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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입국통제, 외부방역에 대한 고찰들

어둠속검은고양이 2020. 2. 25. 11:00

지금 상황이 매우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이렇게까지 전염병이 확산된 경우는 전대미문이다.
여지껏 두 번정도 전염병이 있었지만, 대한민국은 나름대로 방역이 우수한 편에 속했다. 사스 때는 공항에서의 철저한 방역을 통해 대한민국은 감염자만 3명, 사망자는 0명이었으며, 주변국가로부터 방역에 대해 우수한 국가로 인정받았다. 메르스 때는 다소 사망자가 발생하긴 했으나, 그래도 잘 견뎌왔다.

그러나 이번 코로나는 전대미문의 위험이 발생하고 있다. 현재는 의료진과 공무원들 사이에서도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것은 국가기관과 의료시설 마비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정말로 자뭇 심각한 상황이다.

지금은 원인보다 대책 마련에 고심해야겠지만, 이에 대해서는 딱히 할 말이 없다. 이것은 정부와 방역 전문가들이 해결해야 할 문제고, 개인은 코로나 예방수칙에 따라 외출 후 손 먼저 씻기, 마스크 착용하고 외출하기, 외출 자제하기 등의 방법을 지키는 수 밖에 뾰족한 수가 없다. 필자의 주변 사람들도 아직까진 큰 문제가 없는 듯 하지만,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전대미문의 상황인지라 그로 인해 온갖 정보들이 넘쳐나고 있는 상황이라 혼란스러운 이 때 필자는 이 글을 통해 정보를 좀 더 명확히 구분하고 판단하고자 한다. 이 글의 정보는 정부 발표와 뉴스만을 기반으로 작성되었음을 알리며, 또한 이 판단은 필자의 소견에 불과할 뿐이다. 어쩌면 정부에 대한 쉴드일 수도 있겠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2019년 12월 1일 우한시에서 발견되어 2019년 12월 12일에 최초 보고된 전염병이다. 2020년 1월에 들어 중국 춘절 연휴가 겹치면서 국내외로 빠르게 전파되기 시작했으며, 2020년 1월 31일 WHO에서는 국제 공중보건 비상 사태를 선포하였다.

대한민국에서는 1월 20일 처음으로 첫 확진자가 등장하였는데, 중국에서 1월 19일 입국한 35세 여성이다. 이 확진자는 완치가 되어 2월 6일 퇴원하여 자국으로 돌아갔다. 역학관계 조사에서 아직까지 이 1번이 다른 확진자들을 전염시킨 것은 없다.

현재까지 1차 감염은 지금까지 총 16명으로 중국, 싱가포르, 일본, 태국 등지에서 직접 감염되어 온 사람들이다. 그리고 1차 감염에 의한 감염, 즉 2차감염자들은 총 9명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바로 명확하다. 생각보다 외부 방역은 잘 되고 있었다는 의미다.

무슨 말이냐 하면, 중국에서 우한 페렴이 발생한 것은 12월 중순쯤이지만, 이것에 대해 정부가 삼각성을 받아들이고 출입국제한을 시작한 것은 1월 31일, WHO가 국제 공중보건 비상 사태를 선포하면서부터다.

한국에서는 1월 20일부터 1차 감염자가 등장하기 시작했는데, 1차 감염자 대다수가 1월 중순에서부터 1월말 사이에 등장한 것을 알 수 있다. 즉, 1월 31일 WHO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기 전까지 각 나라는 출입국제한도 하지 않았고, 외부방역과 역학조사를 통해서 자체 대응을 하고 있었다는 소리다. 물론 이것을 두고서 '1월 20일 첫 환자가 나왔을 때부터 출입통제를 했어야지!'라고 불평하신다면 필자야 할말이 없다. 허나, 조금만 변명하자면, 자동차로 인한 사망율이 높아진다고 해서 자동차를 금지시키지는 않는다. 자동차에 심각한 결함이 있어서 사망율이 매우매우 높아질 경우 그제서야 정부는 대응하게 된다. 마찬가지다. 모든 사고를 예방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여러가지 제약때문에 사후대처를 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1월 31일 이후, 즉 2월에 발생한 1차 감염자가 있는가? 한다면 아직까지는 없다. 즉, 공항에서 현재 취하고 있는 모든 조치들이 잘 작동하고 있다는 소리다.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내부 방역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에 대한 비판을 하려면, "출입국 통제를 왜 안했어!"가 아니라, "내부 방역을 왜 이렇게 못했냐!"로 해야 한다는 소리다. 아니면 "지금이라도 출입국 통제 해야지!"라고 요구할 수는 있다.

정확히 원인과 책임소재를 따지면 그렇다는 것이다.

지금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 31번 확진자인데, 이 확진자가 2차감염인 듯하다는 질병본부의 발표가 있었다. 이 사람은 2월 18일 확진 받았는데, 잠복기를 고려해서 1월 29일까지 동선을 파악하고 있다. 이 사람이 2차 감염이라면, 1차 감연자가 있다는 소리인데, 1차 감염자가 언제 입국햇는지가 관건이다.

31번을 감염시킨 1차 감염자가 1월 말쯤에 들어왔다면, 혹은 기존에 밝혀진 1차 감염자들 중에 있다면, 이는 '출입국 통제를 안해서 생긴 문제'라기 보다는 '전염성이 생각보다 빨라서 외부방역 시작하는 것이 늦었다'는 것으로 시기상의 문제로 봐야 한다. 그렇기에 '외부 방역을 왜 이렇게 늦게 했느냐! 문제다!'라고 지적할 수는 있지만, '외부 방역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 물론 "지금이라도 출입국 통제 하자!'고 외부 방역에 대한 우려를 주장할 수는 있지만, 지금까지 1차 감염자가 추가로 보이지 않는 것으로 봐서는 큰 실효성이 없는 정책으로 필자는 생각한다. 물론 안하는 것보단 낫다. 출입국통제가 더 확실한 방법이긴 하다.

