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보존실/떠오르는

산뜻하게 가자.

어둠속검은고양이 2020. 9. 1. 12:15

현대에 사람은 늘 넘쳐나고, 이젠 사람은 더 이상 유일무이한, 존귀한 존재가 아닌 인적 자원1로서 소비될 뿐이다. 당신이나 나나 우리 모두.

한없이 가벼워져가는 이 때.
가벼워지는 것을 비판하고 진지한 것을 선호하는 것은 내가 이 시대를 못 따라가고 있다는 걸 의미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구태여 가벼움과 무거움을 구분지을 필요가 있나.
그걸 구분짓고 일일히 따져보는 것이야말로 시대에 뒤쳐진 거라 생각한다. 관계가 가벼우면 어떻고, 무거우면 어떤가. 각자의 필요대로 선호도에 따르는거지.

난 미련이 많고, 늘 애매했었다.
모질게 관계를 끊지도 못했고, 쿨하게 엮지도 못했다. 익숙한 걸 좋아했고, 변화를 두려워 했으며, 관계 속에서 허우적대며 늘 질척였다. 이도저도 아닌 채로.

뭐, 가볍고 무거운 걸 떠나서 애매한 포지션은 안 좋다.
나에게도, 주변 사람에게도 모두.
그건 충분히 고통스럽다.

질척이지 말고 산뜻하게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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