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것이 당연하듯이 사회는 부도덕한 곳이 되는 것이 당연하다. 도덕이라는 것은 꾸준한 교육과 자제심을 요구하고 부도덕함이 주는 말초적 자극과 쾌락은 즉각적이니까. 사회가 도덕적이길 바란다면 조별과제의 결과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그렇기에 사회를 도덕적인 곳으로 만드는 것은 물의 흐름을 인위적으로 거슬러 올리려는 것처럼 끊임없이 역행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자본주의가 발전하면서 돈의 힘이 강해지고, 개인주의가 강해지면서 눈치와 염치가 옅어지니 공중도덕은 땅바닥에 쳐박혀 버렸다. 자연스러운 물의 흐름은 돈의 힘에 의해 강렬해졌고, 그것을 거스르려는 흐름들은 갈수록 많은 비용과 수고를 요구한다.
1인 미디어 시대는 관심이 직접적인 광고수입과 도네(기부)수입으로 이어지게 만들었으며 그 시스템을 등에 엎고 소시오패스들이 눈에 띌 정도로 많은 돈을 벌기 시작했다.
이젠 염치와 눈치를 버리는 자들만이 많은 돈을 버는 시대가 됐다. 눈치와 염치는 한순간이지만, 수중에 남는 돈은 영원하다. 눈치와 염치라는 도덕심을 아직까지 버리지 못한 이들은 많은 돈을 벌지 못한다. 물론 아직까지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염치와 눈치의 끝자락을 붙잡고 있지만서도. 아니, 전광용의 작품 <꺼삐딴 리>라는 단편소설을 생각해보면 염치와 눈치를 버린 자들이 돈을 벌고 성공하던 것은 오래 전부터 있어왔다. 단지 1인 미디어의 속성으로 인해 이런 일들이 눈에 많이 띄기 시작했을 뿐.
돈의 힘이 강렬해져가는 이 때, 그 돈을 쓸어담는 소시오패스들을 보면서 우리 사회는 염치와 눈치라는 공중도덕을 언제까지 붙잡을 수 있을까. 이미 상당수가 그들을 욕하면서도 부러워하고 있다. 그 놈의 '객관적 지표'로 돈 많은 소시오패스와 돈 없는 나 중에서 세상은 누굴 승자라 할 지 뻔하니까. 아쉬운 건 당장 돈 없는 이들이니까.
.......혼란은 더욱 거세질 것이다.
자유의 무한정 신성화와 악의 축으로만 규정되어 버린 검열, 통제 속에서 사회는 법과 도덕 그 사이에서 줄타기하는 이들을 침묵하며 바라보는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우리는 추락하는 도덕심과 상승하는 돈의 힘을 바라보며 자연스러운 그 흐름에 점차 굴복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배가 매번 고파지고, 밥을 먹듯이 도덕적인 사회가 되도록 노력해야만 한다. 그것이 자연스러운 흐름에 역행하는 길일지라도 말이다.
p.s
필자는 검열과 통제에 대해 충분히 우려하지만, 이분법적으로 자유를 신성시하고 검열과 통제를 무조건 악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필자는 자유를 사랑하고 자본주의를 옹호한다. 그러나 이것들은 브레이크가 필요하다.
브레이크가 없는 자본주의는 돈의 힘에 가속도가 붙게 만들고 모든 것을 파멸로 이끌 것이다. 마찬가지로 공중도덕, 법과 제도 등으로 적절한 브레이크가 없는 자유는 사회를 혼란하게 만들고, 그 끝은 지옥일 것이다.
자유의 발 밑에 바로 지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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