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워요. 날씨가 좋네요.
그래서인지 편지를 자주 쓰게 되네요.
빨래방에서 운동화를 빨래하는 동안 편지를 씁니다.
이렇게 바람도 불고 햇빛도 내리쬐는 기분좋은 날엔 아무것도 안하고 나른하게 쉬고 싶어요. 빨래는 세탁기가 열심히 하고 저는 아무것도 안한 채 쉬고 있는 것처럼 말이지요. 천성이 베짱이인지라 나른하게 쉬는 걸 좋아해요. 일상 속에서 소소하게 시간을 보내며, 행복을 느끼면서 말이지요.
하지만 세상을 살아가려면 부지런해져야 하더라구요. 해야할 일이 많아요. 일상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요. 물건을 소유하게 되면 주기적으로 물건을 관리해줘야만 해요. 예를 들자면, 제가 지금 주말에 운동화를 세탁하듯이 말이지요. 자동차도 주기적으로 세차해야 하고 정비도 해야 하지요. 화장품이나 치약, 비누, 세제 등 부족한 일상용품들도 채워넣고, 청소나 밀린 빨래도 해야 하지요. 오늘은 여름을 대비한다고 겨울옷을 정리해서 더 바쁜 것 같네요. 항상 청결을 유지한다는 건 생각외로 손이 많이 가요. 하지만 그 덕분에 이렇게 일상 속에서 찾아오는 나른한 오후가 더 달콤하게 느껴지지요. 짠 걸 먹으면 단 맛이 더 강하게 느껴지는 것처럼요.
그래서 전 열정적인 사람이 되고 싶어요.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쳐서 주변 사람들에게도 밝은 기운을 내뿜어서 서로가 파이팅! 해주는 그런 존재요. 제가 그렇지 못하기에 반대되는 인물상을 바라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런 긍정적인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좋아하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긍정적인 사람의 가장 큰 매력은 그 긍정의 밝음과 에너지겠지만, 또 하나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일단 해보는 거예요. 해봐야 실패든 성공이든 어떤 결과가 나오니까요.
하지만 '가만히 있으면 반이라도 간다.'는 말처럼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다수가 변하지 않으려고 해요. 튀지 않으려고 해요. 익숙한 것이 편하니까요. 모든 변화는 불편함과 비용을 가져오지요. 그러나 변화해야 해요. 세상은 넓고, 사람은 다양해서, 엔젠가는 서로 부딪칠 수 밖에 없으니까요. 다양함에 맞춰 변화무쌍해져야지요.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실행하기에는 참 어려운 사실이지요. 당장 저부터도 익숙한걸 좋아하고, 또 조심스러운걸요. 그래도 늘 변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하자고 편지를 쓰며 생각해봅니다. 익숙한 것, 쉬운 것만 찾으면 당장은 편할 테지만 후에 다 다시 돌아오더라구요. 제가 지금 해야 할 일이 많은 것처럼요.
하여튼 이런 일, 저런 일, 열심히 헤치우면서 잘 지내고 있어요. 운동화를 빠는 동안 이렇게 짬짬이 글도 쓰면서 말이지요. 날씨가 좋아서 야외로 간단한 소풍이나 다녀오고 싶었는데 쉽진 않네요. 대신 다음 주말을 기대해 봅니다. 당신은 이번 주말에 무얼하고 계신지 안부를 물으며 이만 편지를 마쳐요.
p.s
드디어 아멜리에 영화를 봤어요.
곧 리뷰를 올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