수치로 따지면 대한민국은 복지에 대한 지출이 GDP 규모 대비 적은 편에 속하는 것이 맞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2016년 현재 GDP규모는 세계 11위에 달하며, 1인당 GDP는 28위다. 나름대로 세계에서 손꼽는 경제대국이라는 소리다.

(캬, 이모 여기 국뽕 한사발 주소.)


그런데 우리는 '사람답게'라는 기준을, 그리고 복지 규모를 유럽국가로 잡아선 안된다.


왜?????


경제 규모는 상당하지만, 그 경제 시스템, 체질을 보면 아주 저질이기 때문이다. 해당 국가의 시스템, 삶에 익숙해진 사람들이 유럽국가를 기준으로 삼으면 당연히 대한민국이 개판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경제 시스템은 어떤가 살펴볼 필요가 있다.


1. 물가에 대한 구조

기본적으로 유럽, 미국 등의 국가는 물가는 저렴한데??? 반해, 인건비는 비싸다.

사실, 잘 나가는 도시들....뉴욕, 런던, 파리 이런 곳은 물가가 상당히 비싸다. 매우....어느 국가를 가든 잘나가는 도시들은 비싸다......하지만, 기본적으로 인건비에 따라 물가가 비싼 것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반면에 생필품, 공산품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에 속하다. 즉, 노동을 해서, 집에서 본인이 알아서 요리해 먹고, 알아서 만들고, 수리해서 쓰면 충분히 살만하다는 것이다. 인건비가 비싸니까 DIY가 발달한 것이지, 결코 낭만으로 발달한 것이 아니다. 그리고 저녁되면 대부분 문 닫는다. 비싸니까. 그래서 저녁있는 삶이 가능하다. 유럽, 미국 등지는 이런 선순환구조가 되어 있다는 것이다.


인건비가 비싸다. -> 소비여력이 있다. -> 생필품, 공산품 구매 -> 직원채용.


이런 사람들에게 있어서 '사람답게'라는 것은 '먹고 사는 문제' 이후의 것들이다. 교육, 의료, 공연, 문화 생활, 여가활동, 휴가 등등....... 유럽의 공교육이, 문화 생활 지원이 복지 정책으로 통크게 쓰일 수 있는 이유다.


대한민국은 사람을 통째로 갈아넣어서 저런 경제 부국을 이룬 국가다.

인건비가 매우 싸다. 24시간 영업하는 곳이 널렸다. (아이 좋아) 사람을 굴린다. 계속 굴린다. 막굴린다. 인건비는 싼데, 공산품, 생필품은 비싸다. 그래서 물가가 비싸다.


생산자의 인건비가 싸다. -> 소비자는 싼 가격에 물건을 산다. -> 경쟁이 심화된다. -> 인건비 절감으로 비용을 줄인다. -> 소비여력이 없다. -> 재고가 쌓인다. -> 직원 자른다. / 비정규직 채용한다. -> 반복. 부의 불평등이 갈수록 누적된다.


인건비로 후려치는 전략은 아무것도 없던 시절, 무역하기 위해 택할 수 있었던 유일한 전략이었다. 그리고 이 전략은 아직도 쓰이고 있다. 왜? 선진국과 경쟁할만한 기술이 아직도 없기 때문에. 그렇기 때문에 대한민국은 최저임금 상승에 그렇게 소극적인 것이다. 정부가 소극적인 것은 대기업의 눈치도 있겠지만, 국가의 무역 정책상 택할 수 있는 유일한 기본 바탕 전략이기 때문이다. 여튼, 그래서 대한민국은 24시간 일을 해서 먹고 살아야 한다. (빨간 꽃, 노란 꽃 꽃밭 가득 피어도 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 씨발) 일을 많이 해야 돈을 벌기 때문이다. 대기업도 인건비가 싸니까 막 부려먹지, 비싸면 휴가 가라고 할 것이다.


2. 대기업 문어발 구조

거기에 추가 패치된 것이 대기업의 문어발식 확장이다. (이런 씨발) 돈 되는 것이면 다 한다. 대기업 재벌 2세까지는 그래도 봐줄만 했다. 자식들에게 물려줄 회사가 1~2개면 됐으니까. 이제 재벌 3세가 떴다. 기존의 대기업 계열사 + 재벌 2세들의 계열사 + 재벌 3세들에게 앞으로 줘야할 계열사. (오....우린 존나 망했어.) 안 그대로 대기업 문어발인데, 이젠 문어발x2가 되게 생겼다. 대기업이 골목상권을 침해하는 이유다. 안 그래도 기존 문어발식으로 이미 이것저것 다 팔고 있는데. 본격적인 진출이 되는 셈이다.


