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영화

부산행

어둠속검은고양이 2016. 8. 1. 12:01



2016. 7. 31(일) 충장로 메가박스


(스포있음)


결론부터 말하자면, 영화관에서 돈 내고 볼 만한 영화다.

좀비 영화 좋아하는 분, 공포영화 좋아하는 분 추천.


필자는 애초에 기대하지 않았다. 좀비영화인지도 몰랐고, 그냥 재난 영화겠거니 했는데, 좀비영화라는 소리를 듣고 바로 가서 보았다. 생각 이상이었다. '한국에서도 제대로 된 좀비영화를 만들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좀비영화는 많다. 그리고 비슷하다. 대부분은 좀비로부터 안전한 구역으로 탈출하면서 끝나거나, 군대로 물리치면서 끝나거나. 그 뻔한 영화임에도 좀비 영화가 인기 있는 것은, 공포와 액션 덕분일 것이다. 


영화 부산행은 그러한 공포와 액션을 잘 살려냈다고 생각한다. 특히 달리는 기차라는 밀폐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는 공포를 극대화하고, 긴장감을 더한다. 다른 영화처럼 좀비가 발생하는 원인의 과정을 세밀하게 나타내거나, 아주 생략하는 것과는 달리, 간단명료하게 나타내고 바로 액션으로 흘러가면서 관객들이 지루하지 않게 해준다. 지루할 틈이 없다. 공포영화 사이사이에 나오는 마동석 배우의 유머는 긴장감을 완화시켜줌으로써 감정이 너무 공포쪽으로만 치우치지 않게 해주는 윤활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부분 강한 스포주의!)




인물에 관해서..


인물의 대립구도

혼자 살고자 타인을 마구 희생시키는 인간 vs 희생적인 인간.

전자가 결국 악인이라는 인식 하에 좀비로 만들어버리는 것은 너무나도 뻔한 전개였지만, 주인공이 마동석과 다른 생존자들과 함께 하면서 전자같은 인물에서 후자로 서서히 바뀌어가는 변화의 모습은 영화를 재밌게 볼 수 있는 요소 중 하나다. 



인물상-희생적인 인간

주인공과 마동석의 눈물겨운 희생이 있었다. 이러한 극한의 상황에 항상 나오는 그 희생정신! 공식을 잘 따랐다. 주인공이 마지막에 좀비가 되어버리는 것은 의외로 놀랬다. 보통 주인공은 살아남던데...임산부와 아이만은 감독이 건드리지 않았다.




(이부분도 강한 스포주의!)




이야기 전개

난 두 가지를 지적하고 싶다.


할머니의 행동은 너무 뜬금없다. 할머니의 심정부분을 앞서 묘사했다 하더라도, 그러한 행동을 했다는 것은 솔직히 뜬금없는 전개였다. 저 자기만 아는 나쁜놈들(?)이 다같이 처단당하는 모습을 꼭 보여줘야 한다는 심정으로 전개한 느낌이다. 사실 그 때 그런 조치가 없었다면 더 이상 이야기 전개하기도 마땅치 않긴 했지만서도...억지 전개 느낌이 농후했다.


두 번째는 공유의 회상씬이다.

아....이런 뭐...부성애를 강조하고 싶었다지만, 공유의 그 회상씬은 영 아니었다. 이야기, 공포와 조그마한 감동의 흐름을 완전히 부숴버리는 느낌. 진짜 억지로 넣었네 느낌이 확 났다. 차라리 공유의 아련한 모습을 클로즈 업함으로써 처리할 수 있었을텐데 말이다.



여느 좀비의 영화와 차이가 날 정도로 표현된 좀비의 역동성은 공포감, 기괴함을 극대화 시켰다. 말 그대로 '미친듯이' 달려드는 모습, 떼거지로 굴러가는 모습 등은 신선한 충격과 긴박감을 더해 주었다.


마지막 장면은 조금 아쉬웠다.

전체적으로 위에서 밑을 조명하면서 끝냈으면 좋았을텐데, 얼굴나오고 바로 끝이라니...갑작스레 커튼을 내린 느낌...


아, 추가.

소희랑 그 소희 남자친구로 나오신 분...눈물흘리는 씬에서 연기 부족으로 몰입감이 깨졌다.....하지만 심각할 정도는 아니었으니, 정진하시길 바란다.


여튼, 볼 만한 영화다.

좀 더 제대로된 공포를 느끼고 싶다면, 영화관에 가서 보길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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