문제는 31번 확진자를 감염시킨 1차 감염자가 외부 방역을 시작하고 난 후에 통과됐을 경우다. 이것은 분명 외부방역의 커다란 구멍이 생겼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건 기존의 방식으로 외부 방역이 불가능하니, 출입국 통제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럴 경우엔 무조건 출입국 통제를 해야만 한다.

절망스럽게도, 31번 확진자의 1차 감염원이 누군인지 밝혀내기까지는 매우 긴 시간이 걸릴 듯하다. 만약 그 사람이 짧게 입국 후 출국했다면 영영 못 밝힐 수도 있다.

그렇다면 다른 나라는 왜 출입국통제를 하는가?

중극을 출입국 통제를 하는 나라는 총 47개국인데, 후베이성만 출입국 통제하는 나라는 6개국, 전역을 통제하는 국가는 41개국이다.(2월20일자 기준) 그런데 그 출입국 통제하는 나라들 목록을 보면, 우즈베키스탄, 몽골, 태국, 카자흐스탄, 이라크, 우간다, 북한, 수리남, 대만, 몰디브, 솔로몬제도 등 대부분 방역시스템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는 나라들이거나 관장지로 유명한 나라 뿐이다. 한 마디로 출입국 통제는 '우리는 전염병에 대해 외부방역할 능력이 없습니다.' 라는 의미이며, 특별히 조심해야 하는 세계관광지, 소규모 국가도 있다. 물론 미국이나 뉴질랜드 같은 선진국도 있는데, 이는 다른 나라에 비해 예외적일정도로 빠르고 과감한 대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도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이탈리아도 출입국 제한을 했지만, 확진자가 계속 늘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것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두 가지다.

첫 번째로 '출입국 통제'가 효과를 보려면 아예 처음부터 일찍 과감하게 시행해야만 한다.
그 시기는 거의 전염병 발병 직후가 아닐까 한다.

두 번째, '출입국 통제'가 효과를 보려면 대부분의 나라를 통제해야 한다. 한국만해도 1차 감염자가 중국, 태국, 일본, 싱가포르 등 여러 국가에서 등장했다. 제 아무리 중국을 출입통제한다고 해도, 경유하는 사람, 다른 국가에서 확진자는 얼마든지 등장할 수 있다는 소리다. 이는 미국, 이탈리아 등 여러 국가를 보면 알 수 있다.

결론적으로 출입국통제가 가장 빛을 발하려면, 가장 빠르게, 가장 광범우하게 통제해야 한다는 소리인데, 이러한 조치를 바로 내리기가 쉽지 않다. 앞서 말한대로, 자동차로 사망할 위험이 있어도 우리가 차를 타고 다니는 이유는 비용과 위험을 효율성으로 따지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어떤 커다란 정책을 실시할 때는 위험도와 비용을 따져가면서 내릴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위험도가 커지면 당연히 그에 대한 비용 지불도 크다.
대한민국 전염 속도가 규모가 생각보다 매우 빨라 감염 위험도가 높아졌기 때문에 이에 지불한 비용도 높아진 셈이다. 그러니 한국 입국 제한 나라가 늘어나고 있는데, 아직까진 한국을 입국 통제하는 나라는 카자흐스탄, 오스만, 우간다, 에티오피아와 같은 나라들이며, 영국이 에외적으로 끼어있다. 그리고 한국을 입국 금지하는 나라는 이스라엘, 요르단, 바레인, 사모아와 같은 나라들이다. 즉, 정책 결정에 따른 비용손실과 위험도를 따져가면서 결정짓는다는 소리다.

그리고 오늘 새벽 한국 입국을 통제하는 나라에 중국이 추가 되었다.
진짜 개같은 경우다. 원인제공한 놈들이 남의 나라 방역에 대해 지껄이지 않나, 이젠 통제까지 한다. 정책이라는 것이 본인 국가 실정에 맞게 내리는거긴 한데, 기분이 정말 안 좋다.

그래서 결론은 내리자면,

1. 외부방역은 방식적인 측면에서 생각보다 잘 되고 있다.
2.. 대한민국 외부 방역에 문제가 있다면, 시기의 문제지, 방식의 문제가 아니다.
3. 출입국 통제는 외부방역의 방식에 대한 변화를 야기한다.
4. 외부방역에 대해 위험도가 높아지게 되면 당연히 방식은 전환될 것이다.
5. 아직까지는 외부방역 근본방식을 바꿀 정도로 문제가 있지 않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일 것이다.
6. 내부방역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7. 내부방역은 방식의 근본적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고, 내부방역에 최대한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8. 즉, 우리가 비판해야 할 것은 외부방역의 시기, 내부방역의 방식에 대한 것이지, 외부방역의 방식이 아니다. 효용성이 떨어지는 주장이라 생각한다.


++ 이번에 시.도 지자체에서 마스크를 중국에 27일 지원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래, 많이 양보해서 당초 방역이 잘됐으니, 중국 지원 계획을 짠 것, 그리고 그대로 2월초에 보냈던 것은 그렇다고 치자.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완전 뒤바뀐 상태다. 내부방역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인데도 마스크를 그대로 보내는 것이 말이 되는 소린가? 지금 내부 방멱이 터져나갈 지경이라, 국민들이 마스크 구매하는 것도 힘들어하고 있는데 말이다. 기사를 보는 순간 욕이 입밖으로 터져나왔다. 눈 앞에 있었더라면 정말 주먹이 먼저 나갔을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