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보존실/잡념들-생각정리

이것이 삶이던가! 그렇다면 다시 한 번!

어둠속검은고양이 2020. 2. 4. 13:27

오래 전에 이야기 했던 것을 다시 꺼내보고자 한다.

우리는 늘 완벽한 살을 살길 바라고, 완벽한 삶을 갖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우리의 인생은 흰 종이 위에 그리는 단 한 번뿐인 그림과도 같아서 결코 완벽할 수가 없다. 수 많은 예술가들이 무수히 많은 그림을 그리고 나서야, 단 한번에 완벽한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되지만, 우리 삶은 단 한 번뿐이라 그럴 수가 없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아기에게 도화지 단 한장과 붓을 쥐어주고서 멋진 풍경화를 그리라는 것은 너무한 처사 아닌가! 하고 신에게 항변해보고 싶기도 하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우리는 궁여지책으로 그 인생의 도화지를 잘게 쪼개서 연습하면서 점차 좋게 좋게 그려나간다. 삐뚤빼뚤하던 선이 점차 반듯해지고, 그 위에 색들이 칠해진다. 그렇게 완성'된' 것이 아닌, 완성'해가는' 것이다.

'일회용이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의 삶은 한 번뿐이기에 덧없고 가볍다.
어차피 쓰고 나면 버리게 될 것, 그냥 내 마음대로 흩뿌리고, 칠하고, 그려나가는 것이다.
그러나 단 한 번으로 모든 것이 결정난다고 하면, 또 그것만큼 무겁게 다가오는 것은 없다.
그 무거움을 견디는 것은 너무나도 숨막히고 고통스러워서 많은 이들이 가벼움을 선택한다.

그러나 우린 이 가벼우면서도 무거운 삶이, 완벽해진 삶이 아닌, 완벽해져가는 그 자체에 있음을 긍정하고 자신있게 살아가야만 한다.

니체는 영원회귀사상을 통해 삶에 대한 긍정과 힘에의 의지를 제시했다.
신이 죽은 뒤, 홀로 남겨진 인간들이 그들의 고통과 위험, 절망에 내몰렸을 때, 합리주의와 이성이라는 가상의 질서나 신을 찾아 도피하지 않고, 스스로 그것에 대해 끊임없이 투쟁하고 극복하여, 삶의 의지를 다져 나가기를 외쳤다. 나의 이 불완전한 삶이 다시 반복되더라도 자신있게 '이것이 삶이던가! 그렇다면 다시 한 번!'외치며 되돌아갈 수 있을 정도로 삶의 그 과정 자체를 긍정하며 받아들일 정도로 살아가고 있는지 묻는다.

나는 과연 '이것이 삶이던가! 그렇다면 다시 한 번!' 외칠 수 있을 정도로 살아가고 있는가.
스스로 완벽해지기 위해 끝없이 노력하고, 그 노력하는 과정 자체를 긍정하며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가.

그런 내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