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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풀 사업, 무엇이 문제일까?

어둠속검은고양이 2019. 3. 3. 10:33

카풀에 대한 논란이 거세다.

필자는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한해서 자유를 최대한 보장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카풀에 대해서 찬성하는 입장이었으나, 좀 더 살펴보고 난 후에 입장을 거두었다. 이제는 반대하는 입장에 가까운 사람으로서, 합의에 의해 얼마든지 조율할 수는 있겠다는 입장이기도 하다.

겉보기엔 카풀의 쟁점은 매우 단순해 보인다.
택시업계의 밥그릇과 시민들의 자유에 대한 충돌이며, 택시업계가 자신의 밥그릇을 위해 타인의 자유마저도 제한하려는 악역으로 보인다. 이러한 시각에서 보면, 과연 특정 업계의 밥그릇을 위해 시민들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 라는 의문이 들 수 있다. 그것은 마치 외부 식당들을 위해서 집에서는 음식 조리를 못하게 제한하겠다는 것과 같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을 하기 전에 택시-운송업이 어떤 구조를 띄고 있으며, 카풀앱을 통한 공유경제가 어떤 면모를 띄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대한민국에서 카풀은 어째서 이렇게 큰 반향을 일으켰고, 어째서 갈등이 심각한가.

그 배경에는 과거 정부의 정책의 영향이 있다.
과거 정부는 자동차 산업을 밀어주기 위해 혹은 세수확보 목적을 위해 차량판매를 중심으로 정책을 펼쳐왔다. 딱히 자동차 구매시에 이것저것 자격을 까다롭게 요구하지도 않고, 주차장을 마련해야 하는 의무도 없다. 면허도 상대적으로 따기 쉬운 편에 속하고, 자동차를 사면 보험료와 이것저것 내야 할 세금이 많지만, 소비가 부진할 때마다 세금감면의 카드를 꺼내들곤 한다. 그러니 서울은 늘 교통난과 주차난에 시달리고, 있는 주차장마저도 따닥따닥 붙어서 개판이다. 

반면에 옆나라 일본을 보자면, 일본은 자동차 구매 전에 주자창 계약을 먼저 해야 하고, 운전 면허 발급도 까다롭다. 또한 주차비도 굉장히 비싸서 많은 사람들이 자가용 차가 있음에도 출퇴근을 자가용이 아닌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편이다. 반면 대한민국은 자가용 차로 출퇴근 하는 사람이 많다. 대중교통으로 출퇴근 하는 사람도 많지만, 출퇴근 지옥철을 이용해본 필자로서는 차라리 차가 막히더라도 자가용 차로 출퇴근 하는 것이 훨씬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교 통계를 낸 것이 아니므로 이는 뇌피셜이다.

하지만 제대로 된 통계치를 가져오자면, 2018년 기준으로 대한민국의 자동차 등록 대수는 2.3명당 1대꼴이다. 2003년 기준으로 서울과 도쿄는 한 가구(4인)당 자동차 등록 수가 1대로 거의 비슷했는데, 2018년인 지금 한국은 과거에 비해 거의 2배가 된 셈이다.

이렇게 개인용 차량이 넘쳐나는 상황(-택시를 탈 유인이 적어진 상황)에서 택시 운전사들이 할 수 있는 경쟁은 무엇인가? 바로 저가 경쟁이다.

택시 기본요금은 국토부에서 결정짓는 것이긴 하지만, 이는 '대중교통'이라는 명목으로 보조금을 받기 때문에 그렇다. 여튼 간에 대한민국의 택시비는 다른 나라에 비해 상당히 저렴한 편에 속한다. 이러한 저가 요금은 다시금 승객들에게 돌아온다. 돈을 벌기 위해서 장거리 승객 골라 태우기, 승차거부, 합승거부 등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즉, 카풀이 전면적으로 등장하기 전부터 밥그릇 유지가 겨우 되는 참이었는데, 이 밥그릇마저도 깨부술만한 라이벌이 등장한 것이다.

