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종종 뒤지는지라, 관심을 갖지 않을래도 볼 수 밖에 없다.
우연히 접하게 된 일부 경향 기사에 반박하고 싶어서 이리 글을 써본다.
이 기사는 운동의 효율성을 따져본다고 밝히는 점에 있어서 매우 반가운 기사다.
메갈이 옳다, 그르다는 논쟁은 끝날 수 없는 논쟁 같고, 이미 무수한 데서 이루어지고 있으므로, 차라리 메갈리아의 운동 방향, 효율성을 따져보는 것이 앞으로의 운동에 대해서 긍정적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그리고 그 운동성을 분석하는 것이야 말로, 옳다/그리다 논란을 종식시키는데 일조하리라 생각한다.
다음은 인용이다.
[기타뉴스]메갈에는 없는 남성혐오
김치녀·된장녀는 왜 여성혐오일까? 여성을 싸잡아서? 그렇다면 남성을 싸잡는 김치남·씹치남·한남충은 남성혐오인가?
그런데 김치남·씹치남·한남충은 심지어 “명품을 사고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는 한국 남자”를 뜻하지도 않는다. “사치스러운 남자”라는 혐오 담론 자체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메갈리안들은 김치남·씹치남·한남충을 “여자를 강간하고, 때리거나 칼로 찔러 죽이고, 몰카를 찍고, 여자에게 염산을 붓는다”고 욕한다. “가사분담률은 꼴찌고, 데이트폭력·가정폭력을 저지른다”고 욕한다. 이 일반화는 남성혐오적인가? “김치남·씹치남·한남충”이 남성에 대한 어떤 혐오 담론을 어떻게 (재)생산하고 있는가? 우리 사회에서 “남성은 태생부터 폭력적이므로 여성보다 열등하고, 중책을 맡아서는 안 된다.“ 같은 주장이 통용되기라도 하는가? 그렇지 않다. 강간과 살해, 몰카, 염산테러 등을 일방적으로 당하는 집단의 구성원이 가해자집단 구성원들에게 드러내는 반감과 분노를 “남성혐오”라고 부름으로써 여성혐오와 동격으로 놓을 수는 없다.
필자생각
좋은 지적이라고 생각한다. 허나, 이 부분에 대해서 기자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 있지 않나 싶기도 하다. 일단, 한남충이라는 단어는 한국에서 태어나 자란 남자를 총칭하는 단어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남충들이 '여자를 강간하고, 때리거나 칼로 찔러 죽이고몰카를 찍고, 여자에게 염산을 붓는다.' 라고 욕하는 것은 가해자를 향한 욕이 아니라, 한국 남자 전체를 욕하는 것과 같다. 욕하는 것에 반발하면, 아마도 이렇게 받아치실 거라 생각한다. '네가 한남충이 아니면 되잖아? 왜 발끈하고 그래?' 라고. 허나, 한남충을 벗어날 수가 없다. 김치녀라는 단어와는 달리, 한국에 태어나서 자란 남자 = 한남충으로서 어떠한 예외적인 부분이 개입할 수 없기 때문이다. '네가 김치녀가 아니면 되지, 왜 화내냐? 너 김치녀냐?' 라는 말에서, 김치녀 = 한국에서 태어나서 자란 여자가 아니다. 김치녀는 여러가지 개념을 내포하고 있다. 물론, 김치녀 거리는 분들이 '그 개념이 고무줄마냥 지들 맘대로 설정해놓았다는 점'에서 사실은 한국에 있는 여성분들 중 누구도 김치녀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점에서는 같은 층위지만서도... (더치페이 하고, 남자의 능력이나 외모도 안 보고, 순종적이고, 그들에게는 잠자리를 같이 해주면서도, 또 함부로 몸을 굴리지 않는 등등 되도 않는 조건이 많이 붙은 이상, 실상 누구나 다 김치녀가 된다는 점에서 실상적으로 한남충과 다름 없는 단어이긴 하다.)
따라서 가해자집단 구성원들에게 드러내는 반감과 분노라는 부분은 잘못된 주장이다.
