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에 저 멀리 안개가 피어오르는게 보여요.
네, 오늘은 날씨에 관한 이야기에요. 하늘에 먹구름이 잔뜩 꼈어요. 새벽에 비도 살짝 내렸던 것 같기도 하구요. 요즘 물난리가 나서 큰 이슈가 되었지요? 현재 진행이기도 하구요. 수도권에서 홍수라니... 상상도 못할 일이에요. 몇 해 전까지 마른 장마가 지속돼서 수재민이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이 오래되었는데 말이지요. 그것도 지방이 아닌 수도권에서 말이에요. 여긴 여전히 가뭄에 시달리고 있어요. 날씨마저도 극단적으로 나뉘는걸 보면 정말로 수도귄과 지방은 다른 나라가 되어 버린 것 같아요. 경제적 차이로, 인프라 차이로 인해 문화나 생활양식도 달라지고, 인구 구성도 달라지고, 날씨마져도 크게 달라지면서 공유되는 것들이 하나씩 하나씩 사라지는 듯해요. 공동체가 무너지고, 지역이 해체되고, 시간이 흐르며 사고방식도 달라질 때, 우린 정말 타국이 되어 버릴거에요. 북한과 남한처럼 말이지요.
어릴 땐, 수재민이 발생해서, 방송국에 전화로 하는 기금 모금도 매 해마다 나왔던 것 같은데. 이번에 방송국에서 주체적으로 하는 전국적 모금은 없는 것 같아요. 그래도 사회 곳곳에서 기부도 하고 일손도 돕는 훈훈함도 보이고 있어요. 여러 사건으로 인해 기부에 대해 다들 회의감을 느끼고 있는 와중에도 말이지요. 위기가 오면 또 이렇게 뭉치는 걸 보면 희망도 언뜻 보이는듯 해요. 우린 늘 정답을 찾을거예요. 늘 그랬듯이.
이번에 반지하가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고 들었어요. 저도 서울에 살 때, 저렴한 곳을 찾아서 여기저기 발품을 뛰었던 걸로 기억해요. 전 반지하는 들어가지 않았지만, 고시원이나 옥탑방을 자주 갔었지요. 의외로 적응은 잘 했던 걸로 기억해요. 주변 사람들이 그런 저를 보며 신기해했지요. 창문도 없는 고시원에서 어떻게 지내냐고 말이지요. 햇빛을 못 보면 사람이 우울증이 온다던데. 반지하는 사람을 정신부터 갉아먹는 것 같아요. 습하고, 어두워서,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아프기 쉽지요. 반지하는 분명히 사라져야 할 주거이긴 하지만 참 어려워요. 누가 반지하가 좋아서 살겠어요. 그 곳이라도 들어가지 않으면 밖에서 노숙해야 하니 들어가는건데.
방 쪼개는 것. 불법 증축. 이런 모든 행위들이 근절되고 정말 사람다운 - 최소한의 주거에서라도 모두가 살 수 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것이 헛된 이상일지라도 말이지요. 이번 사고로 피해를 입으신 수재민들, 유족분들이 무너지지 말고 굳건히 일어서길 빌어봅니다.
당신은 어떠신가요. 부디 피해가 없으셨길 기도해봅니다.
p.s
어느 새 입추에요.
더위도 서서히 물러가는 듯해요.
추석도 다가오구요. 위로가 되는 명절이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