(물론 저러한 행위들에 대해서 옹호할 생각은 없다. 대중교통으로서 인정받아 보조금을 받고 있으니, 저런 행위는 해서는 안되는 것이 당연하다.)

여기서 택시가 '대중교통'이라는 것이 의미하는 바는 생각보다 크다.

그것은 일정 자격이 있는 사람만 종사할 수 있는 허가제라는 것이다. 실제로 택시 면허증은 수가 제한되어 있으며, 자격 시험 등을 통해 일부에게만 면허를 발급한다. 즉 이 말은 영업용 차를 운행하려면 자격 시험과 함께 여러 조건을 충적해야 하며, 영업용 차가 아닌 자가용 차는 유상운송을 금지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예외 규정을 두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출퇴근 시간대에 함께 타는 경우다.

그런데 이런 예외규정을 치고 올라온 것이 바로 카풀앱이다.
출퇴근 시간대에 자유롭게 카풀을 할 수 있도록 앱을 만들어서 중개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이라는 선한 의도로 포장된다. 하지만 실상 중개를 통한 수수료를 받겠다는 말은 결국 돈벌이를 위한 사업일뿐, 선한 의도는 마케팅에 불과할 뿐이다. 실제로 이러한 중개 수수료 벌이는 공유경제를 가장한 빨대 경제다. 거기다가 이 예외규정에 한 술 더떠서 유연근무제 확대로 인해 출퇴근 시간은 자유로워졌으니 24시간 가능한 것이 맞다고 서비스를 확대한 것을 보면 선한 의도는 우연치 않는 효과에 불과할 뿐 실상은 수수료를 위한 것이라 보여진다.

어떤 이들은 그럴 것이다.
긍정적인 효과가 의도치 않게 일어나든, 의도하고 일어나든 어찌됐든 일어나는 것은 좋은 것이고, 카풀은 결국 행동의 자유가 아닌가? 라고. 필자도 긍정적 효과에 대해서 부정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필자가 지적하고 싶은 것은 카풀앱이 법의 헛점을 교묘히 이용한 사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만약 시민들 사이에서 카풀이 활발하게 일어난다고 하면 필자는 적극 지지할 것이며, 택시업계에서도 이를 막을 명분이 없다. 개인이 개인행동을 한다는데 어쩔 것인가. 하지만 이 개인행동을 업계가 들어와서 수수료 책정을 통한 경제적 시스템을 만든다는 것은 정식 사업을 하겠다는 것으로 엄연히 다른 경우다.

이는 마치 식당에서 조리하는거나, 집에서 조리해 먹거나, 음식에는 큰 차이가 없으므로, 영업신고를 하지 않고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 판매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이것을 정부가 합법으로 인정해주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허가제라는 제도 - 자격시험과 까다로운 조건을 완전 유명무실화 시켜 버리는 것이다. 이는 분명히 정부입장에서도, 사회적 입장에서도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택시기사라고 해서 100% 안전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몇 년에 걸쳐 검증이 된 사람과 이력을 참고한다지만, 무작위로 선발된 사람 사이에서 어느 쪽이 더 안전하고, 관리 감독이 이루어지기 쉬울까?

여기까지가 필자의 논리다.
법의 헛점을 노린 사업에 불과할진대, 선의의 경제로 포장하여, 실상을 교묘히 감추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자업자득이지만) 택시 기사들의 기존의 행태들을 양분삼아 부정적 여론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의 승차거부나, 비매너 행위는 비판받아 마땅하나, 이러한 행위들이 카풀 사업이라는 꼼수에 대한 면죄부로 작용해서는 안될 것이다. 그것은 마치 몇몇 식당들이 비위생적이고, 잔반 재활용하므로, 이제부터 일반 가정집에서도 음식을 만들어 판매할 수 있도록 전면적으로 개방하겠다는 것과 같은 것이다.

택시업계가 반발하는 이유는 카풀앱으로 인한 밥그릇 침해와 면허증 거래 가격 하락 때문이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필자는 입장을 정리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