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추천곡 : 러브홀릭 - 그대만 있다면
러브홀릭의 <그대만 있다면>. 무려 15년 전의 노래다.
이 노래를 듣다보면 잔잔한 가슴 아픈 사랑이 느껴지는 것 같다. 잔잔한 반주에 서글픈 느낌의 가사, 그리고 보컬의 음색까지. 감정이 과하지 않고, 조금은 소극적인, 그러나 절절함이 느껴지는 서정적 노래다.
이 노래처럼 15년 전, 20년 전 노래들은 서정적인 느낌의 노래가 많다. 사랑에 매여있는 느낌이 강하다고나 할까. 세상의 모든 것보다 사랑이 더 중요하다 말하고, 세상의 풍파에도 서로의 곁을 지키자고 한다. 힘든 일이 있으면 같이 극복하면 된다는 느낌이다. 상대를 지극히 생각하기에 짐이 될까 싶어서 떠난다거나, 짐이 되어도 좋으니 곁에 있어 달라는 가사가 참 많다.
이젠 시대가 변했다.
요즘 노래들은 과거의 노래처럼 서정적이라기 보다는 적극적이며 당당하다. 상대방의 눈치를 보던 사랑은 끝났다. 사랑은 이제 내가 쟁취해야 할 대상이다. 과거에는 상대방을 기준으로 사랑이 움직였다면, 이젠 나를 중심으로 사랑을 얻고자 한다. 감정에 대한 접근법의 기준점이 상대에게서 나에게로 달라진 것이다. 자신의 욕망을 함부로 드러내지 않는 것이 과거였다면, 이젠 자신의 욕망을 당당히 드러내는 것이 미덕이 되었다. 감정에 은연 중에 내비치며 주고 받던 은근함이 사라졌다. 이젠 감정을 슬며시 주고 받는 사이도 '썸'이라는 분명하게 지칭하는 단어가 생겼다. 감정에 소극적인 사람은 답답한 사람이 되어 버렸다. 이젠 감정과 욕망을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경쟁을 통해 그것을 쟁취해야만 한다.
그래서일까.
'이 힘든 세상을 같이 헤쳐나가자.'거나 '세상 모든 것을 버려도 너만 있으면 된다.'는 그런 말들은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그런 말들은 허황된 말로 치부되거나 오히려 현실을 무시하는 집착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과거엔 환경보다 사랑을 우선시했다면, 이젠 사랑보다 환경을 우선시한달까. 결혼이든 연애든 조건을 맞추기 시작했고, 구태여 힘든 사랑을 하면서 세상을 같이 헤쳐나가기 보단 깔끔하게 포기하거나 대안을 찾는다. 나를 기준으로 사랑을 접근하니 언제든지 사랑을 조율될 수 있는 것으로 바뀐 것이다. 충분히 극복할 수 있었던(??) 과거와 달리 현실의 벽이 커진 탓이기도 하다. 힘들어도 고생하다보면 언젠가는 극복할 것이고 그러니 우리 힘들더라도 함께 하자는 것이 티끌모아봐야 티끌이라는 것으로 바뀌어버린 현실이다.
노래 역시 시대의 가치관에 따라 변해간다.
물론 지금 노래들도 마음에 들지만, 필자로서는 매우 아쉬운 부분이다.
필자는 여전히 구닥다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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