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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불안감과 판단, 그리고 의미부여 - 내 삶에 후회는 없다는 의미

어둠속검은고양이 2018. 12. 3. 10:35

무슨 말을 어떻게 써야 할까.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면서 다듬었던 주제를 미루다 쓰려고 하니 뒤죽박죽이다.

떠오르는 주제는 바로 쓰지 않으면 생생함이 떨어지는 법이다.

.....기록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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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문득 내가 걸어가는 이 길이 제대로 된 길인지 불안해질 때가 있다.

마치 그 불안감은 망망대해에 홀로 남겨진 듯한, 막막한, 고독한, 어찌해야 할지 모를 그런 불안감이다. 결과는 보이지 않고, 선택의 과정만이 쭉 이어지는 현실에 조바심이 생긴다. 주변을 둘러보게 되고, 그에 맞춰 자신을 바라보게 된다. 그럴 때면, 우리는 자신의 삶에 대한 결말을 확인하고, 검증받고 싶어한다. ....어쩌면 우리는 단순하게, 무조건적인 긍정과 믿음을 바라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 삶에 대한 확답은 누구에게도 얻을 수 없다.

확답을 내릴 수 있는 이는 내가 걸었던 길을 걷고, 성공했던 이들 뿐이다. 그러나 그 성공은 그들만의 것일뿐, 동일하게 우리에게 다가온다는 보장은 없다. 성공한 이들의 시간대와 우리의 시간대는 다르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시간대에서 살아간다.


함께 맺는 관계는 말 그대로 사회적 관계에 지나지 않을 뿐, 서로의 시간대에 간섭할 수 없다. 자신의 시간대에서는 오로지 자신만의 선택이 존재할 뿐이고, 그 선택과 행동으로 스스로를 이끌어갈 뿐이다. 우리는 늘 홀로,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고 있으며, 그에 대한 대가로 가슴 한 켠에 불안감을 지니게 된다.


그렇기에 우리는 끊임없이 타자에 의한 기준, 사회적 기준에 자신의 삶을 맞추가며 비교한다. 마치 시험문제를 풀듯이 우리의 삶을 맞음과 틀림으로 채점을 한다. 해당 기준에 내 삶을 대입해가며, 맞으면 안도하고, 다르면 틀린 것으로 간주하여 초조해한다. 외부로부터 온 의미들에 자신의 삶을 대입하는 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우리 자신의 삶에 스스로 의미부여 하는 것을 연습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실, 의미부여는 연습할 필요가 없다.


그것은 마치 자연스러운 본능과도 같다.

우리가 어떠한 물건이나 가치가 의미를 지닌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그러한 것들에 우리가 의미를 부여했기 때문이다. 의미부여가 있어야만, 비로소 의미가 생겨날 수 있으며, 의미부여는 오로지 자신의 마음에서 발(發)할 수 밖에 없다. 우리는 스스로 특정한 가치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 의미를 얻기 위해, 자신의 삶마저도 수단으로 삼는다. 시간을 들이고, 노력을 들인다. 결국, 살아간다는 것은 내가 부여한 의미들을 찾아가는 과정이기에, 의미부여는 본능적으로, 자연스레 이루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뜻한다. 무엇보다도, 우리가 특정한 가치에 의미를 부여한다는 것은 타인이 자신의 삶을, 존재적 가치를 판단할 수 있도록 기준을 제시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한편으로, 의미부여는 '자발적'으로 해내야 한다는 점에서 주체적 존재로서의 고통과 책임을 가져온다.


하지만 우리는 한번도 스스로 의미부여를 해본 적이 없다.

자신이 생각하는 가치들 - 희생, 이타적 삶, 효, 행복, 사랑, 허영심 등등 무수히 많은 가치들-을 똑바로 바라보고, 쟁취하기 위해 다른 것들을 떳떳하게 포기할 수 있는, 진정한 의미부여를 해본 적이 없다. 우리는 늘 외부로부터 주어진 의미에 휘둘려진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사회적으로 '의미있음'이라 배워온 가치에 맞춰서 우리 자신의 삶과 우리 자신의 존재적 가치를 판단한다.


예를 들어, '화폐'는 분명히 우리가 추구하는 대부분의 가치들을 이룰 수 있게 만드는 기본적인 수단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사회에서 말하는 '성공한 삶'이라는 기준에 우리의 삶을 대입시켜서 판단한다. 화폐는 수단으로서의 의미만을 지닐 수 있을 뿐, 결코 추구하는 가치 그 자체가 될 수는 없음에도, 우리의 존재 가치들, 우리의 삶은 돈을 얼마나 버느냐, 얼마나 안정적인 수입을 가지느냐에 따라 판단된다. 우리 스스로도 그렇게 판단한다. 가장 기본적이고, 가장 중요하며, 가치를 측정할 수 있는/성취의 기준이 되는 '유일한' 수단이라 배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스스로 부여한 의미들은 결코 돈을 버는 기준에 따라 성공여부가 판단되어질 수 없고, 되어서도 안 된다. 우리가 의미있다고 부여한 가치들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가, 얼마나 그 가치들을 성취했고, 그 가치를 성취하기 위해 무엇을 포기했는지만이 스스로 자신의 삶을 판단할 기준이 될 수 있을 뿐이다. 의미를 부여한 가치의 성취는 오로지 자신만의 시간대에서만 이룰 수 있는 것이며, 자신의 삶에 대한 판단기준의 결과물로서 존재한다.


우리는 스스로 의미부여를 하고, 그 의미를 성취하기 위해 삶을 던져야만 한다.

우리의 삶에 대한 불안감은 선택의 결정에 대한 것이 아니라, 오로지 그것을 성취여부에 대한 것뿐이다. 내 삶에 후회는 없다는 말은 진정 이것을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