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사업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한다.
플랫폼사업은 일종의 임대사업과 유사하다.
현실에서 건물을 제공해주는 대가로 수익을 얻듯이, 인터넷이라는 가상공간에 일종의 틀을 빌려주고 그 대가로 일정부분의 수익을 가져가는 것이다. 이것의 장점은 부동산의 지역적인 한계가 존재하지 않고, 세금문제나 관리문제에서도 매우 자유롭다는데 있다. 운영만 잘하면 알아서 컨텐츠를 생산해주니 마르지 않는 샘물이 되는 셈이다. 물론 입지조건만 잘 갖추면 되는 부동산과 달리 지속적인 운영을 통해 타 플랫폼과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말이다. 마르지 않는 샘물과도 같은 이 플랫폼 사업은 IT를 기반으로 하는 기업들이라면 다들 탐내는 분야다.
하지만 이러한 플랫폼 사업의 무서운 점은 그것에 참여하는 사람들을 전부 노동자로 만들어버린다는데 있다. 전부 노동자로 만들어버리는 것이 뭐가 문제냐고 할 지도 모른다. 원래 자본주의가 그렇지 않은가. 일한 만큼 버는 것. 일한 만큼 버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그 일한 만큼 번다는 것이 고용과 해고에서 자유로움을 의미하게 된다는 것이 문제다. 플랫폼 사업은 유튜브와 같은 IT를 기반으로 한 영상 사이트도 있지만, 배달을 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사업도 있다.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노동시장의 유연화다. 수요와 공급에 의한 부분노동시장인 것이다. 24시간 중에 본인이 일할 수 있는 시간대를 올리고, 그 시간대에 서비스가 필요한 사람이 해당 노동력을 구하는 것이다. 이는 굉장히 효율적이고, 서로에게 win-win하는 전략처럼 보인다. 의미없이 시간 보내느니, 짬짬히 알바(?)를 해서 돈을 벌고, 서비스가 필요한 사람은 원하는 시간만큼만 돈을 지불하고 이용할 수 있으니 말이다. 이런 플랫폼 사업은 이미 곳곳에 퍼져 있다. 베이비시터를 소개해주는 앱, 카풀앱, 배달앱, 대리운전 등등... 이 시장에선 해고도 고용도 고용도 없다. 그냥 일회용 노동시장인 셈이다.
일회용 노동시장이 활성화 된다는 것은 노동에 대한 가격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애석하게도(?) 월급제인 회사는 일하지 않는 대기시간도 임금을 지불해야 한다. 물론 노동자의 시간을 사는 개념이기 때문에 지불하는 셈이지만서도, 회사 입장에서는 무척이나 아까운 돈인 셈이다. 그리고 그러한 비용은 소비자가에게 전가된다. 그러나 이젠 그런 고민을 할 필요가 없다. 우리는 고객과 노동자를 연결시켜주기만 하면 되고, 그 다음은 둘이 알아서 할 일이다. (물론, 부분 노동화가 되기 어려운 업무-회사도 있다.)
일본에서 프리터족이라는 나왔던 것처럼 한국도 프리터족이 생겨나는 것이다. 그러나 해당 프리터족은 일회용 노동의 연속이라는 점에서 더욱 불안정적이며, 플랫폼 사업으로 인해 구조적인 문제가 되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최악이다. 일회용 노동시장은 가격 경쟁이라는 측면에서 결국 다른 노동시장마저도 불안정하게 만든다. 사업자에게도, 고객에게도, 노동자에게도 - 각자에게는 좋은 사업이지만, 이는 모두에게 불행을 가져다 줄 것이다.
플랫폼 사업은 계속 확대될 것이고, 이에 종속되는 노동자들은 늘어만 갈 것이다.
대다수가 비정규직이 되어 버릴 사회가 올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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