가해자 집단을 포함한 모든 남성을 향해 드러내는 반감과 분노라고 봐야 한다.
또한, “남성은 태생부터 폭력적이므로 여성보다 열등하고, 중책을 맡아서는 안 된다.“ 라는 주장이 통용되지는 않는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말이다. 현재 아무 이상이 없다고, 담론으로 이어지지 못하기 때문에, 내버려 둔다는 생각이야 말로, 근시안적이라고 말하고 싶다. 기자가 말했듯이, 가부장제도에서 자라온 한국 남성들의 여성혐오적인 발언을, 일베를 무시한 결과가 어땠는가? 확대되고 재생산되고 담론으로까지 번졌다. 그런데, 지금의 메갈리아의 방식이 어떠한 주장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일회성 반발로 끝난다고 내버려둔다면, 후에 담론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것을 짐작하지 못하는가?
인용이다.
강간범, 몰카범, 염산테러범이 아닌 남성은 “가해집단 구성원”으로 싸잡히면 억울하지 않겠느냐고? 아니다. 남자들은 스스로 무고하다 여기며 억울해 하는 버릇을 버려야 한다. 만연한 강간문화가 남성의 여성 강간을 조장하고 있으니, 남성집단의 구성원으로서 당신은 강간문화에 책임을 느껴야 한다. 몰카범죄의 만연을 부정하고 몰카범을 “나 같은 일반인과는 다른 미친놈 한둘”로 여기는 당신의 태도가 몰카범죄를 조장하며, 한국 남성의 낮은 가사분담률이나 여성의 몸을 성적 대상화하는 광고, 만화, 게임 등을 심각한 문제로 여기지 않는 당신의 태도가 우리 사회의 여성억압적 구조를 떠받친다.
필자생각
이 부분은 매우 좋은 지적이라고 생각하며 동의하는 바이다. 하지만 아쉽기도 하다. 만연한 강간문화가 남성의 여성 강간을 조장하고 있으니, 남성집단의 구성원으로서 책임을 느껴야 한다는 것은 개개인의 남성에게 너무나도 억울한 면이 있다. 대중들은, 그리고 우리 개개인은 대부분은 각자만의 개인적 삶을 산다고 생각하고, 어떠한 사회적 문제에 있어서 의견을 모으거나, 기고 등을 통해 '참여'한다고 생각한다. 어디까지나 개인의 삶이 우선이고, 그 삶 속에서 일부분 사회적 책임이 따라온다는 것이다. 헌데, 이러한 사회적 문화현상에 대해서 통감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예를 들어, 메갈리아가 주장하는 한남충, 씹치남, 그외 등등의 언어적인 폭력을 견뎌야 한다는 것]은, 마치 우리 나라에 일어나는 노인문제, 복지문제, 나아가 모든 범죄에 대해서 어째서 분노하지 않냐고 말하는 것과 같다. 모든 범죄와 모든 억압과 모든 부당함이 도처에 널려 있는데 너희들은 왜 너의 삶에만 충실하냐고, 책임지라고 말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물론, 기자분이 말하는 바를 모르는 것은 아니다. 사실 우리는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고 같이 고쳐 나가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책임의식을 지녀야 하는 것도 맞다. 허나, 이미 그러한 연대는 무너진지 오래인 사회다. 개인의 삶이 중심이고, 그 삶 속에서 끼여드는 것은 사회문제일진대, 그것을 가지고 문제 있다고 책임의식 느끼라고, 메갈이 '욕하는 것'에 대해서 받아들이고 공감해줘야 한다는 '의무'는 어디에도 없다. 기자분은 나에게 매우 개인적인 사람이라고, 혹은 이기적인 사람이라고 하실 지도 모르겠다. 난 현실을 이야기 하고 있을 뿐이다. 다들 먹고 살기 힘들어서 개인적 삶에 치중하는 이들에게, 사회 문제를 관심가지라고 설득하거나, 주장을 할 수는 있다. 허나, 욕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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