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깨달음의 편지

어둠속검은고양이 2022. 8. 7. 16:46

오늘도 일이에요.
이번 주는 쉬는 날이 없네요. 짬짬이 나는 시간에 이렇게 편지를 써봅니다. 그냥 편지를 쓰고 싶었는데, 막상 쓰려니까 이런 생각, 저런 생각으로 생각들이 머리를 맴도네요. 두서없지만 그냥 생각이 흐르는대로 편지를 써봅니다.

일을 하다보면 하기 싫은 소리를 해야할 때가 있어요. 반대로 듣기 싫은 잔소리도 들을 때도 있지요. 그러다보면 감정이 상할 때가 있지요. 이것이 한쪽의 잘못이 명확해서 일어난 거라면 차라리 감정이 상하지 않아요. 수긍이 되니까요. 그러나 문제는 상황에 의한 오해에서 비롯됐을 때지요.  ......살다보면, 일하다보면, 교류하다보면 오해가 일어날 수밖에 없더라구요. 그러면 괜시리 기분 상해서 상대방을 삐뚤게 보게 되더라구요. 속으로 상대방을 나쁜 놈으로 매도하며 욕을 퍼붓지요. 그런데 결국 제 마음만 상해요. 속으로 나만 스트레스 받고, 내 마음만 부정적이게 되지요.

요즘엔 그냥 넘어가면 호구된다 어쩐다 하며 조금도 손해보려 하지 않는 분위기인 듯해요. 그렇다보니 사소한 것 하나에도 신경쓰고 스트레스 받지요. 살다보면 내가 오해할 수도 있고, 상대방이 오해할 수도 있고, 반대로 뜻하지 않는 이득을 얻을 수도 있고, 손해볼 수도 있어요. 그럴 때마다 이리저리 신경쓰면 스트레스 받는 건 본인일 뿐이죠. 중요한 건 손익 계산이 아니라 평정심이라 생각해요. '괜찮아. 이런 날도 있지.'라는 마인드에요. 좀 더 여유롭게, 더 넓게.

오늘 일하며 느낀 점이에요. 오해 받아 잔소리를 듣고 나니 속으로 욕하며 스트레스 받는 내가 보이더라구요. 스스로를 위해 마음을 내려놓는다는 것이, 타인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면 내가 상처받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새삼 깨닫게 돼요.

그냥 흘러가는 거에요. 살다보면 오해를 받고, 오해를 하고, 때론 선자가, 때론 악자로, 선과 악이 분명치 못하고, 상황이 분명치 못하고, 그렇게 모든 것들이 섞여서 흘러가는 삶 속에서 일어나는 거지요.

그냥.

그냥이에요. 그것에 의미는 없어요. 우린 그것들 속에서 의미를 찾으려 하고, 법칙을 찾으려 하고, 인과를 찾으려 고민하고 또 고민하지요. 저도 한 때는 엄청 고민했던 것 같아요. 이유를 찾으려고요. 쓰고 보니 누가 보면 뭔가 거창한 깨달음이라도 얻은 것 같네요. 이리 말했어도 저 역시 때때로 감정에 휩싸일테고, 고민도 하겠지요.

쓰다보니 편지가 길어졌네요.
결론은 평정심을 갖고 좀 더 넓게 살자 입니다.

주말에 일하면서 문득 주변 사람들의 카카오톡을 보게 되네요. 정확히는 프사지만요. 사람 심리가 참 이상해요. 힘들거나 불행할 때, 주변 사람들이 어찌 지내나 보게 되는 것 같아요. 주변 사람들의 행복한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처치를 더 부정적으로 보게 되는 것 깉아요. 주변 이들을 보며 '나만 안 좋은 것은 아니구나'하는 작은 위로라도 받고 싶은 마음인가?? 힘들 땐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인물이 있다면 아무래도 힘이 나는 법이지요. 동병상련인가? 하여튼 그렇게 주변 사람들의 프사를 구경하게 됐어요. 풍경 사진, 가족 사진, 음식 사진, 인물 사진 등등 각양각색이에요. 그래도 행복해보이는 사진이 많아요.

예전에 글로 썼던 것 같기도 한데.
프사, sns에 올라오는 사진들은 대부분 행복하고 잘난 사진들이 많아요. 그건 특별히 기억할만한, 추억으로 남길만한, 그런 경험들이고, 그렇기에 기념으로 남겨놓는 거니까요. 기분 나빴던 날들을 기록해두거나 사진 찍어서 두고두고 기억하지는 않잖아요? 복수할거 아니면요. 기념할만 하기에 기념으로 남길 곳에 남기는 거지요. 그런데 많은 이들이 그런 모습들을 보며 자신의 모습과 비교하며 우울해하고 비관하지요. 저도 괜시리 보게 되더라구요. 왜인지는 저도 모르겠지만요. 그리고 이 사실들을 알면서도 내 처지에 대해 조금은 슬퍼하게 되지요.

청개구리도 아니고 이게 무슨...
지금 당장 별로라고 주눅들지 맙시다.
힘든 날이 있으면 잘 나가는 날도 하루쯤은 있겠지요.

우리 행복해집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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