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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과 대한민국의 자본주의 차이점

어둠속검은고양이 2014. 4. 30. 16:04

서양과 대한민국의 자본주의의 가장 큰 차이점이 있다.

그리고 그것은 기본적인 개인주의와 공동체주의가 바탕에 있음으로써 오는 차이이기도 하다.
개인주의와 공동체주의의 바탕에서 오는 한 개개인에 대한 인식의 차이에 자본주의가 곁들면서 오게 되는 문제점이기도 하다.

사실, 엄밀히 말해서 공동체주의를 바탕으로 한 자본주의는 오히려 복지가 뛰어난 유럽국가를 모델로 삼아서 발전해야 가야 하는데, 그것이 대한민국에서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싶다.

기본적으로 서양(특히 미국)은 개인주의를 바탕으로 한다. 너와 나는 평등하고, 자유를 가지고 있으며, 내가 존중받고 싶은 만큼 너도 존중받는 사회다. 그리고 이 개인만이 강조되는 사회에는 사회가 이루어질 수 없기에, 이 사회를 유지하고, 공동체를 쌓아가려는 움직임이 있다. 그리고 그렇기에 사회를 위해 희생하는 직업, 사람에 대해 높은 가치를 부여한다. (원래 미국의 정신 중 하나가 희생이라, 국가가 국민에게 주입하려는 경향이 강한 탓도 있다.) 그렇기에 여기서 발생한 자본주의에는 기본적으로 인건비에 대한 개념이 비교적 확고하다. 물론, 인간의 탐욕은 끝이 없는지라, 싼 인건비를 찾거나 노동력 착취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지만, 일반적인 관념으로는 그 사람의 노동이 사회유지에 기여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물론 그 사람이 먹고 살기 위해서 하는 일이지만) 개인만의 시간을 '희생'해줌으로써 서비스를 제공받고 사회가 돌아갈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이 사회에서는 공산품은 싸지만, 서비스나 개인의 능력, 시간이 필요한 것들에 대해서는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싸다. (물론 경제학에서는 서비스업 발달로 어쩌고 저쩌고 분석을 해대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이것은 또한 선순환을 일으키게 한다. 인건비가 충분하니, 그 돈만큼 소비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경제학적으로도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다.) 중산층이 두터워지고, 스스로 몸으로 번만큼 먹고 살기에 직업 편견도 어느 정도 해소되고 각자의 능력에 맞는 직업을 찾는다. (직업을 얻기위한 비용 해소 효과가 있다.)

대한민국은 어떤가, 아시아는 어떤가.
기본적으로 공동체주의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 공동체주의에서는 자연스레 공동체를 위해 협력, 상생하는 것이 기본적인 원칙으로 되어 있으며, 이 협렵과 상생에는 어느 정도 희생이 가미되어 있다. 공동체를 위한 것, 사회를 유지하게 하는 것이 결국에는 개개인의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준다는 인식에서는 개개인과 사회가 부딪칠 때, 어느 정도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사회에 맞춰주는 것이 맞다는 인식이다. 이러한 인식 하에서는 공동체, 사회를 위한 직업들이 대접을 받지 못한다. 자연스러운 하나의 직업이나, 의무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현재 대한민국의 소방관, 사회복지사 등에 대한 대우를 보면 바로 알 수 있다. 개인의 동기와 욕망을 중시하는 자본주의 하에서는 이러한 직업들에 대해 딱히 그만큼 돈이나 복지를 해줄 필요성도 못 느끼거니와, 이제는 서로 기피의 대상이 되어 가고 있다. 몇 년 전에는 공군사관학교에서 비행기 조종사를 겨우 키워놨더니, 항공사에서 고액의 연봉으로 스카웃해가서 문제가 된다고 뉴스에 나온 적도 있었다. (개인의 입장으로서 조금 더 좋은 것도 아니고, 연봉은 훨씬 많이 주고, 복지도 훨씬 좋고, 거기다가 사회적인 대우까지도 확연히 다르니 당연히 갈 것이다. 전문군인도 국방을 담당하는 사회 유지를 위한 직업 중 하나지만, 사회적 인식은 일반적으로 개차반이다. 이것저것 차지하고서라도...)

이야기가 좀 샜다...
이러한 공동체주의 바탕에서의 자본주의는 인간이, 개인이 일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며, 개인의 시간을 '희생'하는 것도 아니고, 오로지 '돈', 먹고 살기 위해 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먹고 살기 위해 일하는 노동자들과 그 먹고 살게 해주는 '주인' 사이에는 당연히 갑과 을의 입장이고, 이 사이에서는 을이 갑에게 고개를 숙여야 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여기서 인간의 욕망은 극대화 된다.
여기서 인건비는 현실적으로 그냥 줄일 수 있는 하나의 생산비에 불과하다. (물론 경제학에서는 똑같이 보기에 서양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현실적 인식의 차이가 있다고 할까..) 사람의 노동은 최대한 뽑되, 나가는 돈은 줄일 수 있다.(외국계 기업들이 한국에 오면 한국토양에 맞게 변한다지?) 따라서 인건비를 줄여서 가격을 낮추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마인드(어쨌든 먹고 살게는 해주잖아?)이며, 그렇기에 공산품이 오히려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싸다.
'돈 많으면 살기 좋은 대한민국'이라는 말이 왜 나왔을까?...
말 그대로 부자들이 (원래 자본주의는 돈 많으면 돈 벌기가 훨씬 수월하다.) 돈 벌고자 하는 욕망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여건이 되기 때문이다. 욕망을 극대화 시키는 것, 욕망이라는 것이 문제는 아니다. 그렇지만, 이 욕망을 극대화하고자 함으로써 행하는 행동들이 사회적 공동체를 해체시키는 지경에 이르게 만드는 것이 문제다. 당연히 공산품은 비싼데, 인건비는 낮으니 먹고 살기는 퍽퍽하고, 돈은 갈수록 한 곳으로 모이게 된다. 돈이 돌지 않게 된다. 그 결과가 어떤가...요즘 해외직구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경제학적으로 더 싸고 좋을수록 물건을 사는 것이 소비자라고 하지만) 대한민국에서는 도저히 살 엄두가 안 나기 때문이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다시 말하지만, 부자, 자본가, 욕망의 추구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그러나 현재 시스템상으로는 가다가는 공생이 아니라, 공멸하게 된다는 것이 자명하다. 공동체가 무너지고 말 것이다. 그리고 공동체가 무너진 뒤에는 더욱더 가혹한 삶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