3. 비정상적인 자영업자 비율

한국 자영업자 비율이 이미 27.4 %로 OECD 4위다. 우리가 바라보는 유럽과 같은 대다수 선진국 10%대에 머물고 있다. 2013년도 통계다. 지금은 더 높아졌으리라. 이런 자영업 지옥에 대기업까지 발을 담그고 있다.


여튼, 대한민국보다 유럽 국가의 복지가 더 낫고, 더 나은 삶을 기준으로 삼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경제의 체질, 시스템이 애초에 다르다. 이런 경제 시스템에 익숙해진 이들이 유럽식 복지를 기준으로 복지를 생각한다는 것이 안 맞는 것이다. 살아가는 방식,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그 삶의 방식에 맞는 최적의 복지가 있을 것이다. 구태여 유럽과 비교하면서 대한민국의 복지가 안 좋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어, 물론 대한민국 복지는 아직 멀었다. 젠장) '사람답게'라는 생각도 대한민국에 안 맞는 기준에서 출발한 '사람답게'라는 것이다. 뭐 그렇다고, 한국에서 행하고 있는 복지가 좋은 것도 아니긴 하다.


그렇다면 우리가 생각해야 할 한국식 복지국가는 무엇일까? (헬조선식 아니다.)


일과 생활의 균형이 맞는 것이 사람다운 삶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유럽식으로 갈 수는 없을 것이다. 불행히도, 모든 국민이 저녁있는 삶이 되긴 글렀다. 인건비가 비싸지지 않는 이상은.... 근데, 인건비를 올리면 대한민국에서 24시간 영업할 곳은 안녕. 다신 보지 말자. (그래도 있을 곳은 있겠지만...) 게다가, 인건비 올려도, 죽어나는 건 소시민의 자영업자들뿐, 대기업 프렌차이즈들은 살아남는다. (살아남은 후 가격을 대폭 올리겠지.) 이 삶에 익숙해진 한국사람들은 크게 불편해 할 가능성이 높다.

의료부문은 확실히 기존 한국식이 낫다고 보여진다. 문화 공연 지원은 솔직히 대학생들만 혜택을 보는 것이지, 회사원, 고등학생들까지는 혜택없다. 볼 시간도 없는데....

교육부문에 대한 복지는 유럽식으로 가야한다고 생각한다. 과감하게 대학교를 통폐합, 정리를 한 후, 교육의 질적 향상을 도모해야 한다. (한민국의 중장기적 경쟁력 확보 및 기술 개발이 필요한 복지다.) 직업훈련에 대한 복지 혜택을 늘려야 한다. 지금도 이미 국가에서 무료 지원 프로그램을 많이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관리 감독이 안돼서 그렇지.....

그 외, 출산과 관련된 지원들, 지방의 인프라 구축 등....


복지라는 것이 매우 넓다. 막상 쓰려니, 생각이 잘 나질 않는다. 일일히 열거해서 쓴다면, 논문을 써야 할 지도 모른다. 문명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의 욕구는 매우 다양해서, '사람답게'에 대한 기준을 국가가 채워 주는 것도 매우 다양한 부문에서 진행해야 되는 것도 분명하다. (최소한 일단 인건비를 올려주던지, 생필품 물가를 잡아주던지 둘 중 하나만이라도 하자. 대한민국아.)


한국 경제 시스템에 알맞는 복지가 있으리라 믿는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만의 복지를 생각하고, 요구해야 할 것이다.


ps 1. 이재명 시장님이 하는 복지정책이 괜찮은 것이 많은 것 같았다. 초등학교 준비물 마련이라던지, 수능날 성남시 택시지원이라던지..(이런 것들은 분명히 '한국 특유의 문화에 맞춘 복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ps 2. 그래서 대기업 고도의 경제성장시기에 꿀 빨고 살았다. 그 당시에 중소기업들을 적극적으로 육성해야 했는데, 정경유착으로 아주 중소기업 씨를 말려놓고, 편하게 정부 지원으로, 지들끼리 다 헤쳐먹어서 이제와서 기술 고도화를 통한 무역체질 개선할 여력도, 시간도 없다. (남은 길은 빈익빈부익부 마을의 필리핀화)


ps 3. 막상 글쓰고 나니, 중반까지 쭉 분석을 하다가 마무리를 어설피 끝내는 거 같아서 마음에 들지 않는다. 전하고자 하는 바가 잘 전해졌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