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중에 내리던 비가 그쳤다.
차가운 공기와는 달리 짧아진 어둠과 함께 밝아지는 새벽은 여름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확실히 알려주고 있는 듯하다.
아직은 여름이 아니지만서도. 이맘때쯤이면 나날이 따뜻해져 가는 것으로 기온은 우리에게 여름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려주곤 했다. 그럴 때마다 우린 '올해도 엄청 덥겠구나' 생각하며 마음을 굳게 먹으며 지구 온난화를 생각하곤 했으나 올해는 유독 날씨가 추은 듯하다. 꽃샘추위는 이미 지나지 않았나.
하늘엔 흰 구름과 회색 구름이 붓질하듯이 이동하고 있다.
밝아오는 이른 새벽을 맞이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기분 좋은 일이다. 특히나 과하게 추운 것이 아닌 살짝 싸늘한 느낌이 들 정도의 기온이라면 금상첨화다. 약간 쌀쌀함과 맑은 대기층은 정신을 맑게 일깨워주는 듯한 느낌이다.
앞으로 이런 기분 좋은 새벽을 몇 번이나 더 맞이할 수 있을까 싶다.
내 인생이 갑작스레 끝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이런 날을 여러 번 맞이할 수 있을 것이지만, 전 세계적인 환경오염을 생각하다 보면 내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에 갑작스레 지구 멸망이 찾아오는 건 아닐까, 어느 순간부터 이런 새벽을 맞이하지 못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쓸데없는 걱정을 하곤 한다. 세계 기후니, 환경오염이니, 그런 범 스케일적인 것을 떠나서 나야 그저 내 인생을 살아가는 것 뿐이고, 그런 일을 대비하고 대책을 세우는 것은 그만한 자리에 있는 분들이 할 일이다. 그저 바닷물의 물 한 방울처럼 내 인생에서 환경을 지킬 수 있는 일들을 하며 살아가는 수밖에.
이런 쓸데있지만 쓸데없는 걱정을 하는 이유는 어젯밤에 본 환경오염과 지구 멸망에 관련된 유튜브 때문이 아닐까 싶다. 지구 온난화나 환경오염에 대해 수많은 학자들이 경고를 하고 있고, 이를 다루는 영상이나 매체들은 많다. 자극적인 문구로 되어 있는 유튜브를 보다 보면 당장이라도 큰일 날 것처럼 생각하게 만든다. 마치 몇 년 안으로 지구가 멸망할 것 같고, 몇 년 안으로 재난이 일어나서 멸종할 것 같고, 뭐 그렇다.
그런 자극적인 것들을 떠나서 환경오염과 기후변화가 근래에 큰 주제로 떠오른 것은 사실이다. '공유지의 비극'을 논물으로 발표했던 개릿 하딘이 자살한 일화가 떠오른다. 희망찬 미래를 이야기하며 과학으로 모든 것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 여겼던 것이 100년도 채 되지 않았던 것 같은데. 이젠 과학자들이나 수많은 학자들이 불안한 미래를 예측하고, 경고한다. 그러나 대학교 조별과제를 생각해보면 과연 지구의 모든 나라가 힘을 합쳐 이 위기를 대응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알면서도 멸망의 길로 들어서는 것 같은데, 결국 더 뛰어난 과학기술로 환경오염을 극복하는 것 밖에 방법이 없지 않나 싶다. 그러나 이 역시 멸망의 시기를 늦추는데 불과할 뿐, 궁극적 해결책은 인간 규모의 축소가 답이라는 걸 생각해보면 과거 학자들이 미래를 디스토피아적으로 그려낸 것이 이해될 법도 하다.
부디 그런 날이 내 인생에 찾아오지 않길 바랄 뿐이다.
그래도 '늘 그랬듯이 인간은 답을 찾아낼 것이다'라는 희망찬 메세지도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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