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사진이 첨부된 편지는 처음인 것 같네요. 오래 전 인테리어 소품을 하나 소개할 때 일상 카테고리로 사진을 올렸던 것 같은데 말이지요. 이틀 전 제가 주문한 식물이 왔어요. 이녀석은 스칸디아모스라고 해요. 특별히 관리해주지 않아도 알아서 잘 생장한다기에 구매했어요.
인테리어 소품을 좋아하는지라. 이렇게 마음에 드는 것들이 있으면 하나씩 사모으곤 해요. 특히 따스한 빛을 내는 전등을 좋아하는 편이에요. 오래전 사두었던 <책장 속 골목길>도 여전히 남아있지요. 가끔씩 분위기를 내고 싶을 때 방 안의 불을 모두 꺼놓고 이런 인테리어 소품들을 켜놓곤 해요. 향초도 킬 때도 있구요. 향수나 향초, 조명등과 같은 소품들은 후각과 시각을 통해 사람의 마음을 녹여줘요. 잔잔함과 더불어 평화로움을 가져다 주지요.
위의 소품은 제가 만든 거예요. 책장 속 골목길과는 달리 이것은 조약돌을 붓고 돌과 이끼를 배치만 하면 되기에 무척 쉬웠어요. 사실 만들었다고 말하기에도 민망한 정도지요. 고민 끝에 스칸디아모스를 골랐는데, 식물을 키우는 재미라면 이오난사가 나은 듯해요. 이 녀석은 정말 관리할 필요가 없거든요. 물을 안 줘도 된다고 해요. 그냥 습도만 조절하는 정도?
테라리움이라고 하죠. 아쿠아리움과 반대되는 말로. 지상에 생활하고 있는 동식물들을 투명한 수조에 사육, 전시하는 사육장이요. 동물은 제가 책임져야 하니 놔두고, 식물만 이렇게 배치해놓는 것이 제일 편하고 좋은 것 같아요. 적당한 햇빛과 물만으로 관리하기도 쉽고 마음도 편해지니까요. 책임 없는 쾌락이지요. 이렇게 글을 쓰고 보니 제 꿈이 하나 추가 되었네요. 집에 어항을 놓는 것이 아니라 테라리움을 놓는 걸로요. 요즘 테라리움이 유행한다는 소릴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어요. 가격도 비싸다던데.....그냥 제가 직접 사서 꾸미는 게 더 재밌을 것 같아요.
글귀는 제가 좋아하는 문구를 각인했어요. 편지 제목으로 썼던 그 문구 말이에요.
'si vales bene est, est valeo.' '당신이 잘 지낸다면, 저도 잘 지냅니다.' 라는 의미의 라틴어지요. 누군가에게 선물해줄 때 쓰고 싶은 문구에요. 사실, 이 문구로 하나 더 구매해서 선물해주고 싶은 대상이 있어요. 하지만 아직은 이런 선물을 주고 받을 사이는 아닌지라 고민중이랍니다.
구매했던 식물와서 기쁜 마음에 이렇게 빨리 편지를 썼어요.
어쩌면 자랑일지도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