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영화

베테랑

어둠속검은고양이 2015. 9. 1. 12:11

 


베테랑 (2015)

Veteran 
8.4
감독
류승완
출연
황정민, 유아인, 유해진, 오달수, 장윤주
정보
액션, 드라마 | 한국 | 123 분 | 2015-08-05
글쓴이 평점  

 

 

영화 베테랑이 1천만 관객을 넘었다고 한다.

베테랑은 액션코믹형사물로서 오락영화로 보기에 좋은 영화다.

오랜만에 아무 생각없이 즐겁게 볼 수 있었다. 물론 영화 베테랑 속 영화배우들의 연기와 시나리오가 재밌었기에 1천만 관객을 돌파할 수 있었지만, 보통 이런 액션코믹형사물과 같은 오락 영화는 도박성이 없는, 무난한 본전치기가 되는 영화다. 그렇다면 이 영화가 인기를 끄는 이유가 무엇일까.

재미, 오락, 시나리오, 연기파 배우들 등....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아무래도 대리만족, 카타르시스르 느끼게 해준다는 점이 클 거라 생각한다. 권선징악처럼 거대하고 사악한 적을 하나 상정해두고서 힘 없는 일개 형사 나부랭이가 싸워서 결국 이긴다는 내용은 단순하지만 커다란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주며, 이러한 적을 상정할 때, 거대기업들의 횡포라던지, 돈으로 이루어지는 부당한 권력관계라던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손쉽게 상상이 되는 악의 축일수록 훨씬 더 자극적이게 된다. 기본적으로 영화나 소설, 연극 등 대중들이 즐기는 문화적 매체들이 대리만족, 카타르시스를 준다는 것이 나쁘진 않다. 그러나 이러한 카타르시스, 대리만족을 통해 관객들이 현실에 대해 등을 돌리게 만들어버린다는 점 또한 간과할 수 없다....이 영화는 카타르시스를 주기도 하지만, 악의 축(거대기업들, 그리고 돈과 학연, 인맥 등으로 부패한 경찰)를 맞서 싸우는 경찰을 주인공으로 내세움으로써 공권력의 정의로운, 정의는 살아있다는 것을 은연중에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그렇지만 영화가 단순한 오락영화라고 치부하며 넘어가기엔 은근슬쩍 풍자적인 요소가 숨어 있기도 하다. 배우들의 오고가는 행동과 대화속에서 가볍게 넘어가면서도, 대놓고 보여주고 있다.

 현실에서 원청과 하청업체 사이에서 돈을 떼먹는 업자에서부터, 현 사회에 의문을 품거나, '귀찮게'하거나 괜시리 밀린 월급을 받기 위해, 살기 위해 '일을 벌리는' 사람들에게 대화를 해서 풀 생각은 하지 않은 채, '너, 종북좌빨이야?'하고 일방적으로 낙인을 찍어버리는 장면이라던지, 학연과 지연으로 부패해버린 수뇌부들을 들 수 있다. 또한, 이 영화는 어떠한 대상뿐만 아니라, 제도적 측면에서도 문제점을 보여주고 있다. 계급, 상명하복식의 관료주의에 의해 주인공의 활동에 제약이 걸리는 부분이 자꾸만 드러나고, 결국 마지막 전투씬에서 범죄자들의 인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외부적인 민원이 들어올까봐 함부로 저항하지 못하는 서도철 형사(황정민)를 보는 순간 울컥 분노가 생겨나기도 한다. 형사들의 활동마저도 제약할 정도의 압박, 그리고 그러한 압박, 민원에 승진에 지장을 받을까봐 눈치를 보는 경찰수뇌부들을 보여줌으로써 관객에게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비판들의 끝은 바로 관객들, 대중들을 향한다.

서도철 형사(황정민)가 범죄자(유아인)와 싸울 때, 다들 휴대폰으로 촬영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어떡해...하면서 촬영하기에 급급하며, 어느 누구도 도울 생각을 하지 않는다. 무서워서 끼어들 수가 없었다고 치더라도, 경찰에게 연락하는 사람 한 명 볼 수가 없다. 보면서 참으로 씁쓸한 느낌이 들었다.

 

저것이 현 우리들의 상태구나. 감독이 문제의식을 가지고 바라보는 우리구나. 하는....

 

괜찮은 영화였다. 단순하고, 명쾌하고, 액션, 코믹이 적절하게 오락영화의 가벼움을 가지면서 현실을 풍자하는 맛도 가지고 있는 영화였다.

 

8.30(일) 대학로 cgv에서

'취미 >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늑대아이 아메와 유키  (0) 2015.09.07
위로공단  (0) 2015.09.05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  (0) 2015.07.06
쥬라기 월드  (0) 2015.07.05
바람의 소리  (0) 2015.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