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인생의 단면

어둠속검은고양이 2022. 6. 27. 00:50

푸른 색 사이로 회색과 흰색이 물감처럼 칠해져 있네요.
운전하다보면 종종 앞유리창을 통해 하늘을 보게 돼요.

그래요.
날씨 이야기에요.
안녕하세요. 오랜만이에요.
장마라는데, 비는 안 오고, 덥고 습하기만 하네요. 바닥도 끈적끈적해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날을 좋아하지 않아요. 음.. 좋아하는 사람이 있긴 할까요. 저 역시 '차라리 비라도 내리지, 덥고 습하기만 하네.'하고 불평을 하게 되더라고요. 그래도 모처럼의 날이니 짜증내지 말고, 날씨 그 자체를 즐겨보기로 마음 먹었어요. 푸른 하늘 사이로 잿빛 구름과 흰 구름이 어우러진 날도 특이하다면 특이할 수 있는 날이니까요. 이런 날에만 볼 수 있는 풍경이죠. 이런 날은 차를 끌고서 드라이브를 하며 바람 쐬기 좋은 날이에요. 맑은 날이면 더욱 좋겠지만, 그 오묘한 맛이 있거든요. 습하면서도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오는 그런 느낌이요. 상쾌한 느낌의 바람은 아니지요. 습한 기운을 잔뜩 머금고 있으니까. 나름대로 이런 날에만 느낄 수 있는 독특한 느낌이라 여기며 스스로를 달래보아요.


그 동안 쓰고 싶은 말들이 참 많았어요. 하지만 별로 중요치 않은 말이에요. 그냥 일상에서 느끼는 것들이니까요. 몇 번의 편지를 쓰다가 말았어요. 쓰다가 잠든 적도 있고, 귀찮아서 내버려둔 것도 있죠. 그럼에도 결국 이런 늦은 밤에 편지를 쓰게 되네요. 내일 일하려면 잠을 자야 할텐데. 분명 내일 오늘 일을 후회하게 될테지요. 내일의 내가 잘 버텼으면 하네요. 나이는 계단식으로 먹어간다던데, 그 말이 사실인가봐요. 8년 마다 한번씩 확 꺾인다던가. 지금까지 체력적으로 아무런 느낌이 없었는데 요즘 들어 밤을 새는게 너무 힘들어졌어요. 5월달 부턴가, 잠을 조금만 늦게 자도 다음 날 무척 힘들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편지도 자주 못 쓰게 됐어요. 일상적인 이야기를 쓰는 거지만 나름대로 글 한편을 쓰는데 시간을 꽤 잡아먹는답니다.


얼마 전에 지인의 카톡 프로필을 봤어요. 업데이트 친구라고 목록이 따로 올라오다보니 어쩔 수 없이 눈이 가게 되더라고요. 인스타그램이나 모든 SNS가 그렇지만, 카톡 프로필은 무언가 기념할만한 것들을 사진으로 지정해 놓지요. 그래서 인스타그램, 카톡 프로필, 그 외 모든 SNS 를 보면 세상 사람들 전부 행복하고, 멋지게 사는 것처럼 보여요. 왜냐면 그렇게 좋은 날들만 선정해서 올리니까요. 기억하고 싶은 특별한 날들을 기록해놓지, 누가 우중충한 날들을 기록해놓겠어요. 단지 그 기록이 모두의 일기장 같은 곳일 뿐이지요.


우린 그래서 인생의 한 단면만을 보게 되는 것 같아요. 살다보면 힘들 때도 있고, 우울할 때도 있고, 기분 좋을 때도 있고, 짜릿한 날도 있어요. 늘 같은 상태만 지속되는 건 아니니까. 힘들 땐 이겨 내고, 행복할 땐 즐기고, 그렇게 사는 거지요. 그런데 종종 사람들은 누군가 기록해놓은 행복한 날들만을 보며 상대적인 나에 대해 자괴감을 느끼거나 우울감에 빠지곤 해요. SNS의 기록들은 그 때 그 순간, 인생의 한 단면에 불과한데 말이에요. 본인에게도 분명 기록할만한, 행복했던 그런 날이 하나쯤은 있을거에요. 괜시리 나의 힘든 날과 타인의 행복한 날을 같이 놓고 비교할 필요는 없어요. 그건 불행해지는 지름길이지요. 힘든 날은 으쌰으쌰 열심히 이겨내고, 행복한 날은 그대로 힘껏 즐기고 스스로에게 집중해야 하지요.


그런 의미에서 만족을 안다는 것은 중요한 것 같아요.내가 어떤 것에 만족하고, 어떨 때 만족하는지 아는 것은 중요하죠. 하지만 경쟁 사회는 이 만족감이라는 것을 빼앗아 가요. 늘 결핍 상태에 놓여있기를 요구하죠. 경쟁 사회에선 '내'가 중요치 않아요. 타인과 나의 '위치'가 중요할 뿐이죠. 끊임없이 결핍과 경쟁을 부추기고, 만족하는 순간 퇴보하고 말 거라는 두려움을 갖게 만들지요. 실제로도 퇴보하기도 해요. 만족해버리는 순간부터 자기개발을 등한시하게 되거든요. 그 자리에 안주하게 만들죠. 그 자리에 서서 행복하게 살 수 있다면 그것도 참 좋을텐데. 하지만 안주해버리면 어느 순간부터 먹고 살기 힘들어지는 걸요. 우린 일하면서도 더 나은 일자리, 더 나은 위치, 더 나은 복지, 더 나은 월급을 향해 달리지요. 그럼에도 누군가는 끝내 뒤쳐질 거고, 누군가는 제자리를 유지만 할 거고, 누군가는 박차고 올라가겠지요.


참 어려운 것 같아요. 만족을 알고, 행복을 아는 것이요. 결핍에 빠지지 않되, 안주하지 않아하지요. 자신의 삶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다들 열심히 사는 것 같아요. 하지만 많은 이들이 자신의 그 대단함을 잊어버리고 타인의 인생 단면만 가지고 비교하며 스스로 갉아먹어요. 저도 예전엔 그랬던 것 같아요. 한창 정신적으로 힘든 때였죠. 그럴 때 일수록 자꾸만 주변과 비교해 보고 스스로를 더 힘들게 만들더라고요. 부디 많은 이들이 하루를 버티는 자신의 대단함을 알았으면 좋겠어요.


SNS나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것은 모두 인생의 한 단면에 불과하답니다. 우리네 인생은 단면이 아니라 연속체에요.
살다보면 뭔가 달라질 거예요.

그 결과가 어떨 지는 알 수 없지만, 희망적으로 믿어봐야죠.

오늘 하루도 수고 많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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