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력이 사람을 인간관계에 걸림돌이 되는 이유는 돈 그 자체 보단 어떠한 선택에 있어서 일방적인 관계로 변질되기 때문이다. 물론 일방적인 관계로 변질되는 이유가 돈이기 때문에 근본적으론 결국 돈이 문제긴 하다.
사람을 만나고 활동을 하게 되면 자연스레 돈을 쓰게 될 수밖에 없다. 뭐, 공원을 걷는다든지, 집에서 만난다든지 그러면 돈을 쓰지 않아도 될 테지만, 대체적으로 밖에서 만나서 어느 곳을 가든, 무엇을 먹든 전부 돈이 필요하다. 그러나 예산은 한정되어 있기에 예산 내에서 각자의 취향이나 소비 기준에 맞춰 소비하게 된다.
소비 기준 것 자체가 다른 것은 크게 상관없다. 원래 사람과 사람이 만난다는 건 서로 다른 두 존재가 조율하는 과정이다. 취향의 차이는 조율할 수 있는 여지가 크다. 그건 단지 덜 좋냐, 더 좋냐와 같은 기분의 문제기 때문에 서로 조금씩 양보를 한다든지, 때에 따라 한쪽이 양보하면 될 일이다.
그러나 그 기준이 경제력으로 인한 격차라면 다르다. 예산이 부족하여 예산을 최우선 고려대상으로 삼게 된다면 조율할 여지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싫다고 해서 '안 사는 것'이 아니라, 예산으로 인해 '못 사게 된다'. 강제된다는 말이다. 기준으로 정한 가격보다 더 저렴한 경우가 있을 때만 선택의 폭이 생기고, 가격이 더 비싼 경우엔 선택의 불가능-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어떠한 소비활동을 함께 함에 있어서 예산이 부족한 쪽에 맞춰가야 하는데, 이것이 결국 선택하는 자와 맞춰줘야만 하는 일방적인 관계로 강제된다. 물론 돈을 빌려줄 수도 있고, 돈이 많은 쪽이 전부 계산해 줄 수도 있으며, 한두 번은 선택에 맞춰줄 수도 있다. 그러나 매번 만날 때마다 반복되다 보면 만나는 것 자체가 불편해지게 된다. 매번 계산을 해줄 수는 없는 노릇이니, 결국 한쪽이 맞춰줘야만 하는 관계로 변질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돈을 기준으로 삼는 쪽에서 일부러 만남을 피하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멀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꼭 직접적인 돈거래 때문이 아니라도 지니고 있는 경제력으로 인한 활동의 차이는 간접적으로 관계를 서서히 망가뜨린다.
돈 때문에 관계가 멀어지는 것이 생각보다 많다.
씁쓸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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