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보존실/잡념들-생각정리

삶에 목표가 있다면 좀 더 열심히 살았을까.

어둠속검은고양이 2021. 4. 7. 19:59

삶에 목표가 있다면, 좀 더 열심히 살았을까.

왜 사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아닌, 당장에 무언가 행동을 하게 만드는 그런 목표 말이다.
목표를 세우고, 계획을 짜고, 실행하는 것. 그것이 삶의 전부다. 목표는 이정표이자 방향이며, 방향이 있어야 우리는 걸을 수 있기에, 삶에 목표가 없다면 우린 갈피를 못 잡고 이리저리 휘둘릴 것이다. 느리게 걷든, 빠르게 걷든, 이정표가 있다면 목표를 향해 걷는 순간부터 이것은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무언가 도달하게 된다. 그러나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하며 뒤돌아보면 어느 순간 제자리다.

중요한 것은 목표이며, 그걸 향해 걷는다는 사실 그 자체다.
그건 살아간다는 징표다. 사회적 관계든, 친구 관계든, 직업이든, 취미든, 뭐든 간에 그 모든 것들은 결국 내가 내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부수적인 것에 불과할 뿐이고, 내가 내 인생을 살아간다는 것은 내가 목표로 삼은 것이 있는가, 그리고 그 목표를 향해 걷고 있는가 이 두 가지뿐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에선 도달했다는 것만이 살아있다는 징표이며, 목표를 향해 걷고 있다는 것 자체를 살아간다는 징표로 보지 않는다.
대한민국에선 빠르게 도달하지 못한 자들을 살아있는 자들로 취급하지 않는 즉, 걷고 있는 자들은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있지 못한 자 - 미생(未生)이다.  그렇기에 많은 사람들이 이 미생(未生)의 상태에 있는 것을 두려워 한다. 오직 목표만이 중요하며, 과정은 두려워하게 만드는 사회다. 현실에선 미생(未生)인 사람이 훨씬 많지만, 그들은 살아있지 못한 자들로 취급되기에 사회에서 존재하지 않는다. 사회는 오직 존재하는 자들만을 위한 것이다.

목표가 없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그들은 목표를 아직 발견하지 못한 것일 뿐이고, 목표를 찾는다는 것 자체가 목표인 사람들이다. 우린 그것을 방황이라 부른다. 그러나 목표를 찾지 못하고 찾을 생각도 없이 그저 그렇게 살아가는 이들도 있으니, 이들은 방황하는 것이 아니라 부유(浮流)한다고 말한다. 물결을 따라서 이리저리 떠다니는 부유(浮流). 이들은 흐르는대로 살아가기에 자신의 삶이 없으며, 그렇기에 자신이 직접 걷는 삶보다 삶을 이루는 주변부, 부수적인 것들이 더욱 중요하다. 그러나 세상 모든 것들은 끝이 있으니, 내 삶의 주변에 달라붙어 있던 부수적인 것들은 내 목숨보다 더 빠르게 사라진다. 인간은 홀로 왔다 홀로 간다는 말이, 결국 사람은 살아가면서 점차 각자 자신의 삶에 집중하게 되면서 상대적으로 부수적인 것들을 쳐내기 때문이다. 그러나 목표를 찾지 못한 채 자신의 삶에 치중하지 못하여 부수적인 것들 중시하던 사람들에게서 이 부수적인 것들이 사라지는 순간, 수명은 남아있으나 사실상 삶이 끝나버린 것이다. 이들은 사실상 어떠한 활동도 하지 않은 것과 같으니 이들이야 말로 미생(未生)이라 부를 만하다.

분명 삶에 목표가 있다면, 좀 더 열심히 살았을 거라 생각한다.

대한민국의 많은 젊은이들이 방황을 두려워하고, 과정을 두려워한다.
미치고 싶은데 미치지 못해서 미칠 것 같다.
그래서 다들 출산도 포기하고, 있는 사람들도 공격적으로 변하나 보다.

나 역시 집념일지라도 살아가기 위해서 목표로 삼아야만 했다.
그렇게 해서라도 살아야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