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보존실/잡념들-생각정리

시선강간 - 그 모호함에 대해서

어둠속검은고양이 2018. 6. 8. 15:30

시선강간 - 이것을 누가 어떻게 규정하는가?


......그 눈빛이 있다.

음흉한 눈빛, 끈적끈적한 그런 눈빛들.

분명히 불쾌한데, 뭐라 하기엔 괜히 예민한 사람으로 몰릴 것 같은 그 애매한 것들.


과연 이것을 우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이걸 두고 여자가 노출해서 자꾸 시험에 들게 만든다. 노출되는 옷을 안 입으면 되지 않느냐? 라고 타인의 탓으로 돌리는 사람은 본인의 의지가 매우 약하는 것이고, 짐승이라고 고백하는 것과 다름없다. 사람은 이성이 있고, 자제심이 있다.


그 놈의 '본능'.

필자는 본능을 부정하진 않는다. 대부분의 인간은 '에로스적인 면모'를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순간적으로 눈길이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정도는 여성분들도 이해 가능한 영역이다. 이건 예쁜 여자가 지나가면 여자도 되돌아보는 그런 것과 같다. 이런 눈빛에는 그 '끈적끈적함'이 없기에 그냥 지나가면 그만일 것들이다. 민감하신 분들은 그것도 불쾌하다고 하실 수도 있고, 반대로 이런 눈빛을 즐기시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평균적인 여성(?)'이다. ( 애매모호한 평균이라는 용어로 쓰는 것을 이해해주길 바란다. )


하지만 문제는 '이성없이 살아가는 짐승들'이다.

남자들의 경우를 이야기하자면, 헬스장(짐 센터)에서 헬스하는데, 뻔히 쳐다보는 사람이 있다. 기분 나쁜 것까진 아닌데, 그 눈빛이 굉장히 부담스러워서 그런 사람들을 '호크아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민감하신 분들은 왜 자꾸 쳐다보느냐며, 다투기도 한다. 그만큼 뻔히 쳐다본다는 것은 분명히 상대를 자극할 수 있는 지점이 있기 때문이다.


다시 돌아와서, 그 끈적끈적한 눈빛들.....이에 대해 할 수 있는 것은 쳐다보지 말라는 말 한마디 밖에 없다. 아주 모호한 지점이다. 쳐다보는 쪽은 내 눈을 여기저기 둘 수 있는 '볼 권리'가 있다. 그런데 쳐다봄을 당하는 쪽은 분명하게도 '기분이 나쁘다'. 그렇다면 어디에 더 중점을 둬야 하는가. 


여기 기준은 사실 명확하다. '상대방에게 피해를 끼치지 말아야 한다.'가 기본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아니 그럼 옷을 둘러 싸매고 다니던가. 여기도 노출, 저기도 노출, 전부 노출만하고 다니는데, 어쩌라고?' 분명히 말하지만, 노출도-패션은 본인의 자유고, 내 눈을 어디다 둘 지 정하는 것도 본인의 자유다. 중요한 것은 '그 끈적끈적하게, 노골적이게' 쳐다봤냐는 것이다. 근데, 이것을 판명하는 것은 매우매우 어렵다. 쳐다본 쪽은 그렇게 안 봤다고 할 것이고, 쳐다봄을 당한 대상은 분명히 그런 느낌을 받았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분명 받아들이는 쪽과 행하는 쪽의 감각적 차이에 의해 발생하는 지점이다.


평균적인 남성과 여성을 기준으로 생각한다면, 남자라면 1,2초 '눈길'이 갔더라도 금방 고개를 돌리거나, 무시할 것이다. 여자도 마찬가지고, 1,2초의 눈길가지고 기분나빠하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오해의 여지다. 정확한 기준이 없는 모호한 지점이기 때문이다. 1,2초 본 것은 '눈길'이고, 3초 정도 보면 '음흉한 눈빛'인가? 보는 시간으로 눈빛을 정할 것인가? 대체 어떻게 이를 규정할 것인가. 애초에 규정하려는 것 자체가 어이구니 없는 일과도 같다.


이상한 인간들이 있다.

뚫어지게 쳐다보는 변태들, 우연히 눈 마주친 것을 가지고 상대방을 매도하는 사람들.

사람이 살아가는데 무조건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지점이며, 절대 해결 불가능한 지점이다. 피곤 그 자체다.


.........

이러한 일들이 '시선강간'으로 규정되어 여성들에게 자꾸 회자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러한 변태들은 여름만 되면 '1명만 훑어보는 것이 아니라, 밖을 다니는 동안 내내 이 사람 저 사람 다 훑어보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남자가 9명이고, 이런 남자가 1명 있다면, 이 1명이 수십, 수백명의 여자를 그렇게 쳐다보고 다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렇게 피해 입은 여성들이 늘어날수록, 사회는 남녀 분열이 더 쉽게 일어나고, 심각한 경우에는 피해의식, 피해망상으로까지 번져서 애먼 남자들까지도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갈등은 더 심해질 것이다.


이것을 해결할 방법은 교육을 통한 의식 강화 밖에 방법이 없다.

법이 개입할 수도 없고, 공론화해서 마녀사냥마냥 이 사람, 저 사람 잡으러 다닐 수도 없다. 무분별한 낙인은 피해자들만 양산하고, 사회적 분열만 일으킬 뿐이다.


눈길이 가는 것은 좋게 봐줘도 본능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뚫어지게 쳐다보는 것'까지도 본능이라고,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합리화해선 안된다. 우린 분명히 이성을 가진 존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