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이에요. 편지가 다소 늦었네요.
편지를 좀 더 일찍 쓰려고 했는데 늦어졌어요.
요즘 벚꽃이 한창이죠? 꽃구경은 잘 다녀오셨나요? 전 오며가며 본 게 다에요. 좀 먼 곳으로 벚꽃축제라도 다녀올까 했는데 쉽지 않네요. 지난 주엔 비도 오고, 미세먼지도 심해서. 이번 주는 괜찮다 싶었는데 일이 좀 있네요. 농장이나 집 주변에 벚꽃이 많이 피었으니 길을 오며가며 가볍게 구경하는걸로 끝냈어요. 평일 금요일은 하늘도 맑고 날씨가 너무도 좋아서 바로 나가고 싶었는데, 회사라서 어쩔 수 없더라구요. 이번 주말은 일도 있고 하늘도 다시 뿌얘지고...
....누가 옮겨 심어 놓은 걸까요?
분명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벚꽃이 이리 많지 않았는데, 어느 순간 벚꽃 나무가 많아졌더라구요. 산에도 듬성듬성 보이고, 농장에서도 멀리 커다란 벚꽃나무가 보여요. 도롯가에도 어느 새 벚꽃나무가 무리지어 있어요. 덕분에 집 근처 공원에도 멋지게 벚꽃 나무가 만개했어요. 멀리 갈 것 없이 공원에 올라 정자에 앉으면 그게 바로 꽃놀이죠. 다만 사람이 없어서 아쉽네요. 이런 날은 그래도 왁자지껄한 게 분위기도 살고 좋잖아요? 여긴 꽃놀이를 즐길 사람도, 구태여 더 좋은 도시 놔두고 지역 공원을 찿아올 사람도 없어요. 저도 '꽃구경 가야지, 가야지.' 해놓고선 결국 오가며 보는 걸로 끝냈네요.
그래도 별자리만큼은 잘 보이네요.
그래요. 지금은 숙직을 서고 있어요.
월요병을 예방하기 위해선 일요일에 출근해서 잠깐 일하는게 도움이 된다는 희대의 망언 뉴스 기억 나시나요? 분하게도 말은 맞아요. 그래서 이번 주 일요일 숙직을 자청해서 대신 섰어요. 월요일 되면 바빠질텐데, 미리 준비해놓을 수 있는 업무를 해놓으면 편하거든요. 다만 공짜라 해줄 순 없으니 숙직을 섰지요. 그래서 숙직 서는 걸 좋아(?)하는 건 아니고 어차피 할거면 내 업무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일정을 맞추는 거예요. 토, 일 푹 쉬면 좋은데, 대신 밀린 업무로 저를 비롯한 대부분 회사원들이 월요일에 바쁘죠. 하지만 대다수 회사는 인건비 때문에 주말근무를 안 시키는걸요. 휴일날 자발적 출근은 안 막겠지만 말이에요. 그러니 누가 월요병 때문에 주말 무료 봉사를 하겠어요. 월요병 걸리고 말지.
이번 달은 조금 바쁠 것 같아요.2번 정도 주말에 서울에 다녀올 예정이거든요. 부디 날씨가 좋길 바랄 뿐이에요. 아직 꽃구경을 다녀오시지 않았다면 이번 주에 다녀오시는건 어떨지 한번 권유해보며 편지를 마쳐요. 또 편지 할게요.