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판도라
결론부터 말하자면, 여자친구와 보러 가지 않길 권한다.
질질짜는 신파극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둘이 보러 갔다가 울면서 나올 것이고, 신파극에 대해 부정적인 사람이 갔다면 기분이 상해서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대놓고 신파극 찍는다. 호불호가 갈리지만, 대놓고 신파를 찍었다는 것에 대해서는 다들 동의하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평점을 높게 주고 싶긴 하다.
영화가 복잡하지도 않다. 사건이 터지고, 해결과정에서 발암캐릭터들이 등장하고, 결국 주인공의 희생을 통해 해결하는 그런 영화다. 재난영화을 전형적인 스토리를 충실히 따랐다고 볼 수 있다. 오락성이 충분히 있는 재난영화이면서, 원전에 대한 경각심도 일깨워주는 영화다. 킬링타임용으로 괜찮은 영화다.
갈등이 고조되는 과정과 발암캐릭터들이 하는 행동들이 대한민국의 현실을 재연했기 때문에 좀 더 공감이 가고, 몰입이 되었던 것 같다. '만에 하나 터졌을 때, 일어날 일들'이 현실에서 충분히 있어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사중에서 발전소 소장 평섭(배우 정진영)의 원전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가 인상깊었다. 너무 길어서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원전 수백억씩 들여서 수리했지요. 하지만 그 원전 부품만 수백만개, 전선길이만 수천킬로미터에 달합니다. 그 중에 어느 부품이 노후됐고, 어느 부분이 문제인지, 어떻게 그것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습니까?" 라는 대충 그런 내용이었다.
허나, 아쉬운 점도 있었다.
희생하는 캐릭터와 발암 캐릭터들의 대비를 극명하게 하기 위한 은폐-일련의 사건들이과하게 포장됐다는 생각이다. 사건을 통한 현실비판을 위해 캐릭터를 일부러 대척점으로 대비시켰고, 또 그 캐릭터를 나타내기 위해 자잘한 사건들을 과대포장했다.
현실에 대한 경각심을 위한 장치, 캐릭터들이 오히려 영화를 비현실적으로 만들어버리는 역효과를 냈다. 하지만 은폐-조작을 하는 발암캐릭터들이 내세우는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는 명분은 현 대한민국 위정자들이 메르스 사태에도 써먹던 방식이라, 아이러니컬하게도 현실적이기도 했다.
요약하자면, 여친과 보러 가지 말 것을 추천드린다. / 개인적으로 보는 것을 추천드린다.
전형적인 재난영화의 스토리.
희생.
신파극.
주인공 vs 발암캐릭터 - 국민 vs 위정자의 대립구도화.
현실적인 보조 발암캐릭터들.
원전이 터지면 이렇게 위험합니다.
현재 원전도 안전을 담보할 수 없습니다.
2016. 12. 17 (토) 신림 롯데